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발병·해외유입 불 끄느라 '산발적 감염' 놓칠라…"초기관리 중요"

기사등록 2020/03/26 05:30:00

25일 기준 산발적 감염 1378명…15.1% 달해

방역당국, '인력·자원' 우선순위에 따라 투입

집단감염·해외유입에 방역대책 집중된 상황

감시망 밖 산발적 감염…집단발병될 위험도

"대형업소 출입 이력 있으면 초기부터 관리"

[서울=뉴시스]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지난 25일 오후 2시 기준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 관련 사례를 제외한 종교시설 관련 코로나19 확진자는 198명이다. (그래픽=전진우 기자) 618tue@newsis.com
[서울=뉴시스]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지난 25일 오후 2시 기준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 관련 사례를 제외한 종교시설 관련 코로나19 확진자는 198명이다. (그래픽=전진우 기자)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김재환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와 관련된 집단감염에 못지 않게 산발적 감염도 좀처럼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집단감염과 해외유입 차단에 방역을 위한 인력·자원이 집중되면서 산발적 감염을 효율적으로 통제하지 못할 경우 또 다른 집단감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6일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전날 오전 0시 기준 전국 코로나19 확진자 중 산발적으로 발생했거나 조사와 분류가 진행 중인 사례는 1378명으로 15.1%에 달한다.

최근 방역당국은 집단감염 취약 장소에 대한 전수조사와 더불어 휴업을 권고하는 등 집단감염 차단에 주력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코로나19가 확산되자 유럽발(發) 입국자 등에 대해 한층 강화된 검역 조치를 적용하기도 했다.

현재로서는 국내 확진 사례 중 집단감염(7532명·82.4%)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해외 입국자 중 확진 사례가 계속해서 늘고 있다는 점에서 이 같은 방역 대책에 무리가 없어 보인다.

다만 산발적 감염의 경우 여전히 해외유입(227명·2.5%) 사례를 크게 웃도는 수치를 보이고 있다는 게 문제다. 서울의 경우에는 해외유입(58명)의 뒤를 이어 30명이 산발적 감염 사례인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에서는 해외유입(36명)보다 더 많은 53명이었다. 대구(1027명)와 경북(159명) 등에서도 산발적 감염 사례가 적지 않았다.
[성남=뉴시스] 김종택 기자 = 지난 25일 오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감염병 전담병원으로 지정된 경기 성남시 의료원에서 의료진들이 음압병동으로 들어가고 있다. 2020.03.25. semail3778@naver.com
[성남=뉴시스] 김종택 기자 = 지난 25일 오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감염병 전담병원으로 지정된 경기 성남시 의료원에서 의료진들이 음압병동으로 들어가고 있다. 2020.03.25. [email protected]
특히 산발적 감염은 새로운 집단감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잠재적인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

확진자가 급증한 이후 방역당국은 우선순위에 따라 검사와 역학조사 등에 필요한 인력 및 자원을 투입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검사에 필요한 인력과 시설 등을 고려했을 때 하루 최대 검사 물량은 2만 건이다. 방역당국은 이 수준을 넘지 않는 선에서 방역 대책의 우선순위를 결정하고 있다.

이런 우선순위에 따라 방역당국은 대규모 집단감염이 일어난 대구 지역을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진행했다. 지난 22일부터는 유럽발 입국자에 대해 전수검사를 실시하기로 했지만, 검사 물량의 급증으로 우선 유증상자에 대한 검사에 집중하는 것으로 선회했다.

이 때문에 현재로서는 고위험군으로 분류되지 않은 산발적 감염 사례는 사실상 방역대책의 후순위에 놓여 있는 셈이다. 산발적 감염 환자가 방역대책의 감시망을 벗어난 채 새로운 집단감염을 일으키는 매개가 될 위험성도 적지 않다.

오는 4월6일 예정된 개학과 맞물려 통제되지 않은 산발적 감염이 대유행을 초래할 가능성도 크다. 현재 진행 중인 조사·분류가 끝난다면 새로운 집단감염 사례가 수면 위로 드러날 수도 있다.

전문가들은 현재 우선순위에 따른 방역대책은 불가피하다면서도, 집단감염으로 번질 가능성이 있는 산발적 감염은 초기 관리가 필요하다는 견해를 내놓고 있다.

김우주 고려대학교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확진자와 사망자가 크게 늘어난 상황에서 집단감염을 통제해 더 증가하는 것에 집중할 때"라며 "개별적인 감염을 조사하기 어려운 상황이니 집단감염 같은 고위험군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개별 감염이 (집단감염으로) 발전할 위험성은 있다"며 "개별 환자가 종교시설 같은 대규모 장소에 다녀온 이력이 있으면 집단감염으로 이어질 수 있으니 초기부터 관리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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