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팔' 모든 합의 파기" 팔레스타인, 경제와 삶 악화

기사등록 2020/07/29 07:27:03

전문가들 "서안 합병후 내린 결정에 주민들만 희생 "

금융거래 여행불편 등 곤란심해.. 삶의 질 저하

월 세입액도 끊겨 '팔'정부 재정위기

[요르단밸리=AP/뉴시스]24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시위대가 요르단 밸리 파사일 마을에서 이스라엘의 요르단강 서안지구 합병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이며 이스라엘군과 충돌하고 있다. 모하메드 쉬타예 팔레스타인 총리는 이스라엘이 요르단강 서안 일부 지역을 합병하는 그 어떤 행위도 "용납할 수 없다"라고 재차 강조했다. 2020.06.25.
[요르단밸리=AP/뉴시스]24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시위대가 요르단 밸리 파사일 마을에서 이스라엘의 요르단강 서안지구 합병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이며 이스라엘군과 충돌하고 있다. 모하메드 쉬타예 팔레스타인 총리는 이스라엘이 요르단강 서안 일부 지역을 합병하는 그 어떤 행위도 "용납할 수 없다"라고 재차 강조했다. 2020.06.25.
[서울=뉴시스] 차미례 기자 =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가 이스라엘 및 미국과 맺은 모든 상호 협정과 양해 각서 등을 파기하기로 한 이후 팔레스타인 주민들의 삶의 질이 급속도로 악화하고 있다고 현지 전문가들이 분석했다.

신화통신이 전한 이 역효과들 가운데에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가 5월27일 이후로 겪고 있는 극심한 재정위기,  이스라엘과의 협조로 수행해오던 국경 수비 등의 업무를 파기한 뒤로 시작된 안전보장 제도의 위기 등이 가장 크다.

라말라에서 활동 중인 정치분석가 가산 알-카티브는 이스라엘과의 크고 작은 모든 관계를 다 동결시키고 난 뒤로 "팔레스타인 주민들만 고통이 심해졌으며 이스라엘과의 정치적 협정 뿐 아니라 생활상의 모든 협력을 없애고 난 댓가를 국민이 치르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새로운 사회적 제약과 어려운 삶의 변곡점에 들어와 있다.  여행을 하는데에도 불편이 크고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의 재정이 악화되면서 일상적인 삶의 조건과 안보 등에서 점점 더 큰 위협을 당하고 있다"고 알-카티브는 말했다.

 하지만 팔레스타인 국민들은 지난 5월 17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서안지구 영토 불법 확장을 공공연하게 밝힌데 반발해서 PA정부가 이스라엘과의 모든 합의를 파기한 데 대해 아무런 불평도 하지 않는다.  이스라엘을 향해 단결된 모습을 보이는 것이 이스라엘의 불법 점령에 대항해서 싸우는 정부에 힘을 실어 준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과의 교역에서 거둬들이는 세금 일부를 다달이 받아 쓰던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는 이번 일로 재정파탄의 위기에 처하게 되었다고 경제전문가들은 분석한다.

심각한 재정난 때문에 PA정부는 공무원과 보안군의 봉급조차도 팔레스타인 은행들로부터 대출을 얻어 부분적으로만 지급하고 있는 상황이다.

슈크리 비샤라 PA정부 재무장관은 앞서 팔레스타인 정부의 수입이 이스라엘과의 세입 정기 배당금을 받지 않는데다가 코로나19 위기까지 겹치는 바람에 앞으로 80% 이상 감축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게다가 여행도 문제다.  이틀전 이스라엘 정부는 서안지구와 요르단 사이의 국경을 통과하려는 유아 2명과 그 부모들의 통행을 금지시켰다.  그 부모들이 아기를 민간인 명부에 등록을 시키지 않았다는 것이 이유였다.     

팔레스타인 외무부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이미 서안지구에서 외국으로 나가려는 팔레스타인 주민 11명의 출국을 금지했다.  이스라엘과 PA가 합의했던 민간인 등록부의 기록에 최근 새로 발급된 여권들이 등록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이스라엘 당국은 밝혔다.

합의를 파기한 5월 17일 부터 팔레스타인 정부는 신생아의 출생신고와 16세 이상 주민에게 발급하는 신분증 및 새 여권을 이스라엘과의 합의에 따라 실시해오던 민간인 주민 등록부에 기재하지 않고 있다.

그 이전에는 PA정부가 매일 신규 출생 등록등 관련 서류를 양국 합동사무소로 보내서 정보를 공유해왔다.

그 뿐만이 아니라 팔레스타인은 서안지구의 이스라엘이 완전히 지배하고 있는 C 지구의 광대한 지역에 대한 보안과 관리에도 애를 먹고 있다.  합의에 따라 공동관리하던 것을 중지했기 때문이다.

라말라에 있는 마사라트 연구소의 하니 알-마스리 소장은 "모든 협력관계와 합의를 단 칼에 파기하는 것은 쉬운일이 아니다.  한번의 결정으로 그렇게 하는 데에는 너무도 어려운 과정이 뒤따른다"며 우려했다. 그러면서 굳이 관계를 끊으려면 서서히 단계적으로 시행해서 마침내 전면 파기에 이르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팔레스타인 경제부도 이번 조치로 팔레스타인 지역에 수입되는 모든 수입품의 이동이 일부 정지되었다고 발표했다.  이는 이스라엘의 협조가 필요한 부문의 수입품으로 전체의 30%를 차지하는 물량이다.

라말라의 또 다른 경제전문가 타리크 알-하지도 이스라엘과의 단절선언으로 팔레스타인 경제가 "상당한 후퇴"를 겪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앞으로 몇 달 동안 사태는 더욱 악화될 것이라면서,  이스라엘 경제로부터 완전히 독립하려면 미리 강한 경제력과 자체의 자원 확보가 선결조건이라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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