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애인간 평소 촬영 허락해도 잠든 사진찍는 건 불법"

기사등록 2020/08/09 09: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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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인 폭행에 감금…불법촬영까지 저지른 남성
1·2심 "명확한 반대의사 없어"…불법촬영 무죄
대법 "명확한 반대 없었다고 촬영동의는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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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김재환 기자 = 애인 관계에서 평소 촬영을 허락했다는 이유로 잠든 상태의 사진까지 불법촬영이 아니라고 본 판결에 대해 대법원이 "동의 없이 촬영한 것"이라며 다시 판단하도록 했다.

대법원 2부(주심 박상옥 대법관)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촬영), 감금, 상해 등 혐의로 기소된 A씨의 상고심에서 벌금 3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부산지법으로 돌려보냈다고 9일 밝혔다.

A씨는 지난 2018년 애인인 B씨를 주먹과 발로 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폭행 과정에서 A씨는 병원에 가게 해달라는 B씨에게 '안 죽는다'며 2시간 동안 집에 감금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2017년과 2018년에는 잠든 B씨를 동의 없이 휴대전화로 여러 차례 촬영한 혐의로도 기소됐다.

1심과 2심은 A씨의 감금과 상해 혐의를 유죄로 보면서도 불법촬영 혐의는 무죄라고 했다.

먼저 1심은 "자신의 애인을 주먹과 발로 폭행하고 감금까지 했다"라며 "그러나 자신의 잘못을 깊이 반성하고 범행이 우발적으로 발생했다"며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이어 "A씨가 B씨를 촬영하기 전 명시적 동의를 받지 않은 사실이 인정된다"면서도 "평소 명시적·묵시적 동의 하에 많은 촬영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고, 증거만으로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신체를 의사에 반해 촬영했다는 고의가 있었다고 단정하기 부족하다"며 불법촬영 혐의는 무죄를 선고했다.

2심도 1심의 판결을 유지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명확한 반대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고 해서 모든 촬영을 동의한 것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B씨가 깨어 있는 상태에서 촬영하는 것에 대해 동의하고 명시적인 반대 의사를 표시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A씨에게 언제든지 자신의 신체를 촬영하는 것에 동의했다거나 잠들어 있는 상태에서 묵시적으로 동의했다고 쉽게 단정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A씨는 B씨로부터 신체 촬영 영상을 지우라는 말을 들었다"면서 "A씨도 B씨의 의사에 반해 촬영한다는 미필적 인식이 있었던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B씨는 경찰에서 'A씨가 촬영물을 유포하겠다고 협박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며 "고소의 경위를 의심할 만한 사정이나 B씨의 동의를 추정할 만한 다른 사정을 발견할 수 없다"며 사건을 파기환송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cheerleader@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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