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고 '흑인분장' 논란…"인종차별" vs "패러디일뿐"

기사등록 2020/08/08 06:01:00

의정부고, 졸업사진에 '관짝소년단' 패러디

일부 고3 학생들, 얼굴 검게 칠하고 분장

샘 오취리 "흑인들 입장에서 불쾌한 행동"

SNS서 네티즌 논쟁…댓글 1만7000개 넘어

찬성 네티즌 "사진 불쾌감 표할 권리 있어"

반대 "'밈' 따라했을 뿐…패러디 개념 모르나"

[서울=뉴시스] 매년 화제의 인물을 패러디한 졸업사진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 경기 의정부고 학생들이 흑인으로 분장한 사진을 공개한 가운데, 가나 출신 방송인 샘 오취리가 "이는 불쾌한 행동"이라는 입장을 밝히면서 인종차별 논란이 불거졌다. 2020.08.07. (사진 = 샘 오취리 인스타그램 갈무리)
[서울=뉴시스] 매년 화제의 인물을 패러디한 졸업사진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 경기 의정부고 학생들이 흑인으로 분장한 사진을 공개한 가운데, 가나 출신 방송인 샘 오취리가 "이는 불쾌한 행동"이라는 입장을 밝히면서 인종차별 논란이 불거졌다. 2020.08.07. (사진 = 샘 오취리 인스타그램 갈무리)
[서울=뉴시스] 박민기 기자 = 매년 화제의 인물과 유행 콘텐츠 등을 패러디한 졸업사진으로 주목을 받는 경기 의정부고 학생들이 최근 '밈(meme·인터넷상에서 전파되는 유행 콘텐츠)'을 따라 흑인으로 분장한 사진을 공개한 가운데, 가나 출신 방송인 샘 오취리가 "불쾌한 행동"이라는 입장을 밝히면서 인종차별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명백한 인종차별"이라는 입장과 "표현의 자유" 등의 의견들이 엇갈리면서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8일 의정부고 등에 따르면 이 학교 학생자치회는 지난 3일 페이스북에 '2020 의정부고 졸업사진 단체모음집'을 올렸다.

이 중 일부 학생들이 최근 SNS 등에서 화제가 된 '관짝소년단'을 패러디하기 위해 얼굴을 검게 칠하고 관을 어깨에 메고 있는 졸업사진을 올렸는데, 샘 오취리는 자신의 SNS에 해당 사진을 올리고 "저희 흑인들 입장에서 매우 불쾌한 행동" 등의 입장을 전했다.

샘 오취리는 "2020년에 이런 것을 보면 안타깝고 슬프다. 웃기지 않다"며 "흑인들 입장에서 매우 불쾌한 행동이다. 제발 하지 말아달라"고 적었다.

그는 "(흑인) 문화를 따라하는 것은 알겠는데 굳이 얼굴까지 (검게) 색칠을 해야 하느냐"며 "한국에서 이런 행동들이 없었으면 좋겠다. 서로의 문화를 존중하는 것이 가장 좋다"고 했다.

이 같은 샘 오취리의 SNS 게시물에는 찬성과 반대 입장을 밝히는 네티즌들이 몰리며 전날 오전 기준 1만7000개가 넘는 댓글들이 달렸다.

샘 오취리의 입장에 찬성하는 네티즌들은 "샘이 맞는 말 했다. 졸업사진이 아무리 나쁜 의도가 아니었어도 기분이 나쁠 수 있다", "의정부고 졸업사진이 표현의 자유이기는 하지만, 샘 오취리도 저 사진을 보고 불쾌감을 표현할 권리가 있지 않나" 등의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인터넷에서 유행한 밈을 따라한 학생들이 인종차별을 했다고 보는 것은 과하다고 주장도 나왔다.

한 네티즌은 "겉보기에는 몰랐는데 상당한 피해의식이 있는 것 같다. 패러디의 개념을 잘 모르는 것 같다"고 했고, 다른 네티즌은 "흑인을 따라하려고 얼굴을 검게 칠한 것이 인종차별이면, 하얗게 화장하고 다니는 사람들은 다 백인을 비하하는 것이냐"고 적었다.

이 외에 일부 네티즌들은 샘 오취리가 해당 졸업사진을 찍은 학생들의 얼굴을 가리지 않은 사진을 그대로 SNS에 올린 것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이들은 "앞 뒤 설명없이 (학생들) 사진과 함께 '얘네 너무 무지하다'고 올리면 누가 봐도 욕해달라는 것밖에 더 되느냐. 학생들 사진은 지워라", "사진이나 모자이크 처리를 해야지 학생들이 뭘 안다고 국제적으로 욕을 먹어야 하나", "저 아이들은 비하가 아니고 코스프레를 한 것인데 무슨 자격지심이냐. 일반인 학생들 초상권이나 지켜주고 사진 내려라" 등의 댓글들을 올렸다.

한편 의정부고 측은 샘 오취리의 SNS상 발언에 대한 공식입장을 낼 계획이 현재까지는 없다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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