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사 "거기, 마스크 쓰세요"…코로나19, 법정풍경 바꾸다

기사등록 2020/02/27 11:33:45
  • 트위터
  • 페이스북
  • 카카오톡
  • 카카오스토리
  • 문자
  • URL
유재수 재판, '마스크 착용 후 방청' 공지
법원행정처, 코로나 사태 재판 연기 권고
법정도 감염 민감…코로나 이유 불출석도

associate_pic4[서울=뉴시스]최진석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가 이어지고 있는 27일 오전 서울 중구 롯데마트 서울역점에서 고객이 마스크를 한정 수량(1매입 5개, 3매입 2개) 만큼 구입하고 있다. 2020.02.27. myjs@newsis.com
[서울=뉴시스] 정윤아 기자 = "피고인도 마스크 착용해주세요.", "거기, 방청석에 마스크 안 쓰신 분 써주세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재판 풍경까지 바꿨다. 마스크 착용은 법정이라도 예외가 없다.

재판에 참여하는 판사·변호인·피고인도 모두 마스크를 착용하고, 심지어 방청객들도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으면 방청을 허용하지 않는 분위기다. 코로나19를 이유로 증인들이 출석하지 않는 재판도 있었다. 

27일 법원에 따르면 법원행정처는 지난 24일 코로나19 위기경보가 최고 수준인 '심각' 단계가 격상되자 일선 법원에 재판 연기를 권고하고, 부득이한 경우 마스크 착용을 권유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서울중앙지법에서 진행 중인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와 5촌 조카 조모씨 등 관련 일가들의 재판은 미뤄졌다.

하지만 부득이하게 진행되는 경우는 재판 참석자 전원이 마스크를 쓰는 등 이전까진 법정 안에서 볼 수 없었던 장면이 연출되고 있다.

지난 26일 서울동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손주철) 심리로 열린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의 뇌물수수 등 혐의 1차 공판이 본격 시작하기 전, 손 부장판사의 마스크 착용 공지가 두 차례 이어졌다.

유 전 부시장 사건 재판부는 공판 전날 마스크를 착용한 사람에게 한해서만 방청을 허용한다고 공지했다.

유 전 부시장의 1차 공판 취재를 위해 입정한 취재진 20여명은 모두 마스크를 착용하고 방청석에 착석했다. 구속 약 3개월 만에 모습을 드러낸 유 전 부시장 역시 수의 차림에 마스크를 착용했다. 유 전 부시장은 낯선 법정 모습에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손 부장판사는 공판 시작 전 "잘 알다시피 코로나19 확산 문제로 재판을 연기해야하는 것이 아닌가 고민했다"면서도 "하지만 상당기간 동안 공판이 열리지 못했고, 연기하면 공판 날짜가 너무 길어지는 문제가 있어 그대로 진행하기로 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마스크 쓴 분들은 다 쓰고 계시라"며 "저희도 쓰겠다. 진술을 하셔야 할 상황이 되면 당사자 및 변호인, 검사님들은 마스크를 끼고 진술하시든 벗고 하시든 선택에 의해서 해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하고 마스크를 썼다.

손 부장판사는 유 전 부시장에게도 "피고인도 마스크를 착용해 달라"며 "진술 기회가 있을텐데 벗고 하거나 벗길 원치 않는다면 착용한 채로 진술해도 좋다"고 말했다.

공판검사는 모두 진술 때 잠시 마스크를 내렸지만 끝나자 바로 마스크를 다시 썼다. 변호인도 발언 때를 제외하곤 다시 마스크를 착용했다.

이날 나온 증인 최모씨도 역시 마스크를 쓴 채 법정에 등장했다. 손 부장판사는 최씨에게도 마스크 착용에 대한 공지를 했다. 최씨는 증인신문이 길어지자 마스크를 벗고 신문에 임했다. 

재판이 길어지자 방청객 일부가 마스크를 벗기도 했는데, 손 부장판사는 이를 보자마자 "거기, 마스크 안 쓰신 분 쓰세요"라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또 지난 25일엔 서울남부지법에서 진행 중인 주가조작 사건 재판에 증인들이 코로나19를 이유로 불출석 사유서를 내고 나타나지 않는 일도 벌어졌다.

재판부는 해당 증인 신문을 다음달 말로 연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yoona@newsis.com

기사등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