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 아내 살해·성폭행' 피고인…"내가 저지른 죗값만 받겠다"

기사등록 2020/04/03 13: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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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sociate_pic4【서울=뉴시스】
[전주=뉴시스] 윤난슬 기자 = '군산 아내 살해·유기' 사건으로 1심에서 무기징역이 선고된 50대 피고인이 항소심 첫 재판에서 "살인의 고의가 없었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3일 오전 광주고법 전주재판부 제1형사부(부장판사 김성주) 심리로 A(53)씨의 살인 및 친족관계에 의한 강간 등에 대한 항소심 첫 공판이 열렸다.
 
이날 재판은 결심까지 이뤄지면서 검사는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해달라"고 요구했다. A씨는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뒤 양형부당 등을 이유로 항소했다. 검찰은 항소하지 않았다.

A씨의 변호인은 "피해자를 폭행해 사망하게 한 범죄에 대해서는 변명의 여지가 없다"면서도 "살인의 고의가 없었고, 지인에게 연락해 피해자를 구조하려고 노력한 점을 고려해달라"고 선처를 호소했다.

A씨는 최후변론에서 "1심에서 이 사건과 관련해 소명할 기회가 부족했다. 1심 재판부가 검찰의 주장을 모두 받아들였는데 이는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내가 한 행위에 대해서는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지만, 항소심에서 이 사건에 대한 진실이 밝혀지길 바란다. 내가 저지른 죗값만 벌을 받을 수 있도록 해달라"고 덧붙였다.

A씨에 대한 선고 공판은 오는 5월 8일에 같은 법정에서 열린다.

그는 2018년 3월 22일 오전 전북 군산시 조촌동의 주택에서 아내 B(당시 63)씨를 때린 뒤 같은 날 저녁 의식을 잃은 아내를 군산시 회현면의 농로에 버리고 도주한 혐의로 기소됐다. 농로에 버려진 B씨는 결국 사망했다.

A씨의 폭행은 10시간 넘게 계속됐으며, 이 과정에서 B씨를 성폭행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범행이 이뤄진 주택에는 B씨의 친언니(72)도 함께 있었지만 손과 발이 묶인 상태로 A씨로부터 폭행까지 당해 전치 8주의 부상을 입은 것으로 확인됐다. 

신고를 받고 수사에 나선 경찰은 다음날 오전 2시50분께 충남 서해안 고속도로 상행선 졸음 쉼터에서 A씨를 붙잡았다.

A씨는 2011년 성폭행 혐의로 기소돼 징역 8년과 함께 20년 간 전자발찌부착 명령을 받았다. 검거 당시 A씨는 전자발찌를 훼손한 상태였다.

혼인 신고 직후부터 B씨의 외도를 의심하며 상습적으로 폭력을 행사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의 폭력적인 성향을 참다못한 B씨는 한 달도 안 돼 도망치듯 나와 별거에 들어갔고, 이혼을 요구하다가 폭행을 당하기도 한 것으로 확인됐다.

법정에 선 A씨는 "살인의 고의가 없었다. 또 흉기로 아내를 위협한 사실도 없고, 늑골이 3개 부러질 정도로 폭행한 사실도 없다"면서 혐의를 부인했다.
 
성폭행 혐의에 대해서도 "아내를 달래주는 과정에서 합의하에 성관계를 가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1심 재판부는 사망한 피해자의 부검 결과, 당시 상황, 폭행의 정도 등을 고려할 때 피고인에게 살인의 의도가 있거나 최소한 사망할 것이라는 것을 미필적으로나마 알고 있었던 점 등을 근거로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양형과 관련해서는 "반인륜적이고 반사회적인 범죄를 저질렀음에도 피고인은 자기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하지 않고 있다"면서 "피고인을 사회에서 격리할 필요성이 있고 판단된다"면서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합리적인 구형량 결정을 위해 검찰시민위원회를 열었고, "범행의 잔혹성 등을 고려해 A씨에게 사형을 내려야 한다"는 검찰시민위의 의견을 받아들여 사형을 구형한 바 있다.

한편 이 사건은 A씨의 딸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출소 후 본인보다 나이가 한참 많은 여성을 만나 혼인신고를 한 후 별거 상태에서 그 여성을 찾아가 폭행해 죽음에 이르게 만들었다. 아버지가 응당한 벌을 받을 수 있게 도와달라"며 엄벌을 촉구하는 글을 올려 주목받았다.


◎공감언론 뉴시스 yns4656@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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