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한 KLM 네덜란드항공 "결코 가볍지 않은 실수…인종차별은 아냐"(종합)

기사등록 2020/02/14 14:10:35

최종수정 2020/02/14 16:22:11

KLM, 14일 기자간담회 열고 사과문 낭독

"탑승객과 대한민국 국민 모두에게 사과"

"인종차별은 아냐…어리석은 실수일 뿐"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네덜란드 항공사 KLM 기욤 글래스 한국,일본,뉴칼레도니아 지역 사장, 이문정 한국지사장 등 관계자들이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승무원 전용 화장실 논란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열고 사과를 하고 있다. 앞서 지난 10일 암스테르담 발 인천행 KLM KL855 항공편 내부 화장실에는 한글로만 '승무원 전용 화장실'이라는 종이 안내문이 붙어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인종 차별 논란이 일었다. 2020.02.14.   mangusta@newsis.com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네덜란드 항공사 KLM 기욤 글래스 한국,일본,뉴칼레도니아 지역 사장, 이문정 한국지사장 등 관계자들이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승무원 전용 화장실 논란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열고 사과를 하고 있다. 앞서 지난 10일 암스테르담 발 인천행 KLM KL855 항공편 내부 화장실에는 한글로만 '승무원 전용 화장실'이라는 종이 안내문이 붙어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인종 차별 논란이 일었다. 2020.02.14.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고은결 기자 = 최근 한국인 탑승객에게 인종차별적 대우를 했다는 논란에 휘말린 KLM 네덜란드 항공이 14일 국내에서 사과에 나섰다.

KLM 측은 이번 사건에 상처를 입은 탑승객과 대한민국 국민에게 사과한다며, 유사 상황의 재발 방지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이번 사건은 승무원의 '단순한 실수'이며 인종차별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KLM은 이날 오전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호텔서울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사과문을 발표했다. 간담회에는 기욤 글래스 한국·일본·뉴칼레도니아 지역 본부장(사장), 이문정 한국 지사장, 크리스 반 에르프 한국·일본·뉴칼레도니아 영업 상무, 프랑수아 기우디첼리 아시아퍼시픽 사업 개발 담당이 참석했다.

이들은 최근 비난 여론을 의식한 듯 일제히 어두운 계열의 정장을 입고 등장했으며, 사과문 낭독 내내 굳은 표정으로 선 채로 두 손을 맞잡고 있었다.

사과문 낭독에 나선 글래스 사장은 "먼저 승무원 전용 화장실 운영 및 공지와 관련해 승객 여러분에게 불편과 심려를 끼친 데 대한 진심어린 사과를 한다"라고 말했다.이어 "승무원 전용 화장실 운영은 KLM의 정해진 정책은 아니다"라며 "이러한 결정은 항공기 승무원에 의해 결정됐으며, 이에 대한 공지는 한글로만 안내됐다"라고 설명했다.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네덜란드 항공사 KLM 기욤 글래스 한국,일본,뉴칼레도니아 지역 사장, 이문정 한국지사장 등 관계자들이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승무원 전용 화장실 논란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열고 사과를 하고 있다. 앞서 지난 10일 암스테르담 발 인천행 KLM KL855 항공편 내부 화장실에는 한글로만 '승무원 전용 화장실'이라는 종이 안내문이 붙어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인종 차별 논란이 일었다. 2020.02.14. mangusta@newsis.com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네덜란드 항공사 KLM 기욤 글래스 한국,일본,뉴칼레도니아 지역 사장, 이문정 한국지사장 등 관계자들이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승무원 전용 화장실 논란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열고 사과를 하고 있다. 앞서 지난 10일 암스테르담 발 인천행 KLM KL855 항공편 내부 화장실에는 한글로만 '승무원 전용 화장실'이라는 종이 안내문이 붙어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인종 차별 논란이 일었다. 2020.02.14. [email protected]

앞서 KLM은 지난 10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발 인천행 KLM 항공편에서 기내 화장실 문에 한글로만 '승무원 전용 화장실'이라는 문구를 적은 종이를 붙였다. 
 
