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모두가 희생자, 그러니 용서…이것이 4·3 정신"

기사등록 2020/04/03 18:28:04

페이스북에 영모원 참배 소회…"4·3희생자 위령비 글 가슴 울려"

'죽은 자 눈 감고, 산 자 서로 손 잡으라'…文대통령 "화해와 통합"

[제주=뉴시스]박영태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3일 4.3 희생자와 군
[제주=뉴시스]박영태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3일 4.3 희생자와 군
[서울=뉴시스] 김태규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은 3일 진정한 제주 4·3 정신은 일제강점기, 한국전쟁, 4·3 등 서로 다른 비극적 사건으로 인해 희생된 신위(神位)를 함께 모신 '영모원'의 비석에 새겨져 있다며 일독을 권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에 올린 영모원 참배 소회의 글에서 이렇게 밝혔다.

문 대통령은 "오늘 72주년 제주 4·3희생자 추념식에 참석한 후, 애월읍 하귀리에 있는 '영모원'을 참배했다"며 "영모원은 하귀리 출신 독립유공자, 호국영령, 4·3 희생자들을 함께 추모하는 화합의 추모공간"이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2003년에 위국절사 영현비, 호국영령 충의비, 4·3희생자 위령비 3개의 비석이 함께 제막됐는데, 그 비석들 뒷면에 감동적인 글들이 새겨져 있다"며 "4·3희생자 위령비의 뒷면   비문이 특히 가슴을 울린다"고 했다.

4·3희생자 위령비에는 '지난 세월을 돌아보면 모두가 희생자이기에 모두가 용서한다는 뜻으로, 모두가 함께 이 빗돌을 세우나니 죽은 이는 부디 눈을 감고 산 자들은 서로 손을 잡으라'라고 새겨져 있다.

문 대통령은 비석에 새겨진 이러한 글귀를 소개한 뒤, "이것이 4·3의 정신일 것"이라며 "언제 한번 들를 기회가 있다면 전문을 읽어보시기 바란다"고 권했다.

영모원 위령단에는 위국절사 영현비, 호국영령 충의비, 4·3희생자 위령비 등 총 3개의 비석이 마련돼 있다. 영현비는 일제강점기 항일운동에 앞장서다 희생된 독립운동가를 기리기 위한 비석이고, 충의비는 6·25 전몰장병의 희생을 기리기 위한 비석이다. 위령비는 4·3 희생자의 넋을 기리기 위해 마련됐다.

같은 제주도민이 일제강점기 독립운동을 하다 희생됐고, 6·25전쟁 당시엔 좌익으로 몰려 희생됐으며, 전후에는 보수정권의 유지를 위해 희생되는 비극이 반복됐지만 제주 애월 주민들이 각각의 사건으로 인한 희생자를 기리기 위한 공간을 마련한 것이 지금의 영모원이 됐다.

영모원은 제주도민 모두 혼란스러웠던 근현대사 속 피해자라는 공통 인식에서 출발했고, 그러한 인식을 4·3희생자 위령비에 새긴 만큼 진정한 4·3 정신은 화합과 통합을 상징한다는 게 문 대통령의 생각이다.

문 대통령은 앞서 영모원의 3개 비석을 참배한 자리에서 각각에 얽힌 사연을 들은 뒤, "화해와 통합의 상징적인 장소"라고 평가한 바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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