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군함도 강제노역 인정 약속 또 모르쇠…정부 "실망과 유감"(종합)

기사등록 2019/12/03 11:41:04

외교부, 대변인 논평 통해 유감 표명

"일본, 한국 대화 요청 응하지 않아"

"희생자 기리는 후속조치·대화 촉구"

【서울=뉴시스】이영환 기자 = 2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외교부 앞에서 열린 부산지역 강제징용노동자상 관련 외교부 입장 규탄 공동기자회견에서 김재하 적폐청산 사회대개혁 부산운동본부 상임대표가 발언을 하고 있다. 2018.04.24.  20hwan@newsis.com
【서울=뉴시스】이영환 기자 = 2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외교부 앞에서 열린 부산지역 강제징용노동자상 관련 외교부 입장 규탄 공동기자회견에서 김재하 적폐청산 사회대개혁 부산운동본부 상임대표가 발언을 하고 있다. 2018.04.24.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이국현 기자 = 일본이 군함도를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하며 한국인 강제노역 사실을 인정하고 희생자를 기리겠다는 약속을 또다시 어긴 것으로 나타났다. 외교부는 일본 정부에 유감을 표명하며 후속 조치를 이행하고 대화에 응할 것을 촉구했다.

3일 외교부에 따르면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 홈페이지에 '일본의 근대산업시설 세계유산 등재 후속조치 이행경과보고서'(State of Conservation Report)가 등록됐다. 하지만 두 번째 후속조치 이행경과보고서에도 한국인 강제 노역을 인정하고, 희생자를 기리기 위한 조치와 관련해 진전된 내용이 없었다.

군함도는 일본 나가사키현 나가사키항 근처에 위치한 섬으로 1940년대 조선인 강제 징용이 대규모로 이뤄진 장소다. 정부와 시민단체에 따르면 군함도 등 7곳에서 5만7000명의 조선인이 강제 동원됐다. 하지만 지난 2015년 7월 세계유산위원회는 군함도 등 강제노역 시설 7곳을 포함한 일본 메이지 근대산업 시설 23곳을 세계유산으로 등재했다.

당시 39차 세계유산위원회는 결정문을 통해 일본 측에 각 시설의 전체 역사를 이해할 수 있는 해석 전략 마련을 권고했다. 이에 일본 대표는 1940년대 한국인 등이 의사에 반해 동원돼 가혹한 조건 하에서 강제 노역을 인정하고, 인포메이션 센터 설치 등 희생자들을 기리기 위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발언했다.

이후 일본은 2017년 11월 유네스코에 제출한 이행경과 보고서에서 '강제(forced)'라는 단어를 쓰지 않고, '일본의 산업을 지원(support)한 한반도 출신자가 있었다'는 표현을 사용했다. 또 조선인 등이 강제 노역한 산업 유산 관련 종합정보센터를 현지에서 1000km 이상 떨어진 수도 도쿄에 설치하겠다고 밝히는 등 기존 약속과 괴리되는 내용을 서술했다.

[서울=뉴시스]서울시 군함도 헤드랜턴 전시회 포스터. 2019.11.19. (사진=서울시 제공)
[서울=뉴시스]서울시 군함도 헤드랜턴 전시회 포스터. 2019.11.19. (사진=서울시 제공)
이에 세계문화유산위원회는 지난해 6월 결정문을 통해 ▲2015년 결정문(일본 대표 발언 포함)을 상기(recall)하고▲일본이 2015년 결정문을 충실히 이행할 것을 요구(request)했다. 당시 일본대표는"1940년대 수많은 한국인과 여타 국민이 본인의 의사에 반해 동원돼 강제로 노역했다"고 발언했다.

아울러 ▲당사국간 지속적 대화 독려 ▲전체 역사 해석에 있어 국제 모범 사례를 고려할 것을 강력히 독려 ▲일본 측에 업데이트된 이행경과보고서를 올해 12월1일까지 세계유산센터에 제출할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일본이 두 번째 후속조치 이행경과보고서에도 약속을 져버리자 우리 정부는 즉각 반발했다. 

외교부는 이날 대변인 논평을 통해 "세계유산위원회는 각 시설의 전체 역사를 알 수 있도록 해석 전략 마련을 권고했으며 일본 측이 한국인의 강제 노역을 인정하고 희생자를 기리기 위한 조치를 취할 것을 약속했지만 이번 보고서 역시 일본 정부가 이행 내용을 포함하지 않은데 대해 유감을 표명한다"고 항의했다.

【서울=뉴시스】이영환 기자 = 성신여자대학교 교양학부 서경덕 교수는 자유여행기술연구소 투리스타와 일본 후쿠오카 및 나가사키에서 '해외 대한민국 역사 유적지 탐방 프로젝트'를 진행했다고 14일 밝혔다. 서 교수는 네티즌 25명과 함께한 이번 탐방 프로젝트에서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하시마(군함도) 탄광, 다카시마 탄돵, 미이케 탄광 등 강제징용 지역을 탐방하며 일본의 역사 왜곡을 직접 확인했다고 전했다. 사진은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후 제작된 안내판에 강제징용 설명이 없는 모습. 2019.04.14.(사진=서경덕 교수 연구팀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이영환 기자 = 성신여자대학교 교양학부 서경덕 교수는 자유여행기술연구소 투리스타와 일본 후쿠오카 및 나가사키에서 '해외 대한민국 역사 유적지 탐방 프로젝트'를 진행했다고 14일 밝혔다. 서 교수는 네티즌 25명과 함께한 이번 탐방 프로젝트에서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하시마(군함도) 탄광, 다카시마 탄돵, 미이케 탄광 등 강제징용 지역을 탐방하며 일본의 역사 왜곡을 직접 확인했다고 전했다. 사진은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후 제작된 안내판에 강제징용 설명이 없는 모습. 2019.04.14.(사진=서경덕 교수 연구팀 제공) [email protected]
특히 정부는 "지난해 6월 세계유산위원회가 당사국간 대화를 권고했음에도 불구하고 일본 정부가 주요 당사국인 우리 측의 지속적인 대화 요청에 응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보고서를 작성 및 제출한 데 대해서도 실망을 금치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일본이 세계유산위원회의 권고와 일본이 국제사회에 약속한 대로 강제 노역 희생자들을 기리기 위한 후속 조치를 성실히 이행할 것과 조속히 관련된 대화에 응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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