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흘째 침묵하는 김진욱, 손에는 '형법각론'…어떤 의미?

기사등록 2021/04/08 11:41:21 최종수정 2021/04/08 11:4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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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윤 특혜면담' 논란 속 침묵 유지
8일 출근길 손에 들려 있던 형법서적
형법대가가 펴낸 책…연식 오래된 듯
'사건이첩' 두고 검·경과 협의 대비용?

associate_pic4[과천=뉴시스]고범준 기자 = 김진욱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장이 8일 오전 경기 과천시 과천정부청사 공수처로 출근하고 있다. 2021.04.08. bjko@newsis.com
[과천=뉴시스] 김재환 하지현 기자 = 김진욱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장이 각종 논란에 4일째 침묵을 지키고 있는 가운데 형법 서적을 들고 출근해 관심이 쏠린다.

현재 사건 이첩 등 공수처의 권한을 정의하는 법 조항이 여러 해석을 낳고 있어 검·경과의 갈등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김 처장으로서는 형법이라는 기본에 충실하면서 다른 수사기관과의 권한 조정에 나서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 처장은 이날 오전 8시45분께 정부과천청사로 출근하며 취재진에게 "수고하십니다"라는 말만 남기고 들어갔다.

김 처장은 공수처가 지난 1월21일 출범한 이후 '김학의 위법 출국금지' 사건 관련 브리핑을 자처할 정도로 현안에 대한 입장 표명을 아까지 않았다. 그러다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의 '특혜 면담' 논란이 정점에 이른 지난주를 기점으로 말을 아끼고 있다.
 
지난 2일에는 '인사위원회 일정 때문'이라고 했지만 평소 출근시간보다 1시간가량 더 일찍 청사에 도착하기도 했다. 이번주에는 취재진의 질의에 "감사합니다", "수고하십니다"고만 답한 뒤 청사 안으로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associate_pic4[과천=뉴시스]고범준 기자 = 김진욱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장이 8일 오전 경기도 과천시 과천정부청사 공수처로 출근하고 있다. 2021.04.08. bjko@newsis.com
김 처장이 공개 발언을 삼가고 있는 가운데 이날 출근길에서 그가 들고 온 형법각론이 어떤 의미를 갖고 있을지 궁금증을 낳는다.

차량에서 내린 김 처장이 손에 들고 있던 형법각론은 고(故) 이재상 교수가 펴낸 형법 전문 서적이다. 검사 출신의 이 교수는 한국형사법학회장, 한국형사정책연구원장 등을 지낸 형법과 형사소송법의 대가로 알려져 있다.

형법각론의 초판은 지난 1989년에 발간됐으며 이 교수가 2013년 별세한 이후 그의 제자들이 바뀐 법과 판례 등을 반영해 보정판을 내왔다.

김 처장이 들고 있던 형법각론의 발간일은 정확히 파악하기 힘들지만 겉표지의 상태로 미뤄봤을 때 1989~1996년 사이 발간된 책으로 추정된다.

그는 지난 1989년 31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수험 혹은 연수원 시절 보던 책일 가능성도 있다. 해당 책의 초판이 발간된 이후 형법은 지금까지 23차례 개정됐다.

김 처장이 출근길 차량에서 형법각론을 읽은 것은 앞으로 있을 검·경과의 권한 설정에 대비하기 위함으로 보인다.

공수처는 최근 판·검사, 경무관 이상 경찰관 등의 사건에서 검·경보다 우선적 권한을 갖는 사건사무규칙을 마련 중이다. 이와 관련해 지난달 중순께 검·경의 의견을 수렴한 뒤, 같은달 29일 실무협의를 진행했다.

전날부터는 중복사건을 공수처와 검·경이 각각 수사 중인 경우 공수처로의 이첩을 요구할 수 있는 법 조항에 관한 의견 청취에 돌입했다.

이처럼 공수처가 수사기관으로서 정착하고 본격적인 '1호 수사'에 나서기 위해선 검·경과의 원활한 권한 조정이 필수로 여겨진다. 김 처장과 공수처 실무진들은 검찰청법, 형사소송법 등을 검토하며 대응 방안을 고민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공수처 관계자는 "특별한 의미를 둔 것은 아닌 듯하다"라며 "평소에도 다른 서적을 들고 출근하는 편이다"고 설명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cheerleader@newsis.com, judyha@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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