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작전지침·정부 보고서' 5·18 헬기사격 객관적 사실로 입증

기사등록 2020/11/30 05: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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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정업무 대비현황·작전 실시 지침 등 군 기록, 헬기 사격 방증
항쟁 직후 쓰인 분석교훈집엔 헬기 투입 목적·탄약소모량 명기
국방부 특조위도 공식 인정, 조종사·탄약관리하사 등 증언 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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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뉴시스] 변재훈 기자 = 자신의 회고록을 통해 5·18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 헬기 사격을 부인해 온 전두환(89)씨의 형사 재판 선고를 앞두고 헬기 사격을 입증할 자료에도 이목이 집중된다.

30일 5·18 기념재단 등에 따르면, 1980년 5월16일 보안사령부가 작성한 '충정업무 대비현황' 문건에는 '31사단 500MD 1대 지원 받음(계 2대)'가 명기돼 있다.

5월19일부터 31사단에는 무장 헬기 3대가 대기 중이었다. 이는 31사단 관계관 간담회 문건, 국회 광주청문회(1988년) 대응 군 비밀조직이었던 511연구위원회 내부 검토 자료에 의해 뒷받침된다.
 
5월21일 오전 9시 무장항공기 긴급 지원 건의 전교사 상보(17쪽)에는 '31사단에는 5월19일부터 광주사태(5·18민주화운동) 종료 시까지 500MD(무장헬기) 3대 사단 사령부에 상주'라는 기록이 있다.

계엄사령부가 1980년 5월22일 오전 8시30분 전투병과교육사령부(전교사)에 전달한 '헬기 작전 계획 실시 지침'도 중요한 근거다.

지침에는 '지상부대 진입 시 전차와 헬기의 공중엄호 등을 실시하라. 계속 저항하는 자는 집중 사격을 하라'는 등의 헬기 사격의 목적·방법·대상·장소 등이 담겼다.

지침에 맞춰 당시 최갑석 항공감은 전교사에 헬기 활용에 대한 친필 형식의 조언문을 보내기도 했다.

전투병과교육사령부(전교사)의 '광주소요사태분석(교훈집)'에는 5·18항쟁 진압 작전(5월21일~29일) 중 투입한 헬기 배치 목적을 '무력시위 및 의명 공중화력 지원'으로 적었다. 해당 자료에는 '무장 헬기가 작전기간(5월 21일~27일)에 1인당 평균 59발 소모했다'며 탄약 높은 소모율 등을 기록한 내용도 있다.

김기석 전교사 부사령관은 황영시 육군참모차장로부터 '5월20일부터 26일 사이 전차 발포와 무장 헬기에 의한 기총 소사를 포함한 진압 작전 지시를 받았다'고 1996년 검찰 조사에서 진술했다.
associate_pic4[서울=뉴시스] 이건리 국방부 5.18특별조사위원회 위원장이 7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5·18 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의 헬기사격·전투기 출격대기 의혹 등에 대해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DB) 2018.02.11. pak7130@newsis.com
2018년 국방부 헬기 사격 특별조사위원회 보고서도 헬기 사격을 공식 인정했다. 특조위 조사에서 1980년 5월24일 11공수여단장은 63대대 병력을 공격한 보병학교 교도대를 시민군으로 오인, 103항공대장에게 '코브라 헬기로 무차별 사격 하라'고 명령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방부가 1985년 작성한 내부 보고서에는 'LMG기관총 사망자가 47명'으로 기재돼 있다. 탄환 구경이 7.62㎜로 같은 500MD헬기의 M134미니건 또는 UH-1H 헬기의 M60기관총에 의한 사망자로도 볼 수 있는 대목이다.

5월27일 '상무충정작전' 당일에 앞서 작성된 전교사 '충정작전계획'에는 진압부대 운용, 작전 세부방침 등이 담겨 있다.

특히 작전계획 '임무 및 전투 편성' 항목에는 500MD 헬기를 20사단 2대(무장 1대), 31사단 3대(2대), 35사단 1대, 3공수여단 2대(1대), 11공수여단 2대(1대) 등이 쓰여 있다. 문건은 괄호 안에 무장 헬기 투입 대수를 따로 적었다.

도청 인근 전일빌딩에는 당시 사격으로 발생한 것으로 보이는 탄흔 260개 이상이 남겨져 있다.

군 기록을 종합하면, 전두환 신군부는 1980년 5월 광주에 500MD 헬기 22대, UH-1H 헬기 11대, 코브라 헬기(AH-1J) 2대, 조종사 108명 등을 투입했다.

광주시민들이 1980년 5월 무렵 습득·보관하다가 기증한 탄피에 대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법안전감정서도 헬기 사격을 가리킨다. 감정서는 '탄피가 헬기 사격의 결과물인 탄환이며 생산년도는 1977년으로 추정된다'고 밝혀 5·18 헬기 사격을 방증했다.

검찰은 이러한 조사 결과와 군 기록 등을 토대로 전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구형했다.

검찰은 결심 공판에서 "전씨는 반민주적 결론에 부합하는 절반의 진실 또는 잘못된 논거를 모아 객관적 증거로 포장해왔다. 자신에게 유리한 부분만 선택해 저술했다. 부정의한 역사를 합리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선고 공판은 이날 오후 2시 광주지법 형사 8단독 김정훈 부장판사의 심리로 열린다.

전씨는 2017년 4월 발간한 회고록을 통해 '5·18 당시 헬기 기총 소사는 없었던 만큼 조 신부가 헬기 사격을 목격했다는 것은 왜곡된 악의적 주장이다. 조 신부는 성직자라는 말이 무색한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다'고 주장했다. 이후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2018년 5월3일 재판에 넘겨졌다.
associate_pic4【광주=뉴시스】신대희 기자 = 광주시는 15일 오후 광주시청사 3층 브리핑룸에서 5·18 헬기 사격 진실 입증과 새 정부의 5·18 국가 의제를 주제로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은 육군본부가 1980년 5월22일 오전 8시30분께 각 부대로 하달한 헬기 작전 계획 지침.  지침에는 ▲ 고층 건물이나 진지 형식 지점에서 사격을 가해올 경우 무장 폭도 사격 소탕 ▲ 무력시위 사격을 하천과 임야, 산 등을 선정 실시 ▲ 상공을 감시 정찰비행해 습격 방화하는 집단은 지상부대 지휘관의 지시에 따라 헬기에서 사격 제압할 것 등이 담겨 있다. 2017.05.15.  sdhdream@newsis.com



◎공감언론 뉴시스 wisdom2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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