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 절반 데이트 폭력 경험…女피해자 45% "가해자와 결혼"

기사등록 2020/10/02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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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데이트폭력 신고 2만건 육박…2년 새 41.1%↑
폭행·상해 71%로 가장 많아…가해자의 35.3%는 20대
성인 54.9% "데이트 중 연인에게 1번 이상 폭력 경험"
10명 중 6명 교제 1년 미만에 경험…후유증도 나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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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시스] 박영주 기자 = #1. 지난 5월 인터넷방송 인기 BJ A(26)씨는 폭력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1심에서 징역 1년4개월을 선고받았다. A씨는 2년 전 인천 남동구 한 오피스텔에서 20대 여자친구 B씨를 총 3차례에 걸쳐 주먹과 발로 폭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남자친구에게 맞은 B씨는 전치 8주의 부상을 입었다고 한다.

#2. C씨는 특수협박 및 강간 혐의 등으로 지난 7월 구속 상태로 검찰에 넘겨졌다. 연인 시절 찍은 불법 촬영물을 지워주겠다며 전 여자친구를 불러 성폭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국민청원에 올라온 '강서구 데이트 폭력' 글에는 "피해자가 한 달여간 끊임없이 폭행, 강간, 협박, 불법 촬영 등을 당했으며 심지어 칼로 살인까지 당할 뻔했다"고 적혔다.

지난해 데이트폭력 신고 건수가 2만 건에 육박하며 2년 사이 41.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성인 2명 중 1명은 연인에게 폭력을 당한 경험이 있었으며 주로 사귄 후 1년 이내에 발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럼에도 데이트폭력 경험 여성 중 45%는 가해자와 결혼을 선택했다.

2일 통계청의 심층통계분석 계간지 'KOSTAT 통계플러스' 가을호에 실린 '데이트폭력의 현실, 새롭게 읽기'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경찰청에서 집계한 데이트폭력 건수는 1만9940건으로 2017년(1만4136건)보다 41.1% 증가했다.

데이트 폭력은 신체적 폭력이나 성폭력 외에도 욕을 하거나 모욕적인 말을 하는 것, 상대가 위협을 느낄 정도로 고함을 지르거나 소리를 지르는 것, 화가 나서 발을 세게 구르거나 문을 세게 닫는 것, 상대방을 괴롭히기 위해 악의에 찬 말을 하는 것, 상대방의 소유물을 만지거나 부수는 것, 상대방을 형편없는 사람이라고 비난하는 것, 때리거나 물건을 부수겠다고 위협하는 것 등 정서적 폭력도 포함된다.

범죄 유형별로는 폭행·상해가 7003명(71.0%)으로 가장 많았으며 경범 등 기타(1669명·16.9%), 체포·감금·협박(1067명·10.8%), 성폭력(84명·0.8%), 살인(35명·0.3%) 순으로 나타났다. 2018년 기준 데이트폭력 가해자의 연령은 20대가 35.3%로 가장 많았다. 이어 30대(26.2%), 40대(18.6%), 50대(12.9%), 60대 이상(3.8%), 10대(3.2%) 등이 뒤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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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의 절반 이상은 1번 이상 연인에게 폭력을 경험했다. 경기도가족연구원이 경기도의 만 19~69세 성인 남녀 1500명을 대상으로 데이트폭력 실태조사를 진행한 결과 54.9%가 "데이트 관계에서 연인에게 최소 1번 이상 폭력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여성(55.4%)이 남성(54.5%)보다 데이트폭력 피해 경험이 많았다.

데이트폭력의 62.0%는 사귄 지 1년 이내에 발생했다. 전체 데이트폭력 경험자의 최초 경험 시기로는 '사귄 후 3~6개월 미만'이 22.2%로 가장 많았으며 경험자 10명 중 6명은 사귄 후 1개월~1년 미만의 기간에 최초로 폭력을 경험했다. 특히 여성은 사귄 후 1~3개월 미만이 21.6%로 가장 많았다.

데이트폭력 이후에는 다양한 후유증도 나타났다. 전체 피해자 가운데 26.6%는 데이트폭력 이후 '정신적 고통'을 호소했으며 11.8%는 사회생활 및 대인관계에 문제가 발생했다. 이외 6.1%는 섭식장애를 경험했으며 2.6%는 알코올중독에 시달렸다.

그럼에도 여성이 남성보다 데이트폭력 상대자와 결혼하는 비율이 높았다. 여성의 45%는 데이트폭력 경험 상대자와 결혼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남성은 32.4%로 상대적으로 적었다.

데이트폭력 피해를 본 이후에도 폭력 상대방과 결혼한 이유로는 '결혼을 못 할 정도는 아니라고 판단해서'가 41.6%로 가장 많았다. 이어 '상대방을 계속 사랑한다고 느껴서'(28.2%), '당연히 결혼해야 한다고 생각해서'(9.5%), '상대방이 변화할 것 같아서'(9.0%) 순이었다. '헤어질 시기를 놓쳐서(3.9%), '자신의 책임이라고 생각해서'(3.9%), 상대방의 위협과 협박 때문에(0.5%) 등 답변도 있었다.

보고서는 "데이트폭력에 대한 허용도가 높은 경우 자신의 경험이 데이트폭력임을 인지하지 못할 수 있고 인지하더라도 폭력에 대해 소극적으로 대응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국 사회에서는 데이트폭력을 친밀한 관계에서 발생하는 개인 문제로 다뤄져 온 경향이 컸다"며 "데이트폭력이 사회적 문제이며 젠더 폭력이라는 이해가 우선돼야 하며 데이트폭력에 대한 적극적인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gogogirl@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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