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총리 "노동당이 런던브리지 테러 원인"…유가족 "정치에 이용말라"

기사등록 2019/12/02 10:36:10

존슨 "범죄자에 대한 강력한 처벌" 약속

야당 "테러를 선거에 이용…매우 불쾌해"

[런던=AP/뉴시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런던브리지의 테러범이 "노동당 집권 시절 도입한 자동 가석방 제도로 풀려났다"며 정치 싸움에 나섰다. 희생자 유가족들은 "테러 사건을 선거 이슈를 돌리는 불쾌한 시도"라며 반발했다. 사진은 지난 달 30일 테러가 발생한 런던브리지를 방문한 존슨(오른쪽에서 두 번째) 총리의 모습. 2019.12.02.
[런던=AP/뉴시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런던브리지의 테러범이 "노동당 집권 시절 도입한 자동 가석방 제도로 풀려났다"며 정치 싸움에 나섰다. 희생자 유가족들은 "테러 사건을 선거 이슈를 돌리는 불쾌한 시도"라며 반발했다. 사진은 지난 달 30일 테러가 발생한 런던브리지를 방문한 존슨(오른쪽에서 두 번째) 총리의 모습. 2019.12.02.

[서울=뉴시스] 양소리 기자 =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런던브리지의 테러범은 "노동당 집권 시절 도입된 자동 가석방 제도로 풀려났다"며 정치 싸움에 나섰다. 희생자 유가족들은 "테러를 선거 이슈를 돌리는 불쾌한 시도"라며 반발했다.

1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테러 사건으로 사망한 잭 메릿(25)의 가족은 "아름답고 재능있던 아들의 죽음을 정치적 이익으로 활용하지 말라"고 강조했다.

노동당 예비내각의 리처드 버건 법무장관도 존슨 총리가 테러의 비극을 노동당 흠집내기 전략에 이용한다며 비난했다.

지난 달 30일 존슨 총리는 성명을 발표하고 "보수당이 다음 주(12일) 열리는 총선에서 승리한다면 테러범들이 교도소에서 형량을 모두 채우도록 하겠다"며 "또한 심각한 테러 범죄에 연루된 이들은 최소 14년형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번 테러의 가해자인 우스만 칸(28)이 노동당 집권 시절 도입된 자동 가석방 제도로 풀려날 수 있었다면서 "MI5가 지금보다 철처하게 테러리스트를 감시할 수 있도록 인권 관련 법을 수정하겠다"고 했다.

또 "실패한 과거의 정책을 더는 유지할 수 없다"며 범죄자에 대한 강력한 처벌을 약속했다. 

이에 메릿의 가족은 성명을 내고 "케임브리지대에서 범죄학을 전공하는 대학원생 메릿은 재소자 재활프로그램의 자원봉사 활동을 했다"며 "그는 이 사건이 재소자에 더욱 엄격한 형벌을 도입하거나, 필요 이상으로 많은 사람을 감옥에 가두기 위한 구실이 되길 바라지 않을 것이다"고 했다.

그러면서 "(메릿은) 복수가 아니라 구원과 재활의 가능성을 믿었다. 그는 늘 약자의 편에 있었다"고 말했다.


[AP/뉴시스] 지난 달 29일 발생한 런던브리지 테러 사건의 피해자 맥 메릿(25)의 가족들이 공개한 그의 생전 모습. 유가족들은 1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아름답고 재능있던 아들의 죽음을 정치적 이익으로 활용하지 말라"고 강조했다. 2019.12.23
[AP/뉴시스] 지난 달 29일 발생한 런던브리지 테러 사건의 피해자 맥 메릿(25)의 가족들이 공개한 그의 생전 모습. 유가족들은 1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아름답고 재능있던 아들의 죽음을 정치적 이익으로 활용하지 말라"고 강조했다. 2019.12.23


보도에 따르면 테러범인 칸은 지난 2012년 2월 런던 증권거래소 폭탄 테러 시도로 최소 징역 8년 이상의 '부정기형(不定期刑)'을 선고받은 뒤 전자발찌 부착 등의 조건 하에 가석방됐다.

2005년 영국 노동당 행정부는 부정기형 선고를 받은 죄수가 형의 절반을 복역한 뒤 '더 이상 위험하지 않다'는 판단이 될 경우 가석방위원회 심사를 받지 않아도 '자동 석방'할 수 있도록 법안을 수정한 바 있다.

존슨 총리는 "노동당 정부 시절 도입된 자동 석방 제도로 이같이 위험한 사람이 8년의 복역을 마친 뒤 외출을 할 수 있었다"며 "말도 안 되는 일이며 혐오스럽다고 생각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도미닉 라브 외무장관은 보수당이 중대 테러를 저지른 범죄자는 14년 이상 복역하도록 하는 새로운 정책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조 스윈슨 자유민주당 대표는 BBC 라디오에 출연해 존슨 총리가 비극을 선거 이슈로 만들고 있다며 "아주 불쾌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노동당의 제러미 코빈 대표도 "진정한 사회 안보는 강력한 법과 정보 기관 활동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효과적인 공공 서비스와 공공 기관에 대한 충부한 예산에서 나온다"고 반박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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