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백신 도입 검토 지시…이재명 건의 수용 모양새

기사등록 2021/04/22 14: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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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선택 폭 확장 공개 검증 동력
"진영, 입장 떠나 국민 생명 지키기 집중"
"백신, 부족한 것보다 남는 게 낫다"

associate_pic421일 오후 경기도청 신관 4층 제1회의실에서 열린 4월 확대간부회의에서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경기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수원=뉴시스]박상욱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기존 코로나19 백신 외에 러시아산 등 안정성이 확보된 백신 도입을 점검하라고 지시하면서 논란이 됐던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백신 공개 검증 논의가 동력을 얻었다.

도는 다양한 백신의 조기 도입을 위한 검토안을 이르면 23일 정부에 공식 건의할 예정이다.

문 대통령은 최근 러시아가 개발한 스푸트니크V 백신 도입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참모진 건의에 따라 기존 백신 외에 안정성이 확보된 백신 도입을 점검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이 지사는 지난 15일 "다른 나라에서 개발한 백신을 독자적으로 도입해서 접종할 수 있을지 검토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당시 미국 백신 도입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러시아 스푸트니크V의 예방효과가 97%가 넘는 만큼 백신 선택의 폭을 넓히기 위한 공개 검증의 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발언은 일부 전문가들의 부정적 의견과 당시 정부 반대에 부딪히는 등 논란이 상당했지만, 결국 백신 공급을 위한 이른바 '플랜B'의 신호탄이 됐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도는 21일 오전 이재명 도지사 주재로 백신 도입 검토를 위한 관계부서 대책회의를 했다.

김홍국 도 대변인은 "정부가 백신 선택의 폭을 넓힐 수 있어야 하며, 스푸트니크 백신을 포함한 백신 공개 검증의 장을 열어 조속히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지키는 것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확인했다"며 "경기도는 정부와 방역당국에 이런 의견을 전달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도는 백신 접종 결과를 최대한 파악해 안전성과 면역력 및 구매 가능성을 검증함으로써 선택의 다양성을 확보하고, 방역당국과 적극 공조한다는 방침이다.
associate_pic4[모스크바=AP/뉴시스] 러시아는 11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스푸트니크V(사진)'이 세계최초로 공식 등록됐다고 발표했다. 사진은 모스크바 소재 니콜라이 가말레야 국립 전염병학 및 미생물학 센터에 백신이 진열돼있는 모습. 2020.8.12.

이 지사는 이러한 의견을 청와대 측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공개석상에서 스푸트니크V 도입을 언급하기도 했다.

이 지사는 21일 경기도청 확대간부회의에서 "러시아산 스푸트니크V 백신의 안전성만 검증되면 논란이 되고 있는 아스트라제네카보다 훨씬 더 쉽게 도(道)에서 빠르게 접종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진영, 정치적 입장 차이 등을 떠나 오로지 국민 생명을 어떻게 지킬 것인지에 집중해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판단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다.

또 "지금은 백신에 관해선 부족한 것보다는 남는 게 낫다"며 "돈이 낭비되는 한이 있더라도 국민 생명을 위협받는 것보다는 예산 낭비가 수반되더라도 남으면 제3국 수출이나 인도적 지원이나 충분히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최악의 경우 대비한 차선책을 마련해야 될 것"이라고도 했다.

"부족한 것보다 남는 것이 낫다"는 평소 이 지사의 정책 철학이 녹아 든 발언이라는 추측이다.

이 지사 측 관계자는 "백신 공급 일정에 대한 우려가 높은 상황에서 안정성만 담보된다면 백신 도입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는 게 지사의 생각"이라며 "진영이나 정치적 입장보다 국민의 생명을 가장 최우선하는 마음이 담겼다고 본다"고 말했다.

스푸트니크V는 러시아가 자체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으로, 아스트라제네카나 얀센과 같은 바이러스 벡터 방식으로 만들어졌다. 효능은 97.6%다.

스푸트니크V 사용을 승인한 국가는 60여개국으로 알려져 있다. 유럽이나 미국·캐나다 같은 북미 국가에서 승인된 사례는 아직 없다. 국내에선 컨소시엄 두 곳이 이 백신을 위탁생산하기 위해 러시아 국부펀드와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한 상태다. 수출을 전제로 한 것이라 국내 사용을 위해서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가 필요하다.


◎공감언론 뉴시스 sw78@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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