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관 3명 중 1명 소방차 교통사고…車고장에 작전 중단 '아찔 경험'

기사등록 2020/11/22 0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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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관 5만여명 대상 인터넷 설문조사 결과
15%만 운전 교육받아…81% "전문교육 절실"
10명 중 9명, 운용역량강화센터 건립 필요해

associate_pic4【광주=뉴시스】 지난 2018년 7월2일 광주 북구 운암동 한 아파트 앞 교차로에서 스타렉스 승합차가 구급차를 들이받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진= 뉴시스 DB) photo@newsis.com
[세종=뉴시스] 변해정 기자 = 소방관 3명 중 1명꼴로 소방차를 타다 교통사고 경험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재난 현장에서 소방차가 고장 나 어려움을 겪은 경우도 수두룩했다.

그러나 최근 3년 내 소방차 운전 교육을 받은 소방관 비율은 15%에 불과했다.

22일 소방청이 한국산업관계연구원에 의뢰해 지난 6월 1~12일과 8월 21~27일 두 차례에 걸쳐 전국 소방관 5만1522명을 대상으로 인터넷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응답자의 32.3%가 소방차를 직접 운전하거나 동승했다가 교통사고를 겪었다고 답했다.

교통사고 발생 차종은 구급차가 48.8%로 가장 많았다. 뒤이어 펌프차 27.2%, 물탱크차 10.0%, 구조차 7.3%, 사다리차 2.3%, 지휘차 2.1% 순이었다.

사고 발생 장소로는 좁은 골목길이 30.0%로 최다였다. 이어 교차로 부근 19.3%, 교차로 내 16.7%, 주차장 9.3%, 갓길 4.3%, 지하차도 내 2.3%, 농로 2.0%, 횡단보도 내 1.8%, 교량 위 1.7%, 고가도로 위 1.4% 순으로 조사됐다.

사고 원인으로는 '환경 요인에 의한 발견 지연'이 22.1%로 가장 많았다. 주변 환경에 따라 보행자나 신호를 늦게 발견하는 게 해당되는데, 이 경우 운전 소방관의 과실 여부는 따져봐야 한다.

사고 원인이 운전 소방관의 과실로 분류되는 '전방 주시 태만'은 16.8%, '심리적 요인에 의한 판단 잘못'은 12.4%, '차량 조작 잘못'은 5.5%, '차량 상태 불량'은 1.8%였다. 반면 '도로환경 불량'(17.8%)과 '보행자 및 상대차량 부주의'(15.9%)는 33.7%에 그쳤다.

그러나 최근 3년 동안 소방차 운전 교육을 받았다는 소방관은 고작 15.3%뿐이었다.

재난 현장에서 소방차 고장으로 어려움을 겪은 경험이 있었다고 답한 비율은 30.6%에 달했다. 고장 발생 시 차를 다룰 줄 아는 선임 소방관에게 긴급하게 정비를 맡겨 해결한 경우가 44.1%로 가장 많았지만 작전이 중단됐었던 비율도 21.8%나 됐다는 점에서 우려스럽다. 응급 구조·구급 상황에서 자칫 인명을 구할 골든타임을 놓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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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관들은 가장 필요한 운전 교육 프로그램으로 '좁은 길 운전하기'(26.8%)를 가장 많이 꼽았다. 이는 교통사고가 다량 발생한 장소와 연관이 있어 보인다.

운전 교육을 받았다고 답한 소방관 중에서는 현재 교육의 문제점으로 '현직 소방관의 낮은 교육 기회'(38.9%)과 '현장 여건과 상이'(27.7%), '실습시간 부족'(17.1%), '교육 집중도 저하'(13.6%) 순으로 지목했다.

또 소방관의 81.4%가 현재보다 전문적인 소방차 운전 교육이 필요하다고 답했고, 특히 운전·조작·정비 교육이 절실하다는 비율은 83.1%나 됐다.

반면 전문적인 소방차 운전 교육이 필요하지 않다고 답한 소방관을 대상으로 그 이유를 조사해보니, 가장 많은 28.0%가 숙달된 운전 소방관에 한해 교육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냈다.

아울러 소방관의 89.8%가 소방차 운용역량강화센터 건립 필요성에 공감했다. 93.6%는 건립 시 이용할 의향이 있다고도 했다.

소방당국은 운전직 소방관을 별도로 채용해오다 2006년 폐지했으며, 현재는 소방관 누구나 소방차를 운전할 수 있도록 소방위 이하 현장대원을 대상으로 도로주행 실습을 진행하고 있다. 

소방관들의 소방차 운용 역량 강화를 위해 전문교육시설인 소방차 운용역량강화센터 건립도 계획 중에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hjpyu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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