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신간]'두 번째 거짓말'·'디어 에드워드'

기사등록 2020/08/08 08:00:00

[서울=뉴시스] 두 번째 거짓말 (사진=요다 제공) 2020.08.07.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두 번째 거짓말 (사진=요다 제공) 2020.08.07.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이수지 기자 = ◇ 두 번째 거짓말

한국 스릴러 대표 소설가 정해연의 6번째 장편 '두 번째 거짓말'.은 충격적 시작과 이어지는 파격적 전개로 독자를 단번에 사로잡는다.

사건은 황폐해진 재개발 지구에서 시작된다. 인적 하나 없을 법한 황폐한 골목, 날카로운 비명 소리가 들려온다. 사건 현장에는 교복을 입은 시신이 놓여 있다. 유능한 강력계 형사 두 사람, 미령과 은호가 현장에 차고 넘치는 범인의 흔적을 확인하던 중, 예기치 않은 사건이 연이어 발생한다. CCTV에 찍힌 유력 용의자가 미령의 딸을 살해하려던 것이다.

용의자 정체가 드러나면서 사건의 진상이 하나씩 수면 위로 떠오르고, 딸을 지키려는 미령과 진실을 밝히려는 은호의 고군분투가 시작된다.

이 작품의 특징은 사회의 어두운 일면을 정면으로 주시한다는 점이다. 디지털 성범죄, 주거 침입, 강간 미수 등은 창작물에서 더 이상 새로운 소재가 아닐 정도로 빈번한 사건들이다. 그 가운데 성범죄는 뿌리가 뽑히기는커녕 점점 그 수법이 진화되고 있으며, 처벌 수위는 솜방망이이라는 표현이 구태의연할 정도다. "너무 시끄러워서 움직이지 않을 수 없을 정도로 소리치고 채근해야 하는 사건이 성범죄"라고 말하는 정 작가는 그 신념을 이 소설에 담았다.

 이 작품의 또 다른 특징은  선과 악으로 이분할 수 없는 주요 인물들의 성격이다. 사건 당사자들과 가족, 그 사건을 수사하는 형사 모두 자기만의 동기와 명분으로 따로 움직인다. 살해당한 청소년의 부모는 그들만의 방식으로 자식의 죽음을 애도하고, 살인 및 살인 미수 용의자는 의외로 순순하게 체포되며, 미령은 살해될 뻔한 딸을 지키기 위해 동료 은호와 떨어져 진상을 홀로 파헤친다. 이들 모두를 주시하는 은호만이 명분이 아닌 사실과 진실 자체에 접근하려 몰두한다. 바로 여기에서 소설 후반부의 팽팽한 긴장감이 발생한다.

진상보다는 각자 동기와 명분으로 움직이는 이들에게 독자들은 손가락질하기 힘들고, 진실을 드러내고자 하는 은호를 응원만 하기도 힘들어진다. 독자는 마지막 장면까지 다 읽은 뒤에야 제목을 이해하고 거짓과 진실에 대해 자기만의 답을 내야 하는 숙제를 안게 된다. 256쪽, 요다, 1만4000원.

[서울=뉴시스] 디어 에드워드 (사진=쌤앤파커스 제공) 2020.08.07.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디어 에드워드 (사진=쌤앤파커스 제공) 2020.08.07. [email protected]

◇ 디어 에드워드  

추락한 비행기에 남은 유일한 12살 에드워드의 트라우마 극복기를 담은 작가 앤 나폴리타노의 장편소설은 항공기 사고에서 착안했다. 저자는 2009년 에어프랑스 447편 추락사고와 2010년 아프리키야 항공 771편 사고에서 영감을 얻어 소설을 집필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2010년 아프리키야 항공 771편 사고에서는 9살 네덜란드 소년이 유일한 생존자였다.

실화와 같은 생생한 묘사, 매력적인 캐릭터들이 펼치는 따뜻하고도 희망적인 이야기를 담은 이 소설은 출간 즉시 아마존 베스트셀러, 이달의 베스트 북, '뉴욕타임스' 8주 연속 베스트셀러에 오르며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전 세계 28개국에 번역 출간됐다.

2013년, 192명을 태운 LA행 비행기가 뉴욕에서 이륙한다. 7시간 후, 비행기는 LA에 도착하지 못하고 추락한다. 전원 사망했을 거라 예상한 사고에 놀랍게도 단 한 명의 생존자가 있었다. 유일한 생존자인 열두 살 소년 에드워드는 부모님과 형을 잃고 ‘신이라 불린 소년’이 된다. 온 나라가 발칵 뒤집혔고, 언론과 대중은 에드워드에게 폭발적인 관심을 보인다.

사고 후 에드워드는 이모 내외와 함께 지내며 느리고 고통스러운 회복의 과정을 견뎌낸다. 다행히 동갑내기 옆집 소녀 쉐이와 깊은 우정을 나누며 학교에도 다시 나가게 되었고, 겉으로는 차츰 정상적인 삶의 궤도를 되찾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던 어느 날, 에드워드와 쉐이는 우연히 뒷마당 창고에서 수백 통의 편지가 든 더플 백 2개를 발견한다. 사고 비행기에 함께 탑승했던 희생자의 유족들이 보낸 편지부터, 사고 현장에서 에디를 발견하고 구해준 구조대원의 편지, 정체 모를 700만 달러짜리 수표까지 미국 전역에서 에드워드에게 보내온 편지들이다.

쉐이와 함께 편지들을 읽어본 에디는 자신에게 주어진 숙제를 깨닫는다. '디어 에드워드'로 시작되는 수백 통의 편지는 미처 하지 못했던 말, 고백하지 못한 사랑, 뒤늦은 용서와 후회, 감사로 가득했다. 소설 속 인물들은 갑작스러운 이별 앞에서 자신이 진정으로 전하고 싶었던 말이 무엇인지를 보여준다. 공경희 옮김, 464쪽, 쌤앤파커스, 1만5000원.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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