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판사 "대법원, '재판부 불법사찰' 책임자 고발하라"

기사등록 2020/11/25 16:31:08
  • 트위터
  • 페이스북
  • 카카오톡
  • 카카오스토리
  • 문자
  • URL
추미애, 윤석열 '재판부사찰' 의혹 제기
현직 판사 "검찰 못믿겠으면 공수처에"
"검찰의 사과받아내라"는 글도 올라와

associate_pic4[서울=뉴시스]김병문 기자 = 윤석열 검찰총장이 24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으로 출근하고 있다. 2020.11.24. dadazon@newsis.com
[서울=뉴시스] 옥성구 기자 = 추미애 법무부장관이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징계 청구와 직무집행 정지 결정을 내리면서 '재판부 판사들에 대한 불법사찰'을 문제 삼은 것에 대해 현직 판사가 대법원이 책임자를 고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모 제주지법 부장판사는 25일 법원 내부망인 '코트넷'에 '판사는 바보입니까'라는 글을 올려 이같이 밝혔다.

장 부장판사는 "검찰총장의 해명은 어이가 없다"며 "재판부를 뒷조사한 자료를 찢어버리고 작성자를 문책한 것이 아니라 공소유지, 즉 유죄 판결을 받기 위한 참고 자료로 쓰라고 넘겼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검찰총장의 지시로 그 문건을 만든 것이 아닌가 의심도 든다"면서 "검찰총장이 국민이 아니라 검찰 조직을 위해 존재하고 조직에 충성할 때 이런 행동을 하는 것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얼마나 공소 유지에 자신이 없었으면 증거로 유죄 판결을 받으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판사의 무의식과 생활습관인 성향을 이용해 유죄 판결을 받으려고 했을까? 이런 생각을 했다"고 강조했다.

또 "검사가 증거로 재판할 생각을 해야지, 재판부 성향을 이용해 유죄 판결을 만들어 내겠다니. 그것은 '재판부를 조종하겠다', '재판부 머리 위에 있겠다'는 말과 같다"고 비판했다.

이와 함께 "대법원은 피고인 편도, 검찰 편도 아닌 중립적이어야 한다"면서 "그래야 법원이 한통속이라는 말을 듣지 않고, '인권의 최후의 보루다'라는 말을 듣는다"고 언급했다.

장 부장판사는 "대법원 행정처에 부탁한다. 판사 뒷조사 문건이 무슨 내용이고, 어떻게 작성됐는지 확인해달라"며 "책임자 문책을 요구하고 필요하면 고발도 해달라. 검찰을 못 믿겠다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도 좋다"고 요청했다.

아울러 "자기가 유리한 재판을 받으려고 하는 이런 시도는 어떤 경우에도 예외 없이 용납되지 않는다는 것을 분명히 선언해 달라"고 밝혔다.
associate_pic5
이날 김모 서울중앙지법 주사 역시 '코트넷'에 대법원장과 전국법관대표자회의는 즉각적인 입장표명을 해야 합니다'라는 제목을 글을 게재해 검찰의 사과를 받아내라고 요구했다.

김 주사는 "저는 전날 검찰총장의 직무집행정지 사유를 보며 경약을 금치 못했다"면서 "말로만 듣고 추상적으로 짐작하고 있었던 검찰의 '법관사찰'이 감찰 결과를 통해 밝혀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검찰 주장이 수긍이 가고 이해가 가는 변명인가. 검찰이 주장하는 내용은 어린 아이도 웃을 일 아닌가 생각한다"며 "수사권을 가진 검찰이 법관 개인정보를 수집하는 것이 아무 문제도 안 된다는 주장을 보며 할 말을 잃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자기들 스스로 법관에 대한 사찰 정보를 대검찰청이 허브 역할을 하면서 수집했다는 것을 시인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제 사법부가 검찰에 의해 사찰 당하고 있다는 것이 어제 감찰 결과로 만천하에 드러났다"고 언급했다.

또 "이에 대해 법원의 수장인 대법원장은 어찌해야 되는가.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분노할 일 아닌가"라며 "반드시 검찰의 사과를 요구해야 한다. 그래야 무너진 사법부의 자존심을 조금이나마 회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주사는 윤 총장이 제기할 것으로 예상되는 법적 대응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김 주사는 "사찰을 행한 장본인이 사찰 행위가 정당했음을 사찰 대상자에게 구하고 있는 상황이 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와 함께 "대법원장과 법관대표자회의의 입장을 국민들이 지켜보고 있다"면서 "윤 총장이 법원에 가처분을 구하는 판결 결과 역시 두 눈 부릅뜨고 지켜보고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castlenine@newsis.com

기사등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