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암상 내년부터 과학분야 확대 시상…이재용 '동행' 기초과학까지 보폭 넓혀

기사등록 2020/08/04 08:22:47

과학상 2개 부문 시상으로 분리, 확대 개편

기초과학분야 국가 경쟁력 제고 위한 결정

이재용 부회장이 제안…동행 철학의 일환


【서울=뉴시스】최동준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일 오후 서울 중구 순화동 호암아트홀에서 열린 2015 호암상 시상식에 참석 하고 있다. 2015.06.01.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최동준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일 오후 서울 중구 순화동 호암아트홀에서 열린 2015 호암상 시상식에 참석 하고 있다. 2015.06.01.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고은결 기자 = 호암재단은 2021년부터 기존 호암과학상을 과학상 물리·수학부문, 과학상 화학·생명과학부문으로 분리해 확대 개편하기로 결정했다고 4일 밝혔다.

호암상은 호암 이병철 선생의 인재제일과 사회공익 정신을 기려 학술·예술 및 사회발전과 인류복지 증진에 탁월한 업적을 이룬 인사를 현창하기 위해 1990년 이건희 삼성 회장이 제정했다.

올해 호암상 제정 30주년을 맞은 호암재단은 전 세계적인  코로나 확산에 따라 과학기술 분야에 대한 국가적 역량이 더욱 중요해지는 상황에서 기초과학분야의 연구 장려와 지원 확대가 필요하다는 국내외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했다.

이에 따라 2021년부터 호암상은 ▲과학상(물리·수학부문, 화학·생명과학부문) ▲공학상 ▲의학상 ▲예술상 ▲사회봉사상으로 시상되며 수상자들에게는 상장과 메달, 상금 3억원이 수여된다. 총 상금은 기존 15억원에서 18억원으로 3억원이 늘어난다.

호암재단은 1991년부터 국내외 한국계 연구자들을 발굴해 호암과학상을 수여함으로써 기초과학분야를 지원하고 한국 과학계의 국제적 위상을 높이는데 기여해 왔다.

기존에는 과학 전분야를 대상으로 단일 과학상을 시상해 왔으나, 이번에 호암과학상을 물리·수학부문과 화학·생명과학부문으로 분리, 확대 개편함으로써 한국 기초과학 분야의 경쟁력 제고에 힘을 보탤 전망이다.

물리와 수학은 전통적으로 밀접한 학문이며, 화학과 생명과학은 융복합화가 심화된 분야로, 호암재단은 국내외 다수의 학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폭넓게 수렴하고 국제 과학계의 흐름을 반영해 개편 방안을 결정했다.

기초과학분야를 강화하겠다는 것 자체로 의미가 크지만, 처음 제안한 이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며 재계 안팎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이재용 부회장은 공학이나 의학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취약한 것으로 평가되는 기초과학분야에 대한 지원을 확대, 산업 생태계의 기초를 더 단단히 해 궁극적으로 국가 경쟁력 제고에 기여하자는 취지로 확대 시상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호암재단은 이 부회장의 제안을 받은 이후, 역대 호암상 수상자, 호암상 심사위원, 호암상 위원, 노벨상 수상자 등 국내외 다수의 학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폭넓게 수렴해 최종 확정했다.

학계에서는 호암 과학상을 세분화해 확대하는 것이 국가 기초과학 발전에도 기여할 것으로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으며, 이는 국제 과학계의 흐름에도 부합한다.

스웨덴 노벨상은 과학상을 물리상과 화학상 등 2개 부문, 홍콩의 쇼(Shaw)상도 천문학과 수학 등 2개 부문에 대해 시상한다.


[서울=뉴시스] 박미소 기자 = 15일 오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의 깃발이 휘날리고 있다. 2020.07.15.  misocamera@newsis.com
[서울=뉴시스] 박미소 기자 = 15일 오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의 깃발이 휘날리고 있다. 2020.07.15.  [email protected]


아울러 호암재단의 기초과학분야 지원 확대는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철학의 한 단면을 보여준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 부회장은 최근 '시스템반도체 2030년 세계 1위' 비전을 발표하는 등 미래를 향한 도전 의지를 밝히면서 삼성 자체만이 아니라 주변 환경을 함께 업그레이드하겠다는 '동행'을 강조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올해 1월 삼성전자 사장단 간담회에서는 "우리 이웃, 우리 사회와 같이 나누고 함께 성장하는 것이 우리의 사명이자 100년 기업에 이르는 길"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삼성은 기존 시장에서 1등이 되는 차원을 넘어 미래를 만들 수 있는 근원적인 경쟁력을 확보해야 하는 새로운 상황에 처했다. 중소기업은 물론 협력업체, 그리고 산업의 기반을 이루는 기초과학 분야에 이르기까지 모두 함께 미래로 나아가는 '동행'이야말로 삼성이 새로운 미래시장을 개척하고 초격차를 확대하는 근원적인 힘이라는 게 이 부회장의 판단이다.

기초과학 분야를 더 배려하는 호암상 시상 확대 제안도 이 부회장의 평소 생각에 근간을 뒀다는 분석이다.

삼성은 이미 기초과학 분야 지원에 힘을 쏟아 왔다. 삼성은 미래기술육성사업을 통해 물리와 수학 등 기초과학 분야의 혁신적인 연구를 직접 지원하고 있다. 2013년부터 현재까지 총 601개의 과제에 7713억원이 지원됐다. 또한 국내 대학들의 미래 기술과 인재 양성을 위해 올해도 산학협력에 1000억원 이상을 투자하기로 했다.

한편, 호암상은 올해 30회 시상까지 총 152명의 수상자들에게 271억원의 상금을 수여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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