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심판의 날, 5·18헬기사격 퍼즐은 이미 맞춰졌다

기사등록 2020/11/30 0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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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 항공대 소속 무장헬기 동원 5월21일·27일 사격
권력 찬탈 뒤 기록 위·변조, 보안사 등에는 기록 남아
국가 차원 조사에서 공식 인정, 재판장 판단에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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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뉴시스] 신대희 기자 = 1980년 5월 광주에서 헬기 사격을 부인해 온 전두환(89)씨가 형사재판 선고만 앞둔 가운데, 5·18 헬기 사격의 퍼즐은 이미 맞춰졌다는 평가다. 

국방부 헬기 사격 특별조사위원회를 비롯한 국가 차원의 여러 차례 조사에서 헬기 사격은 공식 인정됐다.

30일 5·18 헬기 사격 연구·조사 결과를 종합하면, 전두환 신군부는 1980년 5월 광주에 항공부대 7곳 소속 500MD 헬기 22대, UH-1H 헬기 11대, 코브라 헬기(AH-1J) 2대, 조종사 108명 등을 투입했다.

권력 찬탈과 민주화운동 조기 진압을 위해 헬기 사격 임무가 부여된 항공 작전을 펼쳤다.

비상계엄 확대 전날인 1980년 5월 16일에는 광주에 500MD 2대가 파견됐고, 5월 19일부터 31사단에는 무장 헬기 3대가 대기 중이었다.

계엄사령부는 5월 21일부터 문서 또는 구두로 여러 차례에 걸쳐 헬기 사격을 지시했다.

5월 21일 오후 1시 20사단 병력을 전남도청으로 투입하는 과정에 비무장 시민에게 집단 발포를 하고, 공중기동 작전에 따라 전남도청 인근과 광주천을 중심으로 헬기 사격을 자행했다.

계엄사령부는 5월 22일 오전 8시 30분에는 전투병과교육사령부(전교사)에 헬기 사격이 포함된 구체적인 '헬기 작전 계획 실시 지침'을 전달했다.

이 지침에는 '지상부대 진입 시 보병을 엄호하기 위해 전차와 헬기의 공중엄호 등을 실시하라. 계속 저항하는 자에게는 집중 사격을 하라'는 등의 헬기 사격 목적·종류·방법·대상·장소가 적혀 있다.

김기석 전교사 부사령관은 황영시 육군참모차장으로부터 '(1980년) 5월 20일부터 26일 사이 전차의 발포와 무장헬기에 의한 기총소사를 포함한 진압 작전 지시를 받았다'고 1996년 검찰 조사 때 진술하기도 했다.

1980년 5월 24일에는 11공수여단장이 '63대대 병력이 보병학교 교도대로부터 공격을 받은 것을 시민군에게 공격을 받은 것'으로 오인, 103항공대장에게 '코브라 헬기로 무차별 사격을 하라'고 명령한 것으로도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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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무충정작전(도청 재진입)'이 펼쳐진 5월 27일에는 공수부대의 전남도청 진압과 시민군 제압을 위해 헬기 사격이 이뤄졌다. 전일빌딩에는 당시 사격으로 발생한 것으로 보이는 탄흔이 남겨져 있다.

실제 '전교사 작전일지'에는 '5월 27일 오전 4시51분 3공수여단이 무장 헬기 지원을 요청했다'고 적혀 있다.

충정작전계획의 '임무 및 전투 편성' 항목에는 500MD를 20사단에 2대(무장 1대), 31사단에 3대(2대), 35사단에 1대, 3공수여단에 2대(1대), 11공수여단에 2대(1대) 배정한 것으로 기록돼 있다.

국방부 특조위 조사에서도 500MD 일부 조종사들은 광주로 출동할 때부터 무장하고 간 사실을 인정했고, 탄약 장착도 시인했다.

육군 1항공여단 31항공단으로 복귀한 무장헬기들에는 보통탄과 7.62㎜ 탄환 3분의 1가량이 비어 있었다는 탄약 관리 하사의 증언도 나왔다.

'광주소요사태분석(교훈집)' 70쪽에도 '무장 헬기가 작전기간(5월 21일~27일)에 1인당 평균 59발 소모했다'며 탄약의 높은 소모율 등이 적혀 있다.

전두환 신군부 세력은 권력을 빼앗은 뒤 항공여단 기록과 군 전투 상보에서 헬기 사격 관련 기록을 모두 삭제하거나 위·변조했다.

다만, 보안사에는 일부 기록이 남아 있다. 보안사령관 전씨는 항쟁 기간 일일 속보로 발포와 헬기 관련 핵심 정보를 보고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신군부 세력은 희생자 검시를 주관한 뒤 문서를 조작, 기관총 사망자가 없는 것처럼 국회에 허위 보고하기도 했다.

하지만 국방부가 1985년 작성한 보고서에는 'LMG기관총 사망자가 47명'으로 기재돼 있다. 이는 500MD헬기의 M134미니건 또는 UH-1H헬기의 M60기관총에 의한 사망자로 추정할 수 있는 대목이다.

검찰은 이러한 조사 결과와 군 기록 등을 토대로 전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구형했다. 전씨에 대한 선고공판은 이날 오후 2시 광주지법 형사 8단독 김정훈 부장판사의 심리로 열린다.

전씨는 2017년 4월 발간한 회고록을 통해 '5·18 당시 헬기 기총 소사는 없었던 만큼 조 신부가 헬기 사격을 목격했다는 것은 왜곡된 악의적 주장이다. 조 신부는 성직자라는 말이 무색한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다'고 주장,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2018년 5월 3일 재판에 넘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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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언론 뉴시스 sdhdream@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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