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억원 차관, 거시경제금융회의 주재…물가 상황 점검
"4월 소비자물가 2.3% 상승…작년 4월 기저효과 요인"
"농축산물·석유류 가격 오름세가 전체 물가 끌어올려"
"3분기 가격 안정에 기저효과도 완화…대응책 마련"
[세종=뉴시스] 오종택 기자 = 이억원 기획재정부 제1차관은 4월 소비자 물가상승률이 3년8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한 것과 관련해 "올해 2분기는 농축산물 공급과 국제유가 상승으로 물가상승률이 일시적으로 2%를 상회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이억원 차관은 이날 오전 서울 은행회관에서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주재하고 코로나19 등에 따른 국내외 금융시장 동향과 실물경제 영향, 향후 대응방안 등을 점검하며 이 같이 말했다.
이 차관은 "방금 전 발표된 4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월대비 2.3%를 기록했다"며 "4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지표상으로 2%를 상회한 데는 비교시점인 작년 4월의 물가가 크게 낮았던 '기저효과' 요인이 크게 작용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통계청이 발표한 '4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7.39(2015=100)로 1년 전보다 2.3% 상승했다. 2017년 8월(2.5%) 이후 44개월 만에 최대 상승 폭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월(1.5%)부터 3개월 연속 1%대를 유지하다가 코로나19 영향이 본격화된 4월(0.1%) 0%대로 내려앉더니 5월(-0.3%)에는 마이너스 물가를 기록했다. 이후 0~1.0%대 상승률을 유지하다 지난달 2%대로 올라섰다.
이 같은 물가 상승 요인에 대해 이 차관은 "작년 이 시기는 코로나19 충격으로 국제유가(두바이유)가 20달러대까지 급락하고 여행·문화 등 개인서비스 가격이 하락했을 뿐 아니라 채소 출하량 증가에 따른 농산물 가격하락도 있었다"고 분석했다.
이어 "그에 반해 올해 4월은 국제유가가 작년 11월부터 상승해 60달러대를 회복하고 지난해 기록적인 장마, 겨울 한파, 조류인플루엔자 등으로 작년 하반기 이후 주요 농축산물 가격 강세가 지속된 점 등 공급측 요인의 변동성 확대가 크게 작용했다"고 진단했다.
그는 "4월 물가상승률 전년 동월비 2.3% 중 농축수산물과 석유류 가격 기여도가 1.5%p로 전체 물가상승의 약 65%를 설명하고 있다"며 "올해 2분기는 공급측 요인에 기저효과가 더해지면서 물가상승률이 일시적으로 2%를 상회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다만, 농축산물 가격이 안정되고, 국제유가도 급등 가능성도 제한적이어서 3분기부터 안정세를 찾을 것으로 전망했다. 2분기 일시적인 물가 상승에 대비해 대응책 마련에 나설 계획이다.
이 차관은 "주요작물의 수확기가 도래하고, 산란계 수가 회복되는 등 농축산물 가격이 안정되는 동시에 국제유가도 안정적으로 전망된다"며 "3분기부터는 기저효과가 완화되는 점 등을 감안할 때 연간 기준으로 물가안정목표인 2%를 상회할 가능성은 제한적으로 평가된다”고 부연했다.
그는 "농축산물 가격 안정을 위해 5월 중 계란 추가수입 등을 추진하고, 대파·양파의 경우 조기출하 독려 등을 통해 가격 조기안정에 더욱 노력할 것"이라며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기업부담 완화를 위해 조달청이 비축중인 구리·알루미늄·주석을 5월에도 1~3% 할인해 방출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제유가 급등 가능성은 제한적이나, 수급대책 등 만일의 상황에 대비하고, 관계기관 및 업계와의 긴밀한 소통을 통해 가공식품 가격의 과도한 인상 자제 요청 및 인상시기 분산 등도 추진해 나갈 방침"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