이를 발견한 한 한국인 탑승객이 사진을 찍자 기내 부사무장은 내규를 들어 사진을 삭제하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KLM 측에 따르면 기내에서 사진 촬영이 불가하다는 내규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탑승객이 왜 한국어로만 문구가 적혀 있느냐고 묻자 당시 KLM 측은 "잠재 코로나 보균자 고객으로부터 지키기 위해 결정된 사항"이라고 회신했고, 뒤늦게 영어 문구를 밑에 적어 넣은 것으로 전해진다. 이후 해당 탑승객은 이 같은 상황을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공개했고, 많은 이들의 공분을 사며 논란이 커졌다.

글래스 사장은 "이것은 승무원 개인의 실수였으나, 결코 가볍지 않은 실수"라며 "진심으로 사과한다. 저희는 일부 승객을 차별적으로 대했다는 지적을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거듭 사과했다.

KLM은 이번 사건을 본사 임원진에게 보고하고 내부적으로 경위 조사 중이며, 모든 승무원을 대상으로 승무원 전용 화장실은 허가되지 않는다고 알렸다고 전했다.

글래스 사장은 "향후 인천으로부터 출발 및 도착하는 전 승무원 브리핑 시간을 통해 해당 내용을 강조할 것"이라며 "이번 기회를 통해 해당 항공기에 탑승해 불편을 겪은 승객 여러분과 정신적 피해를 겪었을 대한민국 국민 모두에게 사과한다"라고 말했다.

사과문 낭독을 마친 이들은 다 같이 한 차례 10여초 동안 90도 가까이 허리를 숙이며 사과했다. 천천히 고개를 든 이들은 다시 한 번 다 함께 허리를 숙이며 사과의 뜻을 강조했다.

[서울=뉴시스] KLM 네덜란드 항공이 기내 화장실에서 한국어로만 사용 금지 문구를 붙여 한국인 탑승객에게 인종차별적 대우를 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A씨는 기내 화장실을 승무원 전용으로 변경한 이유와, 영어가 아닌 한국어로만 적어놓았는지 질문했는데, KLM측은 승무원들을 잠재적인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보균자 고객으로부터 지키기 위해 결정된 사항이라고 답했다. (사진=김모씨 제공) 2020.02.13.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KLM 네덜란드 항공이 기내 화장실에서 한국어로만 사용 금지 문구를 붙여 한국인 탑승객에게 인종차별적 대우를 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A씨는 기내 화장실을 승무원 전용으로 변경한 이유와, 영어가 아닌 한국어로만 적어놓았는지 질문했는데, KLM측은 승무원들을 잠재적인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보균자 고객으로부터 지키기 위해 결정된 사항이라고 답했다. (사진=김모씨 제공) [email protected]


다만 KLM 측은 이번 사건이 '인종차별'과는 관련 없다고 강조했다. 질의응답에서 이번 일을 인종차별이 맞다고 생각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이 나오자 글래스 사장은 "인종차별은 아니라고 판단한다"라고 말했다.


글래스 사장은 "사실 코로나19의 확진자 사례는 유럽에서 더 많은데, 한국에서 '잠재적 보균자'라고 이야기하는 것 자체를 이해할 수 없다"라며 "차별이라는 생각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유럽에서 더 많이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 내에서 "한국인을 코로나19의 잠재적 보균자로 여겼다"라고 생각하는 여론을 이해할 수 없다는 취지의 발언으로 풀이된다.

그는 "단순히 승무원이 종이에 영어를 기재하는 것을 잊어서 발생한 어리석은 실수"라면서 "인스타그램 영상 등만 보고 판단하기는 어렵고 심층적 면담을 따라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KLM 관계자는 인종차별은 아니지만, 인종차별로 비춰진 논란이 불거진 것에 대해서 사과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KLM은 이번 사건에서 탑승객의 사진 삭제를 요청한 승무원은 암스테르담에 돌아오면 인터뷰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승무원 전용 화장실 운영에 대해 의사결정을 내린 과정에 대해서는 당시 항공편에 탑승한 모든 승무원을 대상으로 인터뷰한다고 전했다. 당시 항공편에는 2명의 한국인 승무원과 10명의 네덜란드 승무원이 탑승했다고 한다.

한편 이번 사안과 관련해 국토교통부도 지난 13일 단호히 대처할 계획이라며 "기내 화장실에 한국어로만 ‘승무원 전용 화장실’로 표기하는 등 차별적 조치를 취한 KLM 항공사에 엄중히 경고하고 재발 방지 방안을 마련할 것을 공식 요청했다"라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button by close ad
button by close ad

이시간 뉴스

많이 본 기사

기사등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