'코로나가 바꾼 일상' 어버이날 유리창에 카네이션 다는 자녀들

기사등록 2021/05/06 16:49:54

대면 면회 금지돼 유리창에 카네이션 달아

요양원 유리창에 단 카네이션 (사진=칠곡군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요양원 유리창에 단 카네이션 (사진=칠곡군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칠곡=뉴시스] 박홍식 기자 =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어버이날 부모님께 카네이션도 못 달아드리는 현실이 안타깝습니다. 어머니 가슴이 아닌 유리창에 카네이션을 달아드릴 때 가슴이 미어졌습니다.”

대구에 사는 50대 여성 A씨는 중증 치매로 경북 칠곡군 동명면 한 요양원에 입소한 구순이 넘은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과 걱정 때문에 뜬눈으로 밤을 지새우기 일쑤다.

그는 8일 어버이날을 앞두고 지난 5일 가족과 함께 어머니가 있는 바오로둥지너싱홈 요양원으로 면회를 갔다. A씨에게는 이날 면회가 어버이날을 앞둔 시점이라 더욱 특별했다.

혹시나 하는 기대로 카네이션과 꽃다발을 준비했지만 그의 작은 바람은 코로나19 앞에서 속절없이 무너져 내렸다.

코로나19로 요양원 측에서 대면 면회를 금지해 카네이션을 직접 달아 드릴 수 없었기 때문이다.

면회 인원도 제한돼 A씨와 오빠를 제외한 나머지 가족들은 면회실 바깥 유리창 너머로 어머니를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A씨는 "코로나19 상황을 잘 모르는 어머니가 혹여 자식들이 일부러 자신을 멀리한다고 오해할까 봐 걱정된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요양원·요양병원의 대면 면회를 14개월째 금지한 가운데 어버이날을 앞두고 A씨처럼 자식들의 애절한 사모곡이 잇따르고 있다.

칠곡 왜관읍에 사는 B(44)씨는 "5월이 되니 어머니의 품이 더욱 그립다. 면회 때마다 아들의 손을 잡으려 손을 내미는 어머니 모습에 눈물을 흘렸다. 가슴이 무너지는 것 같아 비대면으로 면회하는 것이 너무 힘들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단절됐던 요양원 입소 부모님과 자식들의 간절한 소망은 곧 이뤄질 전망이다.

보건복지부가 코로나19 백신 2차 접종을 마치고 2주가 경과되면 대면 면회를 허용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기 때문이다.

칠곡군에는 요양원 25곳, 요양시설 4곳, 요양병원 4곳에 1000여 명이 입원 또는 요양하고 있다.

현재 이곳에 입소자는 1차 접종을 모두 마친 상태이며 백신 수급이 원활하다면 5월 말부터 2차 접종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르면 다음달 14일부터 15개월 만에 부모님과 자식들의 대면 면회가 시작될 전망이다.

백선기 칠곡군수는 "부모님 손을 잡아 드리는 것이 얼마나 큰 효도이며 기쁨인지 잘 알고 있다. 신속하고 안전한 백신접종으로 가족의 정이 다시 이어 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관련기사

button by close ad
button by close ad

이시간 뉴스

많이 본 기사

기사등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