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의 비밀②]수면무호흡증, 방치하면 치명적 합병증 부른다

기사등록 2020/08/06 12:00:00

수면무호흡증 환자 5년새 189% 늘어…건보 적용 영향

만성피로·두통 유발…방치시 심장마비·치매 유발할수도

양압기 치료가 일반적…치료효과 높지만 계속 착용해야


[서울=뉴시스] 안호균 기자 = 직장인 김성근(36)씨는 코를 심하게 곤다. 이전까지는 코골이를 큰 문제로 생각하지 않았지만 최근 충분히 잠을 자고 일어나도 피로감을 느끼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수면 장애가 아닌지 걱정되기 시작했다. 특히 술을 마신 날은 자면서 숨을 거의 쉬지 못한다고 가족들도 걱정한다. 아침에 일어나면 특별하 이유 없이 심한 두통이 느껴질 때도 있다. 김씨는 수면클리닉을 찾아 정확한 검사와 치료를 받아보기로 했다.

수면 중 호흡이 제대로 하지 못하는 질환의 정확한 명칭은 수면무호흡증이다. 수면무호흡증 환자는 대개는 코골이 증상을 보인다. 2018년 수면무호흡증과 수면다원검사에 건강보험이 적용되면서 김씨처럼 심한 코골이로 병원을 찾는 사람은 급증하고 있다. 6일 보건의료빅데이터개방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2015년 2만8975명이던 수면무호흡증 환자는 2019년 8만3683명으로 5년새 189%나 늘었다.

과거에는 코골이를 심각한 장애나 질병으로 인식하지 않았다. 하지만 수면무호흡증이 수면의 질을 크게 떨어뜨리고 건강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요소로 밝혀지면서 사람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수면무호흡증 환자의 경우 잠을 충분히 자고 일어나도 피곤함, 졸림 등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아침에 일어났는데 목덜미가 뻐근하거나 두통이 느껴지는 것도 수면무호흡증의 대표적인 증상이다. 산소가 부족해 뇌로 향하는 미세혈관에서 혈액순환이 잘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다. 편두통 환자의 경우에도 수면무호흡증 치료를 하면 편안함을 느끼는 경우가 있다는게 수면의학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또 수면무호흡증을 방치하면 집중력 저하, 고혈압, 심장마비, 당뇨, 뇌졸중, 치매 등의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최근에는 수면무호흡증을 방치하면 뇌의 기능을 떨어뜨리고 뇌 조직을 손상시킨다는 연구 결과도 있었다. 심한 수면무호흡증 환자의 경우 과음하거나 수면제를 먹고 자면 질식으로 생명이 위협받을 수도 있다고 한다.

코골이는 수면무호흡증의 대표적인 증상이지만 반드시 두 개가 동시에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코를 골지 않는 수면무호흡증 환자도 있다. 날씬하고 코를 골지 않는 여성이지만 양악수술을 하고 나서 기도가 좁아져 수면무호흡증이 발생하는 경우가 있다. 반대로 코는 골지만 수면무호흡증이 아닌 경우도 있다. 일반적으로 무호흡이란 호흡이 10초 이상 정지하는 상태를 말한다.

수면무호흡증은 비만과도 상관 관계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비만한 사람이 살을 빼고 코골이 증상이 개선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비만이 아닌 수면무호흡증 환자도 많은 편이다.

국제수면전문가인 이지현 드림수면클리닉 원장은 "외국에서는 비만이면서 수면무호흡증인 경우가 많지만 우리나라에서는 과체중 정도이긴 하지만 비만이 아닌 경우가 더 많다"며 "해부학적으로 한국, 중국, 일본 등 극동 지역 사람들은 수면무호흡증이 잘 생기는 구조"라고 말했다.

코골이가 심하거나 코골이 중 호흡의 단절이 있는 경우, 숨이 막혀서 잠에서 깨는 경우, 주간에 과도하게 졸린 경우 등은 병원을 찾아 수면장애가 있는지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가장 일반적인 검사는 수면다원검사다. 호흡 뿐만 아니라 심전도, 뇌파, 수면 단계·구조, 근육 긴장도, 안구 운동, 수면 자세 등을 종합적으로 점검해 어떤 수면장애가 있는지를 진단한다. 수면클리닉에 하루 입원해 잠을 자면서 검사를 진행한다.

과거에는 코골이 수술을 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건강보험 적용 이후 양압기 착용이 일반적인 수면무호흡증 치료법으로 자리잡는 추세다. 마스크 처럼 생긴 양압기는 공기압을 이용해 환자의 기도가 막히지 않게 유지해준다.

이 원장은 "미국에서도 코골이와 수면무호흡증의 95%는 양압기로 치료한다"며 "5% 이내에서 수술의 반응이 좋을 것으로 예상되는 경우에만 수술을 한다. 수술은 2~3년 지나면 재발하는 경우가 많아 선택적으로 시행한다"고 언급했다.

과거 수면무호흡증 환자들에게 200~300만원에 달하는 양압기 가격은 큰 부담이었다. 하지만 건강보험 적용 이후 매달 1만~2만원 대의 임대료를 내고 양압기를 임대할 수 있게 됐다.

다만 잠을 잘 때마다 기구에 의존해야 한다는 불편함은 있다.

이 원장은 "양압기는 계속 사용을 해야 한다. 얼굴에 무엇인가를 쓰고 자야하니까 적응 기간이 좀 필요하지만 그렇게 힘들지는 않다. 안경과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된다"며 "예전에는 크기가 굉장히 컸지만 지금은 여성들이 들고다니는 파우치처럼 주머니에 쏙 들어가는 양압기도 나왔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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