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 소스 바르지 않고 뿌려서 계약해지…대법 "부당하다"

기사등록 2020/08/03 13:17:31
  • 트위터
  • 페이스북
  • 카카오톡
  • 카카오스토리
  • 문자
  • URL
호식이두마리치킨, 매뉴얼 어겼다며 계약 해지
1·2심 "붓 써야 한다고 명시 안 됐다"…책임 인정

associate_pic5
[서울=뉴시스] 김재환 기자 = 치킨에 소스를 붓으로 바르지 않고 스프레이로 뿌렸다는 이유로 가맹점 계약을 해지한 호식이두마리치킨에 대해 대법원이 2000만원의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했다.

대법원 2부(주심 안철상 대법관)는 A씨가 최호식 전 호식이두마리치킨 회장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일부 승소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3일 밝혔다.

호식이두마리치킨의 가맹점주였던 A씨 등 7명은 지난 2015년에서 2016년 사이 운영 매뉴얼 위반을 이유로 계약 해지 통보를 받았다. 당시 호식이두마리치킨은 자사에서 공급하는 닭이 아닌 다른 닭의 살을 가져와 조리에 사용하면 안 된다는 등의 매뉴얼을 가맹점주들이 어겼다고 했다.

A씨의 경우에는 간장치킨에 소스를 뿌릴 때 붓이 아닌 스프레이를 썼다는 이유로 계약을 해지했다.

이에 A씨 등 가맹점주들은 호식이두마리치킨이 중량이 부족하고 조각 수가 일정하지 않은 닭을 강제로 구매하게 해 다른 닭의 살을 가져올 수밖에 없었다며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1심은 A씨의 계약 해지만 부당하다고 봤다.

구체적으로 "A씨 등이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불량 닭 공급으로 인해 매뉴얼을 위반한 사실을 인정하기 부족하다"면서 "가맹점주들은 호식이두마리치킨이 공급하지 않은 닭고기를 사용했거나 다른 제품에서 살점을 떼 내 매뉴얼을 위반해 계약을 즉시 해지할 수 있다"며 가맹점주들의 청구를 기각했다.

다만 A씨와 관련해서는 "조리 매뉴얼에 간장소스를 붓을 이용해 바른다고 명시하고 있지 않다"며 "A씨와의 계약이 갱신돼도 호식이두마리치킨이 손해를 입는다고 볼 사정은 없는 반면, 약 12년에 걸쳐 영업을 하던 A씨는 계약 갱신 거절로 상당한 재산상 손해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며 A씨에게 20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2심도 1심과 같은 판결을 유지했으며, A씨와 관련된 부분만 대법원의 판단을 받게 됐다.

대법원은 A씨가 가맹점을 운영한 지 12년이 돼 가맹사업법상 계약갱신을 요구할 권리가 인정되지 않지만, 거절 사유가 신의칙에 반해 예외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비록 A씨가 계약을 체결한 지 10년이 경과해 계약갱신 요구권이 인정되지 않는다"면서도 "호식이두마리치킨의 계약 거절 행위에는 신의칙에 반해 허용될 수 없는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A씨가 간장치킨 조리 과정에서 분무기를 사용한 것은 조리 매뉴얼을 고의적으로 어기려고 한 행위로는 보이지 않는다"라며 "나름 조리방법을 개선하기 위해 한 행위에 불과해 보인다"고 부연했다.

재판부는 "호식이두마리치킨은 우월한 거래상 지위를 남용해 부당하게 가맹계약 갱신을 거절해 가맹점주에게 불이익을 부과했다"며 "가맹사업법이 금지하는 불공정 거래행위를 원인으로 손해배상을 인정한 것은 정당하다"며 상고를 기각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cheerleader@newsis.com

기사등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