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로 나온 전공의들…"의대 증원은 정치 슬로건일뿐"

기사등록 2020/08/07 14:55:09

오후 2시, 여의대로서 대규모 집회

오전 7시부터는 집단 휴진도 진행

"'의무복무 지역 의사' 선택은 망상"

'휘청이는 병원, 수련환경 조성하라'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집단휴진에 나선 대한전공의협의회가 7일 서울 여의도 공원에서 집회를 열고 의대 정원 확대, 공공의대 설립 반대 등을 촉구하는 시위를 하고 있다. 2020.08.07. photocdj@newsis.com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집단휴진에 나선 대한전공의협의회가 7일 서울 여의도 공원에서 집회를 열고 의대 정원 확대, 공공의대 설립 반대 등을 촉구하는 시위를 하고 있다. 2020.08.07.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이기상 기자 = 인턴과 레지던트 등 대형병원 전공의들이 보건복지부(복지부)의 의대 정원 확대와 공공의대 설립 정책에 반대하며 7일 거리로 나섰다.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가 주축이 돼 오전 7시부터 집단휴진에 돌입한 이들은 여의도에 모여 정부의 의료 정책을 비판했다.

대전협은 이날 오전부터 진행한 집단휴진 등 '젊은의사 단체행동'의 일환으로 오후 2시30분부터 영등포구 여의대로 일대에서 야외집회를 개최했다.

개회사를 맡은 대전협 박지현 회장은 "지난 1일 비상사태 선포 이후 우리들의 바람은 무너져 왔다"면서 "싫은 것은 싫다고 하고, 옳은 일을 하고 싶은 마음 뿐"이라고 말했다.

대전협 측은 정부 의료 정책에 대해 "우리나라는 세계 최초 출산율 0명대의 '인구소멸국가'에 진입했으나 의사 증가율은 2.4%로 OECD 국가 중 1위"라면서 "국민 여러분이 더 많은 의사가 필요하다고 느끼는 것은 수도권에 대다수 의료기관이 집중돼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금도 공공의료원보다는 민간병원을, 지방병원보다는 수도권 대형병원을 선호하는 국민이 많은데, 의무복무하는 '지역의사'를 선택할 것이라는 생각은 망상"이라면서 "또다시 부실 의대를 양산하는 포퓰리즘 정책을 내놓은 것 아니냐"면서 정부 정책을 비판했다.

대전협 측은 "살인적인 업무환경과 처우 개선이 이뤄지지 않은 단순한 인력 증원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다"면서 "정치 슬로건일 뿐인 의대 확대 정책이 아니라 중대하고 실질적인 문제들에 대해 저희의 외침을 외면하지 말아달라"고 말했다.

오후 2시였던 당초 집회 시작 시간은 참석한 전공의들이 많아 체온 체크, QR코드 입장 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조치 등으로 지연됐다. 주최 측은 참석한 전공의들에게 페이스쉴드를 나눠주기도 했다.

여의도공원 10~11번 출입구 앞을 가득 메운 전공의들은 모두 티셔츠 앞 또는 뒤에 흰색 바탕의 검은 글씨로 '레지던트', '인턴' 명찰을 달았다. '휘청이는 공공병원 수련환경 보장하라', '앞에선 덕분에, 뒤에선 입맛대로' 등의 피켓도 들었다.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집단휴진에 나선 대한전공의협의회가 7일 서울 여의도 공원에서 집회를 열고 의대 정원 확대, 공공의대 설립 반대 등을 촉구하는 시위를 하고 있다. 2020.08.07. photocdj@newsis.com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집단휴진에 나선 대한전공의협의회가 7일 서울 여의도 공원에서 집회를 열고 의대 정원 확대, 공공의대 설립 반대 등을 촉구하는 시위를 하고 있다. 2020.08.07. [email protected]
대전협이 나눠 준 '나는 ○○○이 되고 싶다'라고 적힌 피켓에 전공의들은 '올바른', '소신 있는', '행동하는' 등의 문구를 직접 적었다.

한편 이날 시작된 집단휴진은 오는 8일 오전 7시까지 계속된다. 전공의들은 이날부터 연차 신청 등을 통해 집단휴진을 진행하고 있다. 전국 8곳의 인턴과 레지던트 등 전공의 전체와 의과대학 및 의학전문대학원 재학생이 참여 대상이다.

당초 이들은 응급실, 중환자실, 수술실 등 필수 의료분야 전공의들은 휴진하지 않겠다고 밝혔으나, 이후 모든 전공의의 휴진을 독려했다. 대전협은 수련병원 내 대체 인력 투입, 당직 변경 등이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의료 공백은 없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대전협은 1만6000여명에 달하는 전국 전공의 대부분이 참여할 것으로 봤다.

정부는 전날(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대전협과 간담회를 개최했지만, 집단휴진을 철회할 정도의 논의는 진전되지 않았다.

박지현 대전협 회장은 간담회 직후 기자들에게 "의대 정원을 늘리고, 공공 의대를 설립하는 정책을 밀어붙일 게 아니라 의료계와 전문가를 앉혀서 어떤 요소가 부족한지 합리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자는 것"이라며 "공약이기 때문에 밀어붙인다는 주장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와 의료계는 서울 등 수도권에 의사 쏠림 현상이 심해 지역 간 의료 격차 해소가 필요하다는 데엔 동의하지만, 방법론에서 대립하고 있다. 정부는 의대 정원 증원을 우선에 뒀고, 의료계는 수가 인상 등 시장경제 원리로 풀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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