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진 위안부 쉼터 소장…15년 넘게 피해자와 동고동락

기사등록 2020/06/07 12:2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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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포 쉼터 '평화의 우리집' 소장 숨진 채 발견
정대협 시절부터 피해 지원…충정로 쉼터 활동
빈소 지키기도…위안부 피해 정서적 지원 강조
경찰, 사망 경위 조사…검찰 "조사·출석 요구無"

associate_pic4[서울=뉴시스] 박민기 기자 = 지난달 21일 서울 마포구 연남동 소재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을 위한 마포 쉼터 '평화의 우리집' 모습. 2020.05.21. minki@newsis.com
[서울=뉴시스] 심동준 기자 = 서울 마포구 소재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쉼터 소장이 숨진 채 발견돼 충격을 주고 있다. 고인은 지난 2000년대 초반부터 위안부 운동에 동참하면서 15년 이상 피해자들과 동고동락해온 인물로 알려져 있다. 

7일 경찰 등에 따르면 마포 쉼터 소장 A(60)씨는 전날 오후 10시35분께 주거지인 경기 파주 소재 한 아파트에서 숨진 상태로 발견됐다. 현장에서 유서는 나오지 않았으며, 외부인 출입 흔적도 없었다고 한다.

마포 쉼터는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정의기억연대(정의연)' 전신인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에서 운영을 시작한 피해자 지원 공간이다.

앞서 정대협은 2003년 12월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 한 단독주택을 전세로 빌려 피해자 쉼터 '우리집'을 운영했다. 2012년부터는 명성교회 지원을 받아 지금의 마포 쉼터인 '평화의 우리집'을 피해자 지원 공간으로 썼다고 한다.

A씨는 정대협 시절인 2004년 5월 충정로 쉼터 '우리집'에 들어가 최근까지 위안부 피해자들과 함께 지내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피해자들과 수시로 얼굴을 맞댔으며, 명절을 함께 보내는 등 가족처럼 지내왔다고 한다.

A씨는 고령의 피해자들이 운명한 때에도 망자 곁에 있었다고 한다. 그는 고 최갑순, 김복동 등 위안부 피해자 빈소를 지키면서 그들의 떠나는 길을 배웅한 것으로 전해진다.

A씨는 쉼터 생활을 토대로 위안부 피해자 삶에 관한 기록도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피해자들에 대한 정서적 지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고 한다.

경찰은 A씨 사망에 대한 타살 혐의점은 적다고 보고 사망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주거지 주변 폐쇄회로(CC)TV에는 사망 추정 시간 전 A씨가 홀로 귀가하는 모습이 찍혀 있었다고 전해졌다.

associate_pic4[서울=뉴시스] 이윤청 기자 = 지난달 24일 서울 마포구 정의기억연대 현판 모습.  2020.05.24. radiohead@newsis.com
A씨는 아파트에 혼자 거주하고 있었으며, 주택이 본인 명의인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그는 최근 "검찰 압수수색으로 힘들다"는 말을 주변에 해왔다고 알려져 있다.

마포 쉼터는 정의연 부실회계 의혹 등에 관한 검찰 수사 과정에서 압수수색 장소 범주에 포함됐던 곳이다.

마포 쉼터에 관해서는 정대협 이사였던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해당 주소를 거주지로 등록한 부분에 대한 문제 제기가 있기도 했다.

검찰은 지난달 20일 정의연 사무실과 전쟁과여성인권박물관을, 같은 달 21일 마포 쉼터에 대해 압수수색 했다. 이후 안성 쉼터 등을 압수수색했으며, 단체 회계담당자 등 관련자들을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생전에 A씨가 직접적인 검찰 조사를 받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이날 입장을 내어 "정의연 고발 등 사건과 관련해 고인을 조사한 사실도 없었고 조사를 위한 출석 요구를 한 사실도 없다"고 밝혔다.

검찰은 또 "사망 소식과 관련해 진심으로 애도를 표한다"면서도 "서울서부지검은 흔들림 없이 신속한 진상규명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s.wo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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