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달장애 치료, 만 3세 전 시작해야 효과 크다"

기사등록 2021/01/13 13:40:01

김성구 교수, 국내 장애아동 의료비 지원사업 연구결과

영유아 만 3세까지 신경발달 최고조...조기진단·치료 중요

[서울=뉴시스] 김성구 한림대학교동탄성심병원 소아청소년과(소아신경학) 교수. (사진= 한림대학교동탄성심병원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성구 한림대학교동탄성심병원 소아청소년과(소아신경학) 교수. (사진= 한림대학교동탄성심병원 제공)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백영미 기자 = 영유아 발달장애 치료 효과를 높이려면 언어지연으로 사회성 발달까지 영향을 미치기 시작하는 만 3세 전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는 국내 연구결과가 나왔다.

13일 김성구 한림대학교동탄성심병원 소아청소년과(소아신경학) 교수는 보건복지부 지원으로 진행한 ‘장애아동 의료비 지원 사업연구’를 통해 2013년 10월~2019년 10월 한림대학교동탄성심병원, 고려대학교병원, 한양대학교병원 등 3개 대학병원에서 발달장애로 진단받은 627명을 분석했다.

발달장애란 연령이 높아져도 신체기능을 일정하게 획득하지 못하는 상태로 주로 운동, 언어, 인지, 정서 및 사회성과 자립능력에 이상이 나타나는 것을 말한다. 국내 발달장애 아동은 7만 명이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김 교수가 발달장애 아동 627명을 분석한 결과 대부분 6세 미만이었다. 만 0~2세가 전체의 62.5%(392명)로 가장 많았고, 국내에서 장애판정이 불가능한 만 0~1세가 전체의 32%(202명)였다. 또 만 0~1세는 전반적 발달장애의 40% 이상, 운동발달장애의 98%를 차지했다.

김 교수는 “발달지연은 전체 소아의 5~10%에서 보일 정도로 흔하지만 적절한 시기 치료가 이뤄지지 못하면 발달지연이 가속화돼 장애아동으로 발전될 수 있다”며 “국내에서 발달지연으로 본격적으로 치료를 시작하는 연령은 만 3~4세이지만 이번 연구결과 발달장애 아동의 상당수가 만 0~1세 처음으로 진단을 받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발달장애 유형을 보면 ▲언어발달장애 274명(43.7%) ▲최소 두 가지 영역에서 발달지연이 관찰되는 전반적 발달장애 224명(35.7%) ▲언어 발달이 늦으면서 의사소통과 사회적 상호작용에 문제가 있는 자폐스펙트럼장애 19명(3%) ▲운동영역에서 심각한 발달지연이 관찰되는 운동발달장애 69명(11%) ▲5세 이후 아이큐 70 미만인 지적장애 41명(6.5%)이었다.

영유아기는 경험에 따라 두뇌가 변화할 수 있다. 인간의 뇌는 생후 첫 2년 동안 급격히 발달해 만 3세 때 신경세포를 서로 이어주는 시냅스 연결망의 밀도와 형성이 최고치를 보인다. 따라서 신경발달에 결정적인 시기인 만 1~2세에 발달장애를 조기 진단하고 치료해야 치료효과를 높일 수 있다.

하지만 장애판정을 받을 수 있는 시기가 제한돼 있어 의료비 지원을 받지 못하거나, 부모들이 장애판정을 미루는 경향이 있어 치료가 늦어지는 경우가 많다. 현재 국내 지적·자폐성장애인은 만 2세 이상부터, 척수·뇌병변장애인은 만 1세 이상부터 장애인으로 등록할 수 있다.

김 교수는 “과거 언어발달 지연 치료를 만 3세 정도 시작하는 경우가 흔했지만, 이 때가 되면 언어 뿐 아니라 언어지연으로 인한 사회성 발달까지 심각한 영향을 미치기 시작해 가능한 만 1세 전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영유아 발달검사인 베일리검사를 시행해서 발달장애가 확인되거나 신경학적 검사와 임상적 소견으로 장애가 확실히 예견되는 경우 장애등록 여부와 관계없이 가능한 빨리 치료를 시작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이번 연구를 바탕으로 발달장애를 겪고 있거나 예견되는 아동들이 조기 진단과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장애아동 의료비 상시 지원 제도가 신설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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