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재택근무' 매뉴얼 나왔다…노사 기대·우려 속 쟁점은(종합)

기사등록 2020/09/16 18:4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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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부, 코로나 대응 '재택근무 종합 매뉴얼' 발표
노사, 업무 효율·생산 기대…근로·관리 모호는 우려
법적쟁점 적잖을 듯…고용부 "방식·절차 결정 권고"

associate_pic4[수원=뉴시스] 김종택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 재확산하면서 수도권에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조치에 따른 각 기업체와 관공서 등에서 재택근무가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1일 경기 수원시청 행정지원과에 재택근무가 실시되고 있다. 2020.09.01.jtk@newsis.com
[서울=뉴시스] 강지은 기자 = 사상 전례 없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는 우리 사회에 일하는 방식의 '새로운 변화'를 불러왔다.

1997년 근로기준법에 유연근무제 도입 근거를 마련했음에도 지난해 기준 활용 비율이 4.5%에 그친 재택근무는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 모습이다.

특히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강화되면서 정부는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일정 비율 이상의 재택근무를 실시했고, 재택근무를 강제할 방법이 없는 민간기업에 대해서도 유사한 수준의 재택근무를 권고했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혼선이 발생했다.

재택근무가 생소한 기업과 근로자 모두 재택근무를 어떻게 시행하고 활용해야 하며, 업무와 사생활이 혼재돼 발생할 수 있는 분쟁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명확하게 알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이에 고용노동부는 16일 도입 절차부터 운영 규정, 법적 분쟁까지 총망라한 '재택근무 종합 매뉴얼'을 발표했다.

이재갑 고용부 장관은 "재택근무를 잘 정착시키는 것은 단순히 코로나19를 극복하는 것을 넘어 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과도 직결되는 문제"라며 "이번 매뉴얼이 재택근무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근로자, 업무효율 향상 기대…근무 경계모호 우려도

그렇다면 재택근무 시행은 노사에 각각 어떤 효과를 가져올까.

우선 근로자 입장에선 업무 효율이 향상될 수 있다. 불필요한 회의나 보고 등이 줄면서 업무에 집중하게 된다는 얘기다. 실제로 지난 7월 한국경제연구원 조사 결과, 설문 대상자 56.7%는 재택근무가 생산성 향상에 긍정적이라고 답했다.

자기주도적 업무수행, 효율적인 목표달성 등을 통해 직무 만족도도 높아진다. 출·퇴근에서 오는 신체적·정신적 부담과 피로를 덜어주고 절약된 시간을 효율적으로 업무에 활용할 수도 있다.코로나19 예방에 가장 효과적이기도 하다.

사무실 출근이 어려운 직원의 경우 자택에서 계속 근무가 가능해지면서 결혼, 임신, 육아 등 일·생활 양립에 따른 경력단절도 막을 수 있다. 시간과 장소의 제약에서 비교적 자유로우면서 다양한 일하는 방식의 실현도 가능하다.

그러나 이러한 긍정적 효과에도 근로자들이 재택근무를 망설이게 하는 요인이 있다.

고용부와 취업정보제공 사이트 '잡플래닛'이 지난 8월 근로자 878명을 대상으로 '재택근무 활용실태 설문조사'(복수응답)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45.8%가 재택근무 시 '근로시간과 휴게시간의 경계모호'를 가장 우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업무공간 미분리로 인한 효율저하(44.8%), 상호작용 부재에 따른 소외감(30.4%), 업무성과 도출에 대한 부담(27.4%), 승진 등 인사상 불이익 우려(16.7%), 가사·육아 병행에 따른 피곤감(9.0%) 순이었다.

재택근무 활성화를 위해 필요한 기업의 조치로는 64.2%가 '자유로운 제도 활용 분위기 조성'을 꼽았다. 이 밖에 IT 인프라 구축 및 개선(47.3%), 역할과 책임의 명확화(32.3%) 등이 뒤를 이었다.

◇기업, 업무 생산성 향상 기대…인사·노무 관리는 고민

기업의 입장에서도 재택근무 시행은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 우선 재택근무로 인해 불필요한 업무공간을 축소할 수 있고, 이에 따른 부대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업무 생산성도 향상된다. 비효율적인 회의와 보고체계 등이 줄어들어 직원들의 업무 몰입도가 높아지면서 생산성 역시 증가하는 것이다. 이는 곧 고객 서비스 품질과 기업의 경쟁력으로 이어진다.

숙련된 직원일수록 업무에 자율과 책임이 주어지고 자유로운 근무장소 선택이 가능한 재택근무 선호 가능성이 큰 만큼, 재택근무 도입을 통해 숙련 인력의 장기 근속도 기대할 수 있다.

