줏대없는 방역정책…코로나 재확산 ‘도돌이표’

기사등록 2020/11/19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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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와 방역사이 균형 못잡고 국민 혼란만 초래
중대본, 소비쿠폰 재발급…방대본, 모임자제 호소
"사회적 거리 두기 느슨…의료시스템 붕괴 우려"

associate_pic4[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 1.5단계로 코로나19 유행세를 통제하겠다고 나섰지만 작업장과 사우나 등 일상감염이 지속되고 있는 18일 서울 광화문 사거리에서 마스크를 쓴 시민들이 출근하고 있다. 2020.11.18. kkssmm99@newsis.com
[서울=뉴시스] 백영미 기자 = 정부의 일관성 없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대책에 코로나19가 재확산(3차 유행)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최근 미세먼지 악화로 코로나 바이러스 전파력이 높아질 우려가 있는 가운데 코로나19 사태로 의료시스템에 과부하가 걸리면 자칫 방역 체계 붕괴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최근 코로나19가 전국적으로 확산세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19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343명으로 이틀 연속 300명대를 넘어섰다. 일일 확진자 수가 300명대를 기록한 것은 8월 말 이후 석 달 만이다. 최근 들어 수도권을 비롯해 강원, 경북, 전남 등 전국 곳곳에서 요양원, 직장, 사우나, 가족·지인모임 등 일상 속 집단감염이 속출한 탓이다.

정부가 경제살리기와 방역 사이에서 균형을 잡지 못하고 오락가락하면서 국민의 혼란만 초래해 코로나19 확산의 빌미를 제공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많다. 지난 8월 숙박·공연 등 8대 소비쿠폰을 처음 지급했다 코로나19 재확산에 이틀 만에 중단했던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지난달 사회적 거리 두기를 1단계로 내리면서 외식·여행 등 소비 쿠폰을 다시 지급했다. 국내 여행이나 나들이를 장려해 내수 경제를 활성화한다는 취지였다. 앞서 하루 전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가 주말 핼러윈을 기점으로 확진자가 급증할 수 있다며 모임 자제를 호소한 것과 정면 배치돼 논란이 일었다.

불분명한 집회 허용의 잣대도 코로나19 확산의 한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지적이다. 방대본은 코로나19 전국 확산의 기폭제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던 진보성향 단체인 민주노총의 집회에 대해 자제를 적극적으로 요청하지 않았다. 반면 지난 8월 보수 성향 단체의 8·15 도심 집회를 앞두고는 연일 자제 요청 메시지를 냈었다.

방대본은 민주노총 집회 당일인 지난 14일 오후에서야 "방역수칙 위반 등에 대해 엄정하게 대처할 방침"이라면서 "집회를 신속히 끝내 달라"고 요청했다. 코로나19 하루 확진자 수가 200명을 넘어섰던 때인데, 집회 당일 뒤늦게 액션을 취한 것이다. 앞서 지난 8월 보수단체 집회를 앞두고 "대규모 도심 집회 등으로 코로나19 환자가 전국으로 퍼질 수 있는 절박한 상황"이라고 경고했던 것과 대조된다. 해당 집회 직전 1주일간 하루 평균 코로나19 확진자는 50.6명 수준이었다.

최원석 고려대 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집회의 성격, 목적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바이러스는 여러 사람이 모여있는 곳에서 방역의 원칙이 지켜지지 않을 때 전염될 수 있다"며 "규정을 최대한 지킨다고 하지만 전파의 우려를 지울 순 없다"고 말했다.

지난 7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 방역 체계가 3단계에서 5단계로 세분화되면서 완화됐지만, 완화된 사회적 거리 두기 개편안마저 원칙대로 시행되지 않고 있다. 강원도는 이미 지난 15일 일주일간 하루 평균 확진자 수가 12.1명으로 1단계 기준인 10명을 넘어섰고 60세 이상 확진자 수도 4.4명으로 1단계 기준인 4명을 넘어섰지만, 정부는 하루 뒤인 16일 오후가 되어서야 1.5단계 상향 가능성을 알리는 예비 경보를 발령했다.

문제는 정부가 일관성 없는 방역 대책을 펴는동안 코로나19가 거침없이 확산하고 있다는 점이다. 코로나19는 기온이 낮아질수록 전파력이 강해지는데, 최근 중국이 공장을 재가동하면서 악화한 미세먼지까지 만나 코로나19 유행을 가속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코로나 바이러스는 ACE2라는 단백질 리셉터(수용체)에 달라 붙어 몸 속으로 들어가는데, 미세먼지가 늘어나면 코로나 전파력이 강해져 몸 속을 침투하는 ACE2가 늘어 감염에 취약해진다"며 "미세먼지가 늘면 코로나19 사망률이 높아진다는 논문도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확진자 수 증가로 격리 치료가 늘어 의료시스템에 과부하가 걸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 2~3월 대구·경북 지역에서 코로나19 확진자 증가로 병실이 부족해져 2200여 명이 자택에서 격리 대기했던 사태가 또 다시 벌어지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실제로 전국적으로 일상 곳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확진자가 늘고 있는 데다 지난달 28일 이후 하루 10~30명대 사이를 오갔던 해외유입 확진자 수도 지난 18일 68명을 찍었다.

김 교수는 "사회적 거리 두기가 느슨해 3차 대유행은 이미 예고됐다"면서 "의료시스템 붕괴가 가장 우려된다. 병원에 다른 중환자들이 많은 상황에서 코로나 환자가 급증하면 의료진의 업무강도도 올라갈 수 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정부가 당장 사회적 거리 두기를 2단계로 올려 피해가 커지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김 교수는 보고 있다. 최 교수는 "실제로 바뀐 거리두기 기준(1.5단계)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어떠한지 고려해 방역과 경제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아야 한다"며 "바뀐 사회적 거리두기 기준을 정확히 평가하고 필요하다면 수정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positive100@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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