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2일에도 서울시의 입장발표가 있었다. 피해자 보호 여성단체의 민관합동조사단 불참 선언에 대한 서울시의 입장 등이 소개됐다. 이때도 서 권한대행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발표자는 역시 대변인이었다.
성추행 의혹을 받고 있는 박 전 시장의 유고로 서울시는 최근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서울시 내부 분위기는 여전히 혼란스러운 모습이다. 공무원들의 사기도 많이 떨어진 상태라고 한다. 여기에 박 전 시장이 주도했던 '그린벨트(개발제한구역) 사수'도 시장의 사망 후 외부압박을 가장 많이 받았다.
박 전 시장 궐위 후 서정협 행정1부시장이 권한대행은 맡았다. 하지만 기대했던 서 권한대행의 적극적인 모습은 잘 보이지 않고 있다. 박 전 시장 성추행 의혹, 성추행 피해자 보호단체의 조사단 참여 불참, 광화문광장에 불법 설치된 고 백선엽 장군의 시민분향소, 서울지역 그린벨트 보존, 부동산 공급확대 등 서울시의 공식적인 입장이 필요한 이슈에서도 말을 아끼고 있는 것이다.
박 전 시장 재임 시절 서울시는 수많은 비판 속에서도 자신들의 목소리를 냈다. 전국민 고용보험, 개발이익 광역화 등 전국적인 이슈에도 항상 자신들의 주장을 펼쳤다. 부동산과 관련된 이슈에는 베를린의 사례를 들며 '서울시장에게 임대료 상한을 제한할 수 있는 권한을 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울시가 처음 시작한 '따릉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일반인 선제검사 등은 서울을 넘어 전국적인 정책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의 서울시를 이끌어가는 서 권한대행은 목소리를 아끼고 있다. 서 권한대행에게 대권후보였고 정치적 영향력도 있었던 박 전 시장과 같은 모습까지 기대하는 것은 아니다. 전국적인 모든 이슈에 목소리를 내달라고 요구하는 것은 더욱 아니다. 다만 일련에 벌어졌던 박 전 시장과 관련된 의혹, 서울시의 핵심 정책, 주요 사안만이라도 서 권한대행의 의견을 듣고 싶을 뿐이다.
정책을 추진하는 공무원들에게 힘을 싣기 위해서라도 서 권한대행이 전면에 나설 필요가 있다. '책임은 내가 질 테니 적극적으로 일해 달라', '서울시에는 문제가 없다'는 신호를 보내야만 직원들의 사기도 올라갈 것이다.
서 권한대행은 내년 4월 보궐선거가 열리기까지 앞으로 8개월이란 시간을 보내야 한다. 무엇을 하든지 시간은 지나간다. 말을 아끼며 침묵을 선택할지, 리더쉽·추진력·책임감으로 서울시 이끌 것인지는 서 권한대행에게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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