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에게 17번 돈 받은 축구부 감독, 2심도 김영란법 무죄

기사등록 2020/11/26 0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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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사람에게 1년 300만원 초과 금품 받아야 처벌 대상"
"회비에서 받은 수당은 '동일인'에게 받았다고 볼 수 없어"
"학부모 회장이 매달 회비 전달, 수당·성과급 지급 결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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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뉴시스] 신대희 기자 = 청탁금지법 위반으로 재판에 넘겨져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학교 축구부 감독이 항소심에서도 원심과 같은 판단을 받았다.

해당 감독이 받은 돈은 학부모 회비로 받은 수당인 만큼, 동일인에게 1년에 300만 원을 초과하는 금품을 받지 않아 유죄로 보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광주지법 제3형사부(항소부·재판장 장용기 부장판사)는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축구부 감독 A(43)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검사의 항소를 기각했다고 26일 밝혔다.

A씨는 지난 2017년 3월 3일부터 2018년 2월 2일까지 지위를 이용, 축구부원 학부모회장 B씨에게 판공비 등의 명목으로 17차례에 걸쳐 877만 5000원을 계좌로 송금받아 청탁금지법을 위반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2012년 10월부터 2018년 2월까지는 전남 한 지역 초등학교 축구부 감독을 역임했다. 2018년 3월부터 중학교 축구부 감독을 맡고 있다.

계약직 공무원 신분인 A씨는 시간 외 수당 9차례, 우승 성과급·선수 스카우트 비용 각 2차례, 일본 교류전 출전 학생들에게 전달 1차례(학생들이 필요한 물품 구입비) 등의 명목으로 돈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축구부원 학부모들이 매달 회비 15만 원(대회 출전 시 20만 원)을 회장 B씨에게 지급했다고 진술한 점, 학부모 회의를 통해 A씨에 대한 수당(월 30만 원)·우승 성과급(회당 100만 원)·스카우트 비용(회당 50만 원) 지급을 결정했다고 한 점, B씨가 입금자 이름으로 '급여·보너스'라고 기재한 점 등으로 미뤄 A씨의 주장은 신빙성이 있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A씨가 받은 돈 중 750만 원은 학부모들이 모은 회비에서 받은 수당 등으로, 동일인에게 받았다고 볼 수 없다. 회비를 내는 학부모가 B씨를 포함하면 13명 이상이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A씨가 청탁금지법 8조 1항에서 처벌 대상으로 삼고 있는 동일인으로부터 같은 회계연도 내에 300만 원을 초과하는 금품을 받았다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재판부는 학부모들이 A씨의 처가로부터 감과 곶감을 구매한 비용(22만 7500원)에 대해서는 "사적 거래로 인한 채무의 이행으로 제공되는 돈으로 A씨가 수수한 금품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1심은 "공소사실의 취지를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며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검사는 "B씨는 회비가 아닌 개인적으로 돈을 줬다고 진술하고 있다. 몇몇 다른 학부모들도 개별적으로 A씨에게 돈을 지급한 내역이 확인된다는 이유 등으로 원심 판결에는 사실 오인의 위법이 있다"며 항소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sdhdream@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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