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추모곡 통해 전한 잔잔한 위로…교향악축제 인천시향

기사등록 2020/08/07 19:17:02

[서울=뉴시스]인천시립교향악단이 지난 6일 오후 7시30분 2020 교향악축제의 일환으로 공연을 열었다.(사진=예술의전당 제공)2020.08.07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인천시립교향악단이 지난 6일 오후 7시30분 2020 교향악축제의 일환으로 공연을 열었다.(사진=예술의전당 제공)2020.08.07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남정현 기자 = 지난 6일 오후 7시30분 인천시립교향악단(인천시향)이 연주를 위해 예술의전당을 찾았다. 이날 인천시향은 콘서트홀 무대 뒤 편을 포함해 전면 관객석의 위층까지 모두 채운 채, 예술감독 겸 상임지휘자인 이병욱의 지휘 아래 바버의 '아다지오 작품번호 11', 바버의 '협주곡 작품번호 14번, 라흐마니노프의 '교향곡 제2번 e단조 작품번호 27'을 연주했다. 두 번째 연주에는 바이올리니스트 양인모가 함께했다.

인천시향은 추모곡으로 자주 연주되는 바버의 '현을 위한 아다지오 작품번호 11'를 첫 곡으로 선택했다. 이 곡은 미국의 루스벨트 대통령과 케네디 대통령, 영국의 다이애나, 9·11 테러를 추모하기 위해 연주되는 등 슬픔을 함께 나누는 자리에 자주 연주돼 왔다. 코로나19로 모두가 힘든 상황을 잘 극복해 나가자는 의미가 담긴 것으로 읽힌다.

바버가 남긴 작품들 중 오늘날 가장 대중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이 작품은 원래 1935년 '현악 4중주 11번'의 느린 악장으로 작곡됐다. 바버는 이를 현악 오케스트라를 위한 작품으로 개작했다.

처연하게 시작한 곡은 시종 같은 감성을 유지하며 관객을 울렸다. 특히 첼로의 깊은 저음이 슬픔을 더 고조시켰다. 8~9분의 연주가 끝났을 때 수십 초간의 정적이 흘렀다. 관객은 통상 연주가 끝나면 바로 박수세례로 화답하는 데 반해, 이날은 먹먹함이 밀려오는 듯, 곡의 여운을 간직하려는 듯 몇 초 뒤 박수가 흘러나왔다.
[서울=뉴시스]인천시립교향악단이 지난 6일 오후 7시30분 2020 교향악축제의 일환으로 공연을 열었다. 바이올리니스트 양인모가 연주하고 있다.(사진=예술의전당 제공)2020.08.07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인천시립교향악단이 지난 6일 오후 7시30분 2020 교향악축제의 일환으로 공연을 열었다. 바이올리니스트 양인모가 연주하고 있다.(사진=예술의전당 제공)2020.08.07 [email protected] 
두 번째로 선보인 곡은 바버의 '바이올린 협주곡 작품번호 14'다. 교향악 축제는 매해 특정 악기와의 협주곡을 강조해 선보이는데, 올해에는 바이올린 협주가 유독 많이 눈에 띈다. 이 곡은 현악기만으로 구성된 첫 곡의 편성과 달리 피아노, 금관악기가 더해져 더 커진 구성으로 상대적으로 하모니가 돋보였다.

1941년 필라델피아 초연부터 눈부신 성공을 거둔 작품이다. 첫 두 악장은 풍부한 선율을 담고 있어 독주자의 음악성을 마음껏 펼칠 기회를 준다. 마지막 3악장은 전반적으로 평화로우면서도 서정성이 돋보이는 앞의 두 악장과 전혀 다른 성격을 보인다. 1~2악장과의 연속성이 없다고 느낄 정도다. 프레스토 인 모토 페리페튜오(매우 빠르게 같은 움직임으로) 템포인 3악장에서 바이올리니스트 양인모는 기교를 폭발시켰다.
[서울=뉴시스]인천시립교향악단이 지난 6일 오후 7시30분 2020 교향악축제의 일환으로 공연을 열었다. 인천시향의 예술감독 겸 상임지휘자인 이병욱이 지휘하고 있다. (사진=예술의전당 제공)2020.08.07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인천시립교향악단이 지난 6일 오후 7시30분 2020 교향악축제의 일환으로 공연을 열었다. 인천시향의 예술감독 겸 상임지휘자인 이병욱이 지휘하고 있다. (사진=예술의전당 제공)2020.08.07 [email protected] 
마지막 곡은 라흐마니노프의 '교향곡 제2번 e단조 작품번호 27'이었다. 피아노 협주곡으로 음악사에 이름을 남긴 라흐마니노프는 70년의 생애 동안 단 3개의 교향곡을 남겼다. 그의 교향곡들은 피아노 곡들에 비해 큰 인기를 끌지 못한 면도 있지만, 그 중에서 '교향곡 제2번 e단조 27번'은 대중에게 꽤 알려진 곡이다.

1악장은 고조됐다 가라앉기를 반복하다 장대하기 마무리된다. 2악장은 스케르초(빠른 템포에 격한 리듬, 익살스러운 느낌을 줌) 악장으로 1악장보다 훨씬 더 속도감있게 전개된다.

이 곡의 3악장 아다지오는 대중에게도 가장 익숙한 부분으로, 드라마와 CF광고에도 여러번 등장한 바 있다. 마치 드라마의 재회 장면에 어울릴 만한 감동적이고 감미로운 선율이 이어졌다. 현악기의 선율 위로 흐르는 클라리넷의 독주 부분은 곡에 입체감을 더한다. 

4악장은 알레그로 비바체(매우 빠르고 생기있게)의 빠르기로, 웅장하게 시작하는데 춤곡과 행진곡의 면모를 모두 지닌다. 특히 대형 편성의 합주가 가장 잘 돋보였다.


[서울=뉴시스]인천시립교향악단이 지난 6일 오후 7시30분 2020 교향악축제의 일환으로 공연을 열었다.(사진=예술의전당 제공)2020.08.07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인천시립교향악단이 지난 6일 오후 7시30분 2020 교향악축제의 일환으로 공연을 열었다.(사진=예술의전당 제공)2020.08.07 [email protected]
이번 공연은 지난달 28일 서울시립교향악단의 연주로 시작해 오는 10일 KBS교향악단의 공연으로 막을 내리는 '2020 교향악축제'의 10번째 공연으로 열렸다. 총 14회로 예정된 이번 축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 속에서도 진행 중이다.

이는 철저한 방역 조치 하에 매 공연이 진행된 덕분이다. 주최 측인 예술의전당은 입장 전 발열체크와 전자문진표 작성, 앞뒤좌우 거리두기를 실시했다. 마스크를 코 밑으로라도 내릴 때면 곁에 있던 직원이 다가와 코 위까지 조여서 써줄 것을 요청했다.

'2020 교향악축제'는 7일 군포프라임필, 8일 경기필, 9일 원주시향, 10일 KBS 교향악단 총 4회의 공연 후 막을 내린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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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등록 2020/08/07 19:17:02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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