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추행때 잠자코 있었다고 무죄?…대법 "재판 다시해"

기사등록 2020/03/26 11:5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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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심 유죄…2심 "당시 가만히 있어" 무죄 판단
대법 "즉시 거부 안 했다고 단정해선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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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나운채 기자 = 피해자가 '즉각 거부'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는 등의 이유로 하급심에서 강제추행 혐의가 무죄로 선고된 업체 대표에 대해 대법원이 재판을 다시 하라고 지적했다.

대법원 3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26일 허모(52)씨의 강제추행 혐의 상고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유죄 취지로 사건을 창원지법으로 돌려보냈다.

허씨는 지난 2016년 2월과 3월 사이 직원들과 회식하던 중 피해자 A씨의 신체부위를 쓰다듬는 등 강제로 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은 허씨의 혐의를 유죄로 인정해 벌금 500만원을 선고하고,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40시간 이수 및 아동·청소년 관련기관 등에 5년간 취업제한을 명했다.

그러나 2심은 1심과 달리 허씨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당시 피해자가 가만히 있던 반응을 보인 점 등에 비춰 허씨가 피해자의 신체 부위를 기습적으로 만진 걸 폭행 행위로 볼 수는 없다는 이유에서다.

대법원은 이같은 2심 무죄 판결을 다시 뒤집었다. 피해자의 의사에 반(反)하는 행위가 있었다면 그 힘의 정도를 불문하고 추행죄가 성립된다고 지적한 것이다.

대법원은 "피해자가 허씨에게 즉시 거부 의사를 밝히지 않았더라도 강제추행죄가 성립하는 데는 지장이 없다"며 "오히려 피해자가 명시적으로 동의한 바도 없었음이 분명하고, 묵시적으로 동의했다고 볼 만한 근거 역시 찾아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해자가 즉시 거부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고 해서 허씨의 행위에 동의했다거나 피해자의 의사에 반하지 않았다고 쉽게 단정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nau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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