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무기개발·열병식에 美 전문가들 "속임수…20년 걸릴 것"

기사등록 2021/01/17 08:23:21

최종수정 2021/01/17 10:33:09

이언 윌리엄스 "동시다발 추진하기엔 너무 많아"

다른 전문가들도 열병식 공개 무기들 의구심

[서울=뉴시스]지난 14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조선노동당 제8차 대회 기념 열병식에서 '북극성-5ㅅ' 문구가 적힌 신형 추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이 등장하고 있다. 아래는 지난해 10월 10일 당창건 75주년 열병식에서 공개된 '북극성-4ㅅ' SLBM. (사진=조선중앙TV 캡쳐) 2021.01.15.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지난 14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조선노동당 제8차 대회 기념 열병식에서 '북극성-5ㅅ' 문구가 적힌 신형 추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이 등장하고 있다. 아래는 지난해 10월 10일 당창건 75주년 열병식에서 공개된 '북극성-4ㅅ' SLBM. (사진=조선중앙TV 캡쳐) 2021.01.15.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박대로 기자 = 미국 군사 분야 전문가들이 북한이 노동당 8차 대회에서 밝힌 무기 개발 계획과 열병식에서 공개된 무기들을 평가절하했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언급한 무기들을 다 개발하려면 최장 20년까지 걸릴 수 있으며 열병식에 공개된 무기들 역시 속임수였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언 윌리엄스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미사일 방어프로젝트 부국장은 지난 16일 미국의소리 방송(VOA) 인터뷰에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의 무기 개발 계획에 대해 "동시다발적으로 추진하기에는 종류가 너무 많고 다 개발하기도 어렵다"며 "아마 10~20년 정도 걸릴 장기적 야심"이라고 평했다.

월리엄스 부국장은 북한이 다탄두 탄도미사일을 개발했다는 관측에 대해 "다탄두는 하나의 표적에 여러 개의 핵탄두가 떨어지는 MRV 방식과 여러 개의 핵탄두가 각기 다른 목표물을 공격하는 MIRV방식이 있는데 후자는 우주에서 개별 탄두를 목표지점에 정확히 떨어뜨리는 후추진체, 즉 PBV 기술이 필요하다"며 "따라서 북한이 추구하는 다탄두미사일은 적어도 현재까지는 MRV에 가깝다"고 분석했다.

이어 "북한 로켓의 재진입체를 보면 아직 갈 길이 멀다. 북한은 대륙 간 탄도미사일(ICBM) 발사를 고각으로만 진행했다. 훨씬 비스듬하게 대기권으로 떨어지며 더 큰 마찰을 견뎌야 하는 실제 재진입 실험을 하지 못했다"며 "MIRV는 더 진전된 재진입체 기술은 물론, 훨씬 정교한 유도장치와 타격 역량을 갖춰야 한다. 따라서 북한이 그런 능력을 빠른 시일 내에 확보할 것이라는 데 저는 회의적"이라고 밝혔다.

또 "중국, 러시아 등은 미사일을 거대한 자국 영토를 거쳐 태평양 쪽으로 발사할 수 있는 반면 북한은 충분한 사거리를 확보할 수 없다는 (영토상의) 한계가 있다"며 "북한이 이런 문제를 극복하고 보다 현실적인 발사 궤도를 시험할 때까지 해당 역량을 증명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짚었다.

그는 북한의 극초음속 무기 개발 계획에 관해서는 "극초음속 활공 비행체의 큰 기술적 과제는 엄청난 열을 견디는 능력이다. 주요 강대국들이 이제야 관련 기술을 습득해 가는 이유는 그런 자재를 만들 수 있는 재료 과학과 초고온세라믹스 부문에서 진전이 이뤄졌기 때문"이라며 "북한이 그렇게 뛰어난 산업 기술을 확보했다면 저는 정말 놀랄 것"이라고 분석했다.

[서울=뉴시스]지난 14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조선노동당 제8차 대회 기념 열병식에서 단거리 탄도미사일 '북한판 이스칸데르' 개량형이 등장하고 있다. (사진=조선중앙TV 캡쳐) 2021.01.15.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지난 14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조선노동당 제8차 대회 기념 열병식에서 단거리 탄도미사일 '북한판 이스칸데르' 개량형이 등장하고 있다. (사진=조선중앙TV 캡쳐) 2021.01.15. [email protected]
윌리엄스 부국장은 북한의 핵추진 잠수함 건조 계획에 대해서도 "핵추진 잠수함은 개발하기 매우 어려운 기술이다. 인도도 핵추진 잠수함 '아리한트'호를 개발하는 데 매우 오랜 시간이 걸렸다"며 "핵추진 잠수함은 '원자로 소형화 기술' 확보 여부가 관건이다. 얼마나 작고 안전하게 만드느냐가 핵심인데 이 역시 매우 어려운 과정"이라고 부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다른 전문가들도 북한이 이번 8차 당대회 열병식에서 속임수를 썼을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제프리 루이스 미들버리 국제연구소 비확산연구센터 소장은 미국의소리 방송 인터뷰에서 북한의 신형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 북극성-5ㅅ에 대해 "이번에 공개한 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이 북극성3, 4형과 어떤 차이가 나는지 판단하기 어렵다"며 "탄두를 싣는 부분(payload)이 조금 길어진 것으로 보이지만 일각에서 주장하는 것처럼 과거에 비해 점점 커지고 있다는 분석에 동의하지 않는다. 기본적으로 화성 3형 또는 2형을 기반으로 한 설계에서 차별성이 보이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조셉 버뮤데즈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위성분석 선임연구원 겸 한국석좌도 "이번에 공개한 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의 전투부 덮개(Shroud) 모습이 기존과 달라졌지만 북한은 항상 이 같은 행사에서 위장, 은닉과 속임수를 활용했다"며 "단순히 전투부 덮개의 외형만으로 역량의 차이를 평가하는 것은 금물이며 이번에도 속임수를 썼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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