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분간의 사투' 물에 잠긴 요양원 고립 환자 등 30명 무사 구조

기사등록 2020/08/08 18:3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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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대, 암거 천장 손으로 짚어가며 보트 노 저어

associate_pic4[나주=뉴시스] 변재훈 기자 = 기록적인 폭우가 이틀째 이어진 8일 오후 전남 나주시 안창동 한 노인요양원 일대에서 소방 구조대원들이 보트를 타고 고립됐던 입소환자·종사자들을 구조하고 있다. (사진=독자 제공) 2020.08.08. photo@newsis.com

[나주=뉴시스] 변재훈 기자 = "머리 조심!…천장 짚을 때 맞춰 노 저어!"

8일 오후 거대한 저수지로 변한 전남 나주시 안창동 한 노인요양원 일대에서는 보트를 이용한 혼신의 구조 작전이 펼쳐졌다.

한적한 산골의 2층 규모 작고 평온한 요양원에 비상이 걸린 것은 이날 오후 1시 무렵.

전날부터 예사롭지 않게 내리던 장대비가 시간당 64㎜의 물폭탄으로 바뀌면서부터 였다.

70대 이상 고령의 입소 환자 20명과 요양보호사 등 종사자 10명은 발만 동동 굴렀다. 순식간에 빗물이 불어나면서 마을 일대가 온통 물바다로 변했다.

1층 출입구를 통해 들어찬 물은 성인 남성의 키를 훌쩍 넘겼다.

종사자들은 부지런히 휠체어와 이동 침대 등을 이용해 환자 20명을 2층으로 옮긴 뒤 곧바로 소방당국에 다급히 구조를 요청했다.

신고를 받은 소방당국은 구급차 등 장비 4대와 구조대원 20명을 현장으로 급파했다. 지역 의용소방대원들도 팔을 걷어붙이고 구조 작업을 도왔다.


associate_pic4[나주=뉴시스] 변재훈 기자 = 기록적인 폭우가 이틀째 이어진 8일 오후 전남 나주시 안창동 한 노인요양원 일대에서 소방 구조대원들이 보트를 타고 고립됐던 입소환자·종사자들을 구조하고 있다. (사진=독자 제공) 2020.08.08. photo@newsis.com

현장에 도착했을 때에는 병원에서 400여m 가량 떨어진 강변도로까지 물이 넘실대고 있었다.

구조대원들은 저마다 노를 챙겨 들고 동력장치를 갖춘 구명보트를 띄웠다. 구급차는 최대한 병원과 가까운 통행이 가능한 도로에서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대기했다.

스스로 움직일 수 있는 종사자와 환자들이 1차로 구조됐다. 요양원서 구급차까지는 평소라면 도보로 5분 남짓 걸리는 거리였지만 보트를 통한 이동은 쉽지 않았다.

방해물이 없는 곳에서는 동력을 활용했지만 부유물이 많은 곳에선 보트 각 모서리에 자리잡은 구조대원들이 일일이 노를 저어야 했다.

시간이 흐를 수록 수위는 점점 높아져 병원 1층 대부분이 물에 잠겼다. 구조대원들은 요트를 타고 1~2층을 잇는 계단까지 접근해 구조 작업을 벌였다.

건강 상태가 양호한 구조자들은 3~4명씩 앉은 채 보트에 태워 빠르게 뭍으로 옮겼다.

하지만 거동이 불편한 10명의 환자들은 들 것에 실어 1~2명씩 옮겨야 했고, 공간이 비좁아지는 만큼 구조대원도 4명에서 2명으로 줄여 보트에 탔다.

구조가 막바지에 이르며 거동이 불편한 환자를 실어 나르는 사이 수위가 높아졌다. 이에 따라 4m 높이의 통로 시설물인 '암거'를 통과하기 어려워졌다.

결국 구조대원들은 암거 진입 직후 천장을 손으로 짚어가며 보트의 부력을 인위적으로 조절해야 했다.

동력장치 시동을 끄고 노를 저어가야 했으며, 보트가 뒤집어지지 않도록 신경을 써야 했다.

환자 1명을 요양원에서 구해내 구급차로 이송하기까지 20여 분이 넘게 걸렸다.

결국 신고접수 5시간 넘는 필사적인 구조 끝에 입소 환자 20명을 비롯한 30명이 모두 안전하게 구조됐다. 다행히 환자들은 별다른 건강 이상 없이 나주시 시립요양병원으로 옮겨졌다.

한편, 나주 지역의 전날부터 이틀간 누적 강수량은 342㎜으로 잠정 집계됐다.


associate_pic4[나주=뉴시스] 변재훈 기자 = 기록적인 폭우가 이틀째 이어진 8일 오후 전남 나주시 안창동 한 노인요양원 일대에서 소방 구조대원들이 보트를 타고 고립됐던 입소환자·종사자들을 구조하고 있다. (사진=독자 제공) 2020.08.08. photo@newsis.com



◎공감언론 뉴시스 wisdom2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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