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여 가림성서 통일신라·조선시대 우물 발견…깊이 2M 넘어

기사등록 2020/08/13 10:16:36

[서울=뉴시스]조선시대 집수정 전경(사진=문화재청 제공)2020.08.13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조선시대 집수정 전경(사진=문화재청 제공)2020.08.13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남정현 기자 = 백제 시대 성곽 중 유일하게 연대와 당시의 지명을 알 수 있는 부여 가림성에서 통일신라와 조선 시대의 집수정(우물)이 발견됐다.

문화재청은 백제 시대 거점산성인 '부여 가림성(사적 제4호)에 대한 발굴조사에서 통일신라 시대와 조선 시대에 사용됐던 집수정 2기를 최근 확인했다고 13일 밝혔다. 이 발굴조사는 부여군, 백제고도문화재단과 함께 정부혁신 과제의 하나로 추진 중인 작업이다.

'삼국사기'에 따르면 부여 가림성은 501년(백제 동성왕 23년)에 축조됐다고 기록돼 있다. 부여 일대의 석성산성, 증산성, 청마산성 등과 함께 사비도성을 보호하는 거점산성으로 알려져 있다.
[서울=뉴시스]직선 위에서 바라본 모습 가림성 집수정 전경(사진=문화재청 제공)2020.08.13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직선 위에서 바라본 모습 가림성 집수정 전경(사진=문화재청 제공)2020.08.13 [email protected]
지난해 9월부터 시작된 이번 조사는 북성벽 내측부에 대한 수구(물을 끌어 들이거나 흘려 내보내는 것)와 집수(물을 한곳으로 모으는 것) 시설을 확인하기 위해 진행됐다. 최근 조선 시대에 사용한 방형(사각형) 집수정과 통일신라 시대에 사용한 원형 집수정을 확인했다.

조선 시대 집수정은 길이 4.9m, 너비 4.5m, 깊이 2.3m다. 내부에서 조선 시대 분청사기 조각, 기와 조각, 말머리 토우 등의 유물이 출토됐다. 조선 시대 중기에 축조됐다가 가림성이 폐성되는 17~18세기까지 사용된 것으로 추정된다. 북성벽에서 조사된 수구지(성내의 물을 흘려 내보내기 위한 시설물)와 함께 조선 시대 성내 배수체계를 살필 수 있는 중요한 자료다.
 
통일신라 시대 집수정은 조선 시대 집수정의 하층과 가림성 북성벽 사이에서 확인됐다. 길이 15m, 깊이 2.8m 이상의 크기다. 물을 가운데로 모으는 집수정과 그 외곽에 돌로 축조한 물을 차단하는 시설과 배수를 겸한 수로가 돌아가는 형태를 띠는데, 부여 석성산성에서 확인된 집수정과 유사하다. 내부와 주변 토층 조사를 통해 집수정의 최초 축성 시기와 축조 방식을 명확히 밝힐 예정이다.
[서울=뉴시스]통일신라시대 집수정 세부 모습(사진=문화재청 제공)2020.08.13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통일신라시대 집수정 세부 모습(사진=문화재청 제공)2020.08.13 [email protected]
가림성은 1996년 동문지와 남문지에 대한 조사를 시작으로 2011년, 2015~2018년까지 총 6차례 발굴조사가 진행됐다. 이를 통해 동문지와 남문지의 축조 형태, 백제 시대 성벽 축성법, 백제~조선 시대 개축한 성벽 흔적, 조선 시대 수구지, 정상부의 평탄지에 자리한 건물지 등이 발견돼 왔다.

문화재청과 부여군은 "앞으로도 가림성을 비롯한 부여지역 핵심유적에 대한 단계적인 조사를 통하여 백제 왕도의 실체를 복원할 수 있는 학술자료를 확보하고, 나아가 백제왕도 핵심유적의 보존 관리 수준을 향상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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