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선효과? 서울 누르니 세종시 아파트 매매 '폭증'

기사등록 2020/04/03 13:43:33

9억 넘는 아파트 매매…세종 154% 늘고, 서울은 62% 감소

입주 물량 줄고, 대전·청주 등 외지인 합류 상승에 한 몫

【세종=뉴시스】정부세종청사를 뒤로 한 세종시 아파트 단지 전경.2020.04.02. ssong1007@newsis.com
【세종=뉴시스】정부세종청사를 뒤로 한 세종시 아파트 단지 전경.2020.04.02. [email protected]
【세종=뉴시스】송승화 기자 = 세종시에서의 최근 3개월간 실거래가 9억원이 넘는 고가(高價) 아파트 매매 거래량이 종전 3개월보다 154% 늘어난 반면, 서울은 62% 줄었다. 또 9억원 이하 아파트 매매량도 세종은 32% 증가했지만, 서울은 26% 감소했다.

이는 국민은행이 운영하는 KB부동산 리브온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 자료를 바탕으로 12·16 대책 발표 직전과 직후 각 3개월간 주요 지역의 가격대별 아파트 거래 증가율을 비교 분석한 결과다.

이에 따르면 정부가 고가주택으로 분류하는 실거래가 9억원 초과 아파트의 직전 3개월(작년 9월 16일~12월 15일) 전국 거래량은 1만2877건이다.

그러나 직후 3개월(작년 12월 16일~올해 3월 15일) 동안 전국 아파트 거래량은 5294건으로 직전 3개월보다 7583건(58.9%) 줄었다.

지역별로 거래량 10건 미만을 제외한 9억원 초과 아파트 매매량의 시·도 별 감소율은 서울(61.8%), 경기(56.1%), 광주(48.1%), 대구(42.4%), 대전(42.3%), 부산(26.5%) 순으로 조사됐다.

이에 반해 세종은 같은 기간 13건에서 33건으로 20건 늘면서, 153.8%의 증가율을 보였다. 그 뒤를 이어 인천도 52건에서 55건으로 3건(5.8%) 늘었다.

이처럼 세종과 인천의 최근 아파트 거래량이 늘어난 것은 지난해 12월 16일 이후 전국적으로 9억원 초과 아파트 거래가 크게 줄어 올해 공시가격이 21.1%나 올라 보유세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실제 서울 강남구의 경우 해당 아파트 두 채를 보유해 지난해 재산세 등 보유세로 3047만원을 낸 사람은 올해는 76.0% 늘어난 약 5366만원을 납부해야 한다.
또 9억원 이하 중저가 아파트 매매에서도 세종(32.1%)이 인천(41.6%) 다음으로 많이 늘었다. 세종은 12·16 대책 발표 직전 3개월간 2470건 매매량을 보였으나, 이후 3개월 후 3264건으로 794건 증가했다.

전국 17개 시·도 중 매매량이 증가한 곳은 인천, 세종, 경기, 강원, 전남, 전북 등 6곳이며 충청권 3곳(대전, 충남, 충북)을 포함한 11곳은 줄었다.

특히 세종은 서울 15개 구와 함께 지방에서 유일하게 투기지역, 투기과열지구, 조정대상지역 3단계 규제에 묶여 있음에도 전체 아파트 거래 증가율이 전국 최고 수준이다.

이는 입주 물량이 크게 감소한 영향으로 볼 수 있다. 올해 세종시의 아파트 입주 물량은 총 5600가구로 전년 대비 절반 수준이다. 그동안 세종시의 입주 물량은 2017년 1만5479가구, 2018년 1만4002가구, 2019년 1만1411가구 등 매년 1만 가구 이상이었다.

아울러 세종시는 지금까지 강한 부동산 규제 지역으로 한동안 투자 수요에서 빠졌지만, 최근 대전, 청주 등 인근 지역 아파트 가격이 많이 오르면서 아직 저평가된 새로운 투자처를 찾는 외부 투자자들이 몰리고 있다.

한국감정원의 아파트 거래 통계 자료에 따르면, 세종시 아파트 전체 거래 수 대비 외지인 거래가 45%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지난 2019년 1월 272건에 불과했던 외지인 거래 수가 12월에는 1547건까지 늘었다.

노철오 은퇴부동산연구소(REIR) 소장은 “세종시는 서울 수도권의 강한 부동산 규제에 대한 풍선효과로 인해 투자자와 실수요자들에게 상당한 인기를 끌어온 지역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코로나19가 장기화 되면서 수도권 부동산 시장이 3월초를 변곡점으로 꺽여, 향후 세종시만 나 홀로 상승이 유지되기 어려울 것 같다”며 “4월 들어서면 세종시 역시 본격적인 보합세로 접어들 확률이 높다”고 전망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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