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우한연구소장 "코로나19 유출설은 완전한 날조"

기사등록 2020/05/25 16:19:42

박쥐 유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보유설도 부인

[서울=뉴시스] 중국 국립과학원 산하 우한바이러스연구소(WIV)장인 왕옌이(王延軼). 사진은 왕 소장과 중국 국영 영자 매체인 중국국제방송(CGTN)간 인터뷰 동영상을 갈무리한 것이다. 2020.05.25
[서울=뉴시스] 중국 국립과학원 산하 우한바이러스연구소(WIV)장인 왕옌이(王延軼). 사진은 왕 소장과 중국 국영 영자 매체인 중국국제방송(CGTN)간 인터뷰 동영상을 갈무리한 것이다. 2020.05.25
[서울=뉴시스] 이재우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중국 후베이성 우한(武漢)에 위치한 국립과학원 산하 우한바이러스연구소(WIV)에서 유래됐다고 지목한 가운데 연구소장인 왕옌이(王延軼)가 중국 국영방송에 등장해 연구소 유출설을 부인했다.
 
왕 소장은 25일 국영 중국국제방송(CGTN)과의 독점 인터뷰에서 'WIV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유출됐다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는 질문을 받고 "그것은 완전한 날조(This is pure fabrication)"라고 주장했다. 그가 언론에 등장해 의혹을 부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우리는 지난해 12월30일 알려지지 않은 폐렴 임상 표본을 처음 받았다"며 "이후 표본 안에 있는 병원체를 확인한 결과, 현재 SARS-CoV-2(코로나19 원인 바이러스)라고 불리는 새로운 코로나바이러스를 발견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는 그 이전에는 어떠한 지식도 없었다. (해당) 바이러스를 접하거나 연구하거나 보관한 적도 없다. 사실 다른 모든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바이러스가 존재하는지도 몰랐다"며 "우리는 한번도 보유한 적이 없는데 어떻게 우리 실험실에서 유출될 수 있느냐"고 되물었다.
 
왕 소장은 '2018년 4월 네이처에 실린 (중국 과학자들의) 논문에 박쥐에서 유래한 새로운 코로나바이러스가 언급됐다. 이 바이러스는 당신 연구실에 있었다. 이 바이러스가 팬데믹(대유행)을 일으킨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부인했다. 연구소 유출설은 일정부분 해당 논문을 근거로 하고 있다.
 
그는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이나 SARS-CoV-2이나 처음 발견된 많은 코로나바이러스가 '신종(novel)'이라고 불린다"며 "모두 처음 발견됐을 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라고 불렸기 때문에 혼동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2018년 논문에 언급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SARS-CoV-2가 아니다"며 "이 바이러스는 주로 새끼 돼지들 사이에서 설사와 죽음을 유발한다. 나중에 돼지 급성 설사 증후군(SADS)로 명명됐다. SADS의 게놈 염기서열은 SARS-CoV-2의 게놈 염기서열과 유사성이 50%에 불과하다. 큰 차이점이 있다"고 했다.
 
왕 소장은 '연구소는 지난 2월 네이처에 박쥐로부터 또다른 새로운 코로나바이러스를 발견했다는 논문을 실었다. 이 바이러스와 SARS-CoV-2의 유사성은 96.2%로 높다. 이것이 팬데믹을 초래했을 수 있지 않느냐'는 질문도 사실과 다르다고 부인했다.
 
중국 화난(華南) 농업대학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연구팀은 앞서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천산갑 코로나바이러스와 박쥐 코로나 바이러스(RaTG-13)와 재조합으로 생성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왕 소장은 "RaTG-13와 SARS-CoV-2는 3.8% 차이가 있다. 1100개 이상 뉴클레오티드(핵산 구성 성분) 위치의 차이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세계적인 바이러스 학자인 에드워즈 홈즈 호주 시드니대 교수의 발언을 인용해 "자연계에서 RaTG-13가 SARS-CoV-2로 자연스럽게 진화하려면 50년이 걸린다. 차이가 아주 크다", "RaTG-13가 SARS-CoV-2가 되려면 정확한 위치에 1100개 이상의 뉴클레이오티드가 돌연변이를 해야한다.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해명했다.
 
왕 소장은 "연구소가 RaTG-13과 SARS-CoV-2간 유사성을 보고했기 때문에 RaTG-13 바이러스를 보유하고 있다고 오해할 수도 있다"며 "사실은 그렇지 않다. 박쥐 바이러스 표본에서 RaTG-13 게놈 염기서열을 얻었지만 살아있는 RaTG-13 바이러스를 분리하거나 얻지는 못했다. 때문에 유출될 가능성은 없다"고도 했다.
 
왕 소장은 '연구소내 살아있는 코로나바이러스가 없느냐'는 질문에 "코로나19와 유사한 바이러스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코로나19 바이러스 유출 책임자로 거론되는 WIV 연구원 스정리(石正麗)에 대해서도 부인했다.
 
그는 "스 박사가 이끄는 팀은 2004년부터 박쥐 코로나바이러스를 연구했다. 연구는 급성호흡기증후군(SARS·사스) 기원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며 "사스 바이러스와 덜 유사한 바이러스에는 관심을 갖지 않았다. 이것이 스 박사팀이 사스 바이러스와 게놈이 79% 유사한 RaTG-13를 분리하려 하지 않은 이유다"라고 말했다.
 
이어 "스 박사팀은 수년간 연구 끝에 박쥐로부터 코로나바이러스를 분리해 얻었다. 우리 연구소는 현재 3종류의 살아있는 바이러스를 갖고 있다"며 "그 중 하나는 사스 바이러스와 96% 유사하다. 하지만 SARS-CoV-2와 유사점은 79.8%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왕 소장은 '코로나19 기원을 추적하기 위해 무엇을 했느냐'는 질의에는 "국제 과학계의 공감대는 이 바이러스가 야생동물에서 비롯됐다는 것"이라면서 "우리는 아직도 어떤 야생동물이 어떤 종류의 바이러스를 가지고 있고, (어떤 동물이 갖고 있는 바이러스가)  SARS-CoV-2와 유사한지 명확히 알지 못한다"고 답했다.
 
이어 "이는 (코로나19 기원이라는) 답을 찾기 위해 전세계 과학자들의 협력이 필요한 이유"라면서 "기원을 추적하는 문제는 궁극적으로 과학의 영역이다. 과학자가 과학적 자료와 사실에 근거해 판단해야 한다"고 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 등 트럼프 행정부 요인들은 앞서 중국내 유일한 생물안전 4급(P4) 실험실인 WIV에서 코로나19가 유래했다는 주장을 내놓은 바 있다. WIV는 코로나19 진원지로 지목됐던 우한 화난수산시장 인근에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button by close ad
button by close ad

이시간 뉴스

많이 본 기사

기사등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