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동의는 했지만'…無 상임위원장에 섭섭한 野 중진들

기사등록 2020/10/18 08: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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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선들, '위원장 안 받아' 공개 선언…국감 존재감 미미
지도부, 재협상 대신 '독자 국감' 등 추진…역부족 평가
장제원 "중진들을 자존심도 없다고 생각해 모욕적"
조해진 "그때 상임위 확보했다면 증인채택 됐을 것"
한 3선 의원 "가장 큰 책임은 원내대표…보이콧 필요"

associate_pic4[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의원들이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상임위 배정에 대해 항의하기 위해 국회의장실로 향하고 있다. 2020.06.16.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최서진 기자 = 여당이 국정감사에서 추미애 법무부 장관, 피살된 해수부 공무원, 한동훈 검사장 등 굵직한 사안과 관련한 증인 채택을 거부함에 따라 국민의힘 중진 의원들 사이에서 '원구성 협상 때 상임위원장 7개라도 받았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불만이 뒤늦게 나오고 있다.

앞서 국민의힘은 지난 6월 원구성 협상 당시 여당이 법사위를 가져가는 대신, 알짜배기 상임위를 포함한 7개 위원장직을 받는 안을 일절 거부했다. 여당이 국정의 모든 책임을 지라는 의미였다. 당시 3선 중진들도 지도부의 뜻에 따라 '모든 상임위원장 자리를 내려놓겠다'고 공개 선언했다.

그러나 위원장직을 독식한 여당이 야당이 요구하는 증인 채택을 거부하고, 관계 부처의 자료도 제때 받지 못하게 되면서 '야당의 시간'이라 불리는 국정감사가 '맹탕'이 됐다는 비판이 일었다. 농해수위 소속 안병길 의원은 "여당 의원 숫자가 압도적으로 많다 보니 국민만을 보고 일해야 할 공직자들이 국감장에 나와 여당 의원 입만 쳐다본다. 황당함을 넘어 무력감을 느낄 지경"이라고 토로했다.

김종인·주호영 등 당 지도부는 "법사위를 제1야당이 갖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상임위 몇개를 받는 것은 굴욕"이라며 원구성 재협상에 선을 그었다. 당 차원에서 공무원 피살 사건과 관련한 '독자 국감'을 계획하고 일부 상임위원장의 '이해충돌' 문제를 지적하는 등 공세에 나서고 있으나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세우기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대의'를 위해 위원장직을 양보했던 3선 중진 의원들이 국감장에서 별 주목을 받지 못하게 된 데 대해 서운함을 표명하는 것도 당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주호영 원내대표도 이를 의식한 듯 최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3선들로서는 정치인으로서 지금 이 기회에 상임위원장이 돼서 능력도 발휘하고 상임위를 운영해 보자는 생각이 없을 수가 없다"고 했다.

원구성 협상 과정에서 '실리'를 주장하며 법사위를 주고라도 7개 위원장직을 가져오자고 제안했던 3선 장제원 의원은 "김종인 위원장의 전략 미스"라고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associate_pic4[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주호영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미래통합당 3선 의원 모임에 참석해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20.05.26. bluesoda@newsis.com
장 의원은 "지금 와서 상임위원장을 다시 받자는 것은 남이 씹다 뱉은 껌을 주워 씹는 굴욕적인 일일진대 그 짓을 누가 하겠다고 나서겠나"라며 "중진들을 위기감도 느끼지 못하고 자존심도 없는 정치인으로 생각했다니, 좀 모욕적인 생각이 든다"고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다.

같은 3선인 조해진 의원도 "그때 그냥 우리 상임위라도 그대로 확보했었다면 위원장으로 있는 그 상임위라도 증인·참고인 채택이 제대로 안 됐겠느냐, 또 정부가 자료 제출을 계속 피하지는 않지 않았겠냐(는 얘기가 나온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국민의힘 한 3선 의원은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이제 와서 위원장직 받는 것도 말이 안된다는 장 의원 말에 동의한다. (위원장직을) 안 받았다가 떡 하나 나눠주는 꼴을 봐야겠나"라고 토로했다.

그는 "가장 큰 책임은 원내대표에 있다. 여당이 필요한 증인을 받지 않는다면 국민에게 증인들에 대해 소상히 설명하고 국정감사 보이콧까지도 필요하다고 압박을 해야 한다"며 "상임위 우리당 간사들도 언론을 통해 문제점이 부각되게끔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westji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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