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대의 살인' 고유정, 무기징역 선고된 이유는

기사등록 2020/02/20 16: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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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붓아들 살해 혐의 의심이 드는 부분도 존재"
"살인죄, 명백한 증거 없다면 피고인 이익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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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뉴시스] 우장호 기자 = 전 남편과 의붓아들을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고유정(37·여)에게 1심 법원이 무기징역을 선고해 판결 이유에 관심이 집중된다.

제주지법 형사2부(정봉기 부장판사)는 20일 오후 2시 201호 법정에서 선고 공판을 열고 살인 및 사체손괴, 사체은닉 혐의로 구속기소된 고유정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잔혹한 방법으로 피해자를 살해하고 공판 내내 반성없는 태도를 보인 피고인을 우리 사회로부터 영구적으로 격리하는 것만이 죄책에 합당한 처벌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고씨에게는 피해자에 대한 인간적인 연민과 죄책감을 전혀 찾아 볼 수 없으며 그 책임을 피해자에게 전가하고 있다"며 "이 사건이 우리 사회에 미치는 파장 등을 감안해서 이같이 선고 형량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의붓아들 사건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로 판단했다. 검찰이 제시한 공소사실에 의심이 드는 부분도 존재하지만, 유죄로 보기에는 매우 부족하다는 것이다.

associate_pic4[제주=뉴시스]강경태 기자 = 전 남편·의붓아들 살인사건 피고인 고유정(37·구속기소) 선고 공판 방청객들이 20일 오후 제주지방검찰청 후문 주차장에 고씨를 태운 호송차가 도착하자 고성을 외치고 있다. 2020.02.20. ktk2807@newsis.com
재판부는 "살인죄는 경험칙과 과학적 법칙 등으로 피고인이 고의적으로 범행을 저지르지 않았다는 사실을 확실하게 배제하지 못 한다면 인정할 수 없는 것이다"며 "그것이 우리 헌법상 원칙이며, 대법원의 일관된 법리이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법리에 따라 정황 증거는 모두 고유정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해석했다.

피해자의 아버지 A(37)씨의 몸에서 나온 수면유도제의 경우 A씨가 약을 먹은 사실을 배제할 수 없고, 고씨가 대담하게 A씨 앞에서 가루약을 탄 음료를 건네기는 어렵다고 봤다.

특히 검찰이 범행의 동기로 지목한 피해자에 대한 증오심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평소 고유정이 피해자 B(사망당시 5세)군을 데려오는데 소극적이었다고 볼 수도 없다"며 "피해자를 살해하면서까지 현 남편과 원만한 가정을 이루기 위한 것이라고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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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씨는 지난해 5월25일 오후 8시10분에서 9시50분 사이에 제주시 조천읍의 펜션에서 전 남편인 강모(사망당시 36세)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한 후 바다와 쓰레기 처리시설 등에 버린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또 고씨는 같은해 3월2일 침대에 엎드린 자세로 자고 있는 의붓아들의 등 위로 올라타 손으로 피해자의 얼굴이 침대에 파묻히게 눌러 살해한 혐의도 받았다.

무기징역이 선고되자 법정은 순간 정적이 흘렀다. 방청석에 앉아 있던 피해자의 아버지 A씨는 한동안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눈물을 흘렸다.

고유정도 차분한 태도를 유지했다. "하고 싶은 말이 있느냐"는 재판부의 질문에 고씨는 "하고 싶은 말 없습니다"라고 답하며 법정 경위의 호위 속에 재판정을 빠져나갔다.


◎공감언론 뉴시스 woo1223@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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