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왜 해리스 택했나…"유색인·50대·여성"

기사등록 2020/08/12 14:43:07

최종수정 2020/08/18 14:14:04

인종차별 논란 트럼프 대항 카드…여성 이슈도 부각 가능

'77세 고령' 바이든 약점 맞춰 2024년 선거 동력 마련도

[샌프란시스코=AP/뉴시스] 카멀라 해리스(55) 상원 의원이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인 조 바이든(78) 전 부통령의 러닝메이트로 뽑혔다. 이민자의 딸인 해리스 의원은 자서전에서 자신의 정체성은 고민할 것도 없이 '미국인'이라고 말한 바 있다. 사진은 2019년 6월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발언 중인 해리스 의원. 2020.8.12.
[샌프란시스코=AP/뉴시스] 카멀라 해리스(55) 상원 의원이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인 조 바이든(78) 전 부통령의 러닝메이트로 뽑혔다. 이민자의 딸인 해리스 의원은 자서전에서 자신의 정체성은 고민할 것도 없이 '미국인'이라고 말한 바 있다. 사진은 2019년 6월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발언 중인 해리스 의원. 2020.8.12.
[서울=뉴시스] 김난영 기자 =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아프리카·인도계 혼혈 여성 카멀라 해리스 상원의원을 러닝메이트로 지명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인종 차별을 비롯해 여성 관련 의제로도 논란이 많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효과적인 대항 카드라는 분석이 나온다.

CNN은 11일(현지시간) 해리스 의원의 과거 민주당 대선 경선 토론 내용을 거론, "'버싱(busing·흑백 학생 혼합을 위한 버스 통학제)' 정책의 혜택을 본 어린이로서 자신의 경험을 강조한 설전이 여론조사에서 그를 간단하게 상위층 후보로 도약시켰다"라고 분석했다.

해리스 의원은 2020년 미국 대선 민주당 경선 토론회에서 바이든 전 부통령의 과거 버싱 정책 반대 이력을 들어 맹공을 가한 바 있다. 이 과정에서 "그 어린 소녀가 나였다(That little girl was me)"라는 발언이 그의 트레이드마크처럼 자리 잡았다.

CNN은 "2016년 미지근했던 흑인 유권자 투표율이 힐러리 클린턴 당시 후보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패배하는 데 일조했다"라고 지적했다. 민주당으로선 2016년 패배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바이든 전 부통령을 보조할 흑인 정체성의 후보가 필요했다는 의미다.

이는 여러 차례 인종 차별 논란을 빚어온 트럼프 대통령과 맞설 요인으로도 부각된 것으로 보인다. 뉴욕타임스(NYT)는 "조지 플로이드의 죽음 이후 최근 몇 달간 해리스 의원은 미국 흑인이 직면하는 부정의에 관해 강한 목소리를 내왔다"고 했다.

아울러 해리스 의원은 아프리카계뿐만 아니라 인도계 혈통도 갖췄다. 이 때문에 바이든 전 부통령의 '흑인 중심' 유색인 지지층 확장에도 도움이 되리란 평가도 나온다. BBC는 "인도계 미국인들도 그(해리스)를 그들 자신 중 하나로 본다"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 CNN은 이날 현재는 폐간한 주간지 '인디아 어브로드'가 진행한 약 10년 전 해리스 의원 인터뷰 내용을 일부 공개하기도 했다. 해리스 의원은 당시 인터뷰에서 자신의 인도계 모친을 거론, "내 어머니는 자신의 인도계 유산을 매우 자랑스러워했고 내게 가르쳤다"라고 발언했었다.

그가 만 55세의 비교적 젊은 여성 정치인이라는 점도 중요하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CNN은 "그(해리스)를 지명함으로써 바이든 전 부통령은 단지 현재 선거뿐만이 아니라 2024년 선거 동력도 만들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올해로 만 77세로, 만약 이번에 당선된다고 해도 2024년 재선에선 81세의 나이로 선거를 치러야 한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당장 이번 민주당 경선에서도 피트 부티지지 전 사우스벤드시장의 '젊은 피' 공세에 초반 기세가 눌렸었다.

CNN은 이와 관련해 "(바이든) 전 부통령이 한차례 임기만 마치고 물러나겠다고 말한 적은 없다"라면서도 "그가 (재선 선거를) 치르지 않으리라고 널리 추정된다"라고 전했다. 이 경우 해리스 의원이 부통령을 거쳐 2024년 대선에서 곧바로 대선 후보직에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여성 부통령 후보라는 점에서 그간 여성 관련 논란에도 여러 차례 휩싸였던 트럼프 대통령의 약점을 파고들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특히 해리스 의원은 검사와 주법무장관으로 일하던 시절 소셜미디어플랫폼을 통한 여성 상대 불법 사진·영상 유포 범죄와 관련해 트위터, 구글 등 기술 기업을 상대로 차단 조치를 이끌어낸 이력이 있다.

폴리티코매거진은 "관찰자들은 계정에 침입해 거대 국가 플랫폼에 (사진 등을) 게시한 악의적인 해커들에게 집중하는 경향이 있었다"라며 "그러나 해리스 의원은 실제 문제를 플랫폼 그 자체로 보기 시작했다"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해리스 의원은 당시 이 문제를 다룬 기술 기업 경영진들과의 회의에서 당시만 해도 통용되던 '리벤지 포르노'라는 표현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고 한다.

폴리티코매거진은 "해리스 의원은 이 문제가 '잘못된 연애'와 관련이 없고, 온라인상의 장난도 아니라는 점, 가정 폭력이 범죄이듯 이 역시 범죄라는 요점을 말했었다"라고 전했다. 당사자의 동의가 없었다는 점에서 '포르노그래피'라는 뜻이 담긴 용어 사용은 문제의 본질을 호도한다는 것이다.

당시는 2015년이었고, 해리스 의원은 이듬해인 2016년 상원 의원 선거에서 이겨 2017년 연방 의회에 진출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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