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사방' 가입 1만5천여명인데 삭제지원은 17명…언제 다 지우나

기사등록 2020/04/02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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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가부 1366·디지털성범죄피해지원센터 운영
유포된 성착취물 삭제 지원하고 피해자 지원
인력은 17명 불과…방식도 '일일이 직접 요청'
여가부조차 "삭제 인력 노동강도 너무나 크다"
"성착취물 수요자 성범죄자로 규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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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김정현 기자 = 여성가족부(여가부)가 '박사방', 'n번방' 등에 유포된 성착취물을 삭제하는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 지원센터를 운영하고 있으나 한계가 명확해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삭제전담 인력 17명이 일일이 플랫폼을 찾아다니며 성착취물을 내려달라는 형태인데다가 업무도 삭제로 한정돼 있어 수사기관 등의 협업체계도 상설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2일 디지털 성범죄 관련 시민단체들은 여가부가 유관기관들과 꾸린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 특별지원단을 상설화하고 지원을 강화해야한다고 입을 모았다.

앞서 1일 여가부는 산하 한국여성인권진흥원, 전국성폭력상담소, 한국성폭력위기센터, 해바라기센터와 공동으로 특별지원단을 꾸려 텔레그램 성착취 피해자를 지원한다고 밝혔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경찰청, 방송통신위원회 등과도 협력한다.

대책의 골자는 피해자가 유포된 성착취물 삭제 지원을 요청하면 이를 돕는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 지원센터다. 한국여성인권진흥원 산하에 설치돼 있으며 삭제 전담인력은 17명이다.

피해자들이 사후 대책으로 가장 필요하다고 꼽는 것은 단연 성착취물 삭제다.

한국여성인권진흥원 박봉정숙 원장은 지난 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여가부가 연 기자회견을 통해 "피해자들은 유포 피해 호소를 가장 많이 한다"며 "피해자들이 삭제를 요청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그간 피해자들은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사설 업체인 소위 '디지털 장의사'를 찾았다. 그러나 이들 업체들은 웹하드 등 성착취물 유통 플랫폼과 유착할 수 있다는 위험이 크다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서승희 대표는 "본인이 웹하드 장의사 일을 하면서 유포하겠다며 여자친구를 협박하거나, 불법 포르노 사이트 업체와 유착하는 경우도 있다"며 "선의를 갖고 일하는 분들도 있겠지만 아주 쉽게 변질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필요성에 여가부는 2018년부터 센터를 만들고 약 13만여건의 불법영상물을 삭제해 왔다. 하지만 최근 나타난 신종 성범죄에서는 대응이 더뎌 보인다.

여가부에 따르면 센터에서 현재 지원하고 있는 텔레그램 성착취 피해자는 50여명이다. 그러나 경찰에 따르면 '박사방' 유·무료 회원 아이디는 1만5000여건이다. 가해자로 추정되는 사람이 많게는 1만5000여명까지 이를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경찰에 지난 1일 기준 피해자로 신고한 사람만 75명이며 이는 더 늘어날 수 있다.

박봉정숙 원장은 "삭제는 각 모든 사이트에 요청을 하는 방식으로 진행하고 있다"며 "해외까지 포함한 모든 웹사이트까지 구석구석 찾아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associate_pic4[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이정옥 여성가족부 장관이 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디지털성범죄 피해자특별지원 관련 온라인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0.04.01.  photo@newsis.com
그러나 디지털 성범죄의 특성상 직접 지우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분명하다. 재유포 가능성은 열려 있으며, 어떤 나라도 열린 공간인 인터넷을 완벽하게 감시, 단속하지 못한다.

서승희 대표는 "모든 것을 찾아내는 것도 기술적으로 어렵고, 유포된 모든 영상물과 공간을 목록으로 정리하는 것도 불가능하다"며 "안타까운 현실이지만 플랫폼의 삭제 권한을 가진 사람에게 요청하는 방법이 가장 실효성이 있다"고 말했다.

성착취 범죄가 텔레그램에 한정된 것도 아니다. 텔레그램에 수사망이 좁혀오자 유포자들은 '디스코드', '위커', '와이어' 등 다른 플랫폼으로 자리를 옮겨가고 있다. 기술도 발전하고 대응해야 하는 영역도 광범위해지는 만큼 범부처 협의체를 상설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승희 대표는 "심리치료, 법률지원 등이 상시적으로 잘 되지 않는다는 문제가 있었는데 이런 연계가 앞으로도 이뤄져야 한다"며 "텔레그램 뿐만 아니라 다른 유형의 피해에 대해서도 확장해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 사진이나 영상의 불법촬영·유포, 이를 빌미로 한 협박, 사이버 공간에서의 성적 괴롭힘 등으로 어려움을 겪을 때 여성긴급전화1366,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 지원센터(02-735-8994)에서 지원받을 수 있습니다.


◎공감언론 뉴시스 ddobagi@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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