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년 女고용률, 男보다 0.9%p 더 하락…대부분 기혼여성

기사등록 2021/05/06 12:00:00

외환위기때는 남성 고용률 더 크게 하락

여성, 비필수직, 고대면업종 비중 높아

취업자 감소, 기혼여성 95.4%로 대부분

자료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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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류난영 기자 = 코로나19 확산 이후 1년 동안 여성 고용률이 남성보다 0.9%포인트 더 하락하고, 실업률도 여성이 남성보다 1.7%포인트 더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적으로 경기침체기에 남성고용이 더 큰 충격을 받는 것과는 반대의 양상이다. 또 팬데믹 이후 1년간 여성 취업자수 감소분 중 기혼여성 기여율이 95.4%로 미혼여성보다 고용이 더 크게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6일 한국은행의 BOK 이슈노트에 실린 '코로나19와 여성고용: 팬데믹 vs 일반적인 경기침체 비교를 중심' 보고서에 따르면 팬데믹에 의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되면서 제조업, 건설업 등 남성 비중이 높은 산업이 큰 충격을 받았던 과거 경기침체기와 달리 대면서비스업 등 여성 비중이 높은 산업을 중심으로 취업자수가 크게 감소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 이후 남성 취업자수가 코로나19 이전 대비 최대 2.4% 감소에 그친 반면 여성 취업자수는 최대 5.4%까지 감소했다. 또 코로나19 확산 이후 1년 동안 여성 고용률이 남성 고용률보다 0.9%포인트 더 하락했으며 여성 실업률이 남성 실업률보다 1.7%포인트 더 상승했다.

오삼일 한은 조사국 고용분석팀 차장은 "여성고용 악화는 남성고용이 더 큰 충격을 받았던 일반적인 경기침체기와 비교할 경우 다소 이례적인 현상"이라며 "외환위기와 금융위기시에는 남성 고용률이 더 크게 하락하고 남성 실업률이 더 큰 폭으로 상승했으나 코로나19 이후에는 반대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과거 외환위기와 금융위기 당시에는 건설업, 제조업 등 남성 취업자 비중이 높은 산업을 중심으로 고용충격이 크게 발생한 반면 여성 취업자 비중이 높은 보건·사회복지, 교육, 숙박음식, 도소매 등은 오히려 취업자수가 증가했다.

반면 코로나19 이후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대면서비스업 등 여성고용 비중이 높은 산업을 중심으로 취업자수가 큰 폭 감소하면서 과거 위기와는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감염병에 취약한 비필수직 비중은 여성 52.6%, 남성 37.3%이며 고대면접촉 일자리 비중은 여성이 59%, 남성 49.1%로 두 경우 모두 여성이 높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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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팀장은 "이는 여성 일자리 중에서 감염병에 취약한 비필수직, 고대면접촉 일자리가 차지하는 비중이 남성 일자리에 비해 높은 데 주로 기인한다"며 "방역대책으로 인해 학교 및 어린이집이 폐쇄됨에 따라 육아부담이 큰 기혼여성의 노동공급이 상당 폭 제약됐다"고 설명했다.

팬데믹 이후 1년간 여성 취업자수(30~45세 기준) 감소 중 기혼여성의 기여율은 95.4%인 반면 미혼여성의 기여율은 4.6%에 불과했다. 일반적인 경기 침체기에는 '부가노동자효과(남편의 고용상황이 악화되면서 기혼여성의 경제활동참여가 늘어나는 현상)'이 작동하면서 기혼여성이 미혼여성보다 취업자수 감소폭이 작게 나타나는 것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남성의 경우는 결혼 여부와 취업자 수 감소가 큰 차이가 없었다. 이는 육아부담 증가 등으로 기혼여성의 노동공급이 상당폭 제약된 점이 주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또 자녀수가 많은 경우, 초등학생 자녀를 둔 경우에 고용률이 더 큰 폭으로 하락했다.

 오 팀장은 "감염병 확산이 초래하고 있는 사회적 통념과 근로조건의 변화가 장기적으로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 및 고용률을 높이는 계기가 될 수 있다"면서도 "팬데믹 이후 사라진 여성 일자리가 일정 부분 자동화로 대체되면서 팬데믹 이전의 고용수준을 회복하기 어려울 가능성도 제기된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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