무엇보다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 유행 시 선제적으로 재택근무 체제로 전환함으로써 경제활동을 이어갈 수 있다. 갑작스런 폭우와 폭설 등 자연재해에도 유연하게 대처해 구성원들의 안전과 업무 지속을 모두 달성할 수도 있다.
associate_pic4[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이 16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고용노동청에서 열린 '재택근무 종합 매뉴얼 발표-재택근무 활용 우수기업 간담회'에서 재택근무 기업 대표, 직원들과 화상 면담을 하고 있다. 2020.09.16.  chocrystal@newsis.com
다만 기업 역시 재택근무 시행을 주저하는 이유가 있다.

고용부와 '잡플래닛'이 같은 기간 근로자뿐 아니라 인사 담당자 4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를 보면 응답자의 45.9%가 '인사·노무 관리의 어려움'을 재택근무 시행에 있어 가장 큰 장애 요인으로 꼽았다.

이어 사업주 또는 경영진 반대(35.1%), 인프라 구축 등 비용 부담(34.2%), 재택근무 가능 직무 부재(31.2%), 도입 방법과 절차, 규정에 관한 정보 부재(11.2%), 근로자 또는 노조의 반대(2.4%) 순이었다.

재택근무 시행에 있어 어려움을 묻는 질문에는 '의사소통 곤란'이 62.6%로 가장 많았다. 재택근무 곤란 직무와의 형평성 문제(44.1%), 성과관리 및 평가의 어려움(40.0%), 기업정보 유출 우려(14.9%) 등이 그 뒤를 이었다.

◇"근처 카페서 근무는 가능…업무 시간은 준수해야"

이처럼 노사의 기대와 우려 속에서 속속 도입되는 재택근무는 그 과정에서 분쟁 소지도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대부분 업무와 사생활이 혼재되면서 그 경계가 모호한 데서 비롯되는 것이다.

대표적인 것이 근로시간과 연장근로, 휴게시간 등이다.

우선 고용부가 발표한 매뉴얼에 따르면 원칙적으로 재택근무를 하더라도 출근하는 경우와 마찬가지로 통상적인 근로시간제가 적용된다. 특히 노트북 등을 기반으로 '상시 통신'이 가능한 경우 이 같은 근로시간제를 적용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다른 근무자보다 업무를 일찍 마친 경우라고 하더라도 근로계약에 정해진 근로시간을 준수할 의무가 있다.

사용자 지시에 따라 연장·야간 근로가 이뤄지는 경우에는 해당 수당을 추가로 지급해야 한다. 고용부는 다만 향후 분쟁 소지를 줄이기 위해서 이에 대한 확인 방식이나 절차 등을 노사 간 정해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권고했다.

만약 업무 시작 전이나 종료 후 상사가 전화나 카톡 등 모바일 메신저로 업무지시를 했을 때는 어떨까.

일단 고용부는 재택근무자에게 단순히 업무 지시를 한 사정만을 연장 근로로 보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다만 업무 시작 전이나 종료 후 업무를 수행할 것을 지시했다면 연장 근로로 볼 수 있다고 부연했다.

휴게시간 역시 통상 근로자의 휴게시간 규정이 그대로 적용된다. 다만 법정 휴게시간과는 별개로 육아, 가사 등을 위해 근로자가 휴게시간을 추가로 신청한 경우 사용자는 해당 시간을 추가로 부여할 수 있다.

근태 관리도 분쟁의 소지가 될 수 있다.

일단 재택근무는 자택에서 근무하는 성질상 근로시간과 일상생활이 혼재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사용자도 사회 통념상 허용될 수 있는 근로자의 최소한 활동에 대해서는 양해할 필요가 있다는 게 고용부의 설명이다.

예컨대 업무에 지장이 없는 선에서 간헐적으로 아픈 가족이나 유아를 돌보는 행위, 자택 방문자 확인, 집 전화받기, 여름철 샤워 등이다. 다만 업무 중 인터넷 게임을 하거나 학원 수강 등을 듣는 것은 안 된다.

근처 카페 등 자택 외 장소에서 재택근무를 하는 것도 가능하다. 다만 복무 위반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사전에 관리자 승인을 받는 것이 좋다. 고용부는 특히 코로나19 감염 우려가 있는 만큼 가급적 자택에서의 근무를 권고했다.

재택근무자의 근태관리를 목적으로 동의 없이 위치정보(GPS) 등을 통해 위치추척을 하는 것은 절대 금지된다.

이 밖에 재택근무에 따른 업무와 관련해 발생한 부상이나 질병은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 그러나 업무와 무관한 근로자의 사적 행위로 인한 부상 등은 업무상 재해로 인정되지 않는다.


◎공감언론 뉴시스 kkangzi8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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