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역기피 시비' MC몽 "억울한 것 전혀 없다···품어야 하는 삶"(종합)

기사등록 2019/10/25 16:24:20

3년 만에 정규 8집 '채널' 발표

음감회 통해 언론 앞에 9년 만에 등장

"방송 복귀 아닌 일상 복귀 원해"

'트라우마 증후군', '우울증' 진단도 받아

【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가수 MC몽이 정규 8집 '채널8(CHANNEL 8)'로 복귀, 25일 오후 서울 광장동 예스24라이브홀에서 언론음감회를 개최, 질문을 듣고 있다. 2019.10.25.chocrystal@newsis.com
【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가수 MC몽이 정규 8집 '채널8(CHANNEL 8)'로 복귀, 25일 오후 서울 광장동 예스24라이브홀에서 언론음감회를 개최, 질문을 듣고 있다.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래퍼 MC몽(40·신동현)이 병역 기피 논란에 휩싸인 지 약 8년 만에 정면돌파에 나섰다. 25일 오후 서울 광장동 예스24라이브홀에서 여덟 번째 정규앨범 '채널8(CHANNEL8)' 음감회를 열고 언론과 마주했다.

MC몽은 "제가 정식으로 음감회를 하는 것은 8년 만인가요"라면서 "오랜만이라서 꿈 같기도 하고 혼란스럽기도 하고. 제가 오늘 (말을) 버벅대거나 느리게 말해도 이해 좀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오랜만에 언론 앞에 나서는 만큼 그의 표정과 태도는 위축돼 보였다.

MC몽은 2010년 병역 기피 시비 이후 방송 활동을 중단했다. 이후 법정 다툼 끝에 2012년 5월 대법원은 MC몽의 병역법 위반 혐의를 무죄로 보고 위계공무집행방해 혐의만 인정한 원심을 확정했다. 병역법 위한 혐의를 벗은 것이다. 다만 입대 연기 혐의에 대해서는 공무집행방해 혐의가 적용,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 사회봉사 120시간을 선고 받았다.

이후 2014년 11월 발표한 정규 6집 '미스 미 오어 디스 미(MISS ME OR DISS ME)'와 2015년 1월 발표한 미니앨범 '송 포 유(SONG FOR YOU)'로 음원차트 1위를 휩쓸면서 복귀 신고식을 치렀다. 콘서트를 열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노래 발표가 뜸하고 음악에 대한 관심도도 예전보다 덜하면서, 힘을 받지 못했다. 방송 출연이 전무하기 때문이다. 9년이 지났지만 대중이 아직 면죄부를 주지 않은 탓도 있다. 이날 앨범 발표와 함께 언론 앞에 모습을 드러내 향후 활동에 승부수를 던진 것으로 보인다.

앨범 발매 때마다 화려한 피처링을 내세웠는데 이날 오후 6시에 발매되는 이번 앨범도 같은 맥락이다. 트로트 스타 송가인이 타이틀곡 '인기'를 피처링했다.

MC몽의 젊은 날의 반성과 후회를 담은 곡이다. '인기란 결국 대중에게 답이 있다'라는 메시지를 노랫말에 녹아냈다. 송가인과 함께 밀리언마켓 소속 가수 챈슬러가 피처링했다.

MC몽은 '인기'를 발표한 이유가 '인기를 다시 얻고자 함이 아니다'라는 것을 강조했다. 자신의 젊은 날의 반성이자 후회라며 "저보다 나은 후배들에게 더 많은 겸손을 갖길 바라는 마음으로 쓴 노래"라고 소개했다.  "제가 분에 넘치는 큰 사랑을 받았어요. 그런 인기를 얻었던 사람으로서 결국 인기는 대중이 주는 것이 대중이 정답이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습니다."

【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가수 MC몽이 정규 8집 '채널8(CHANNEL 8)'로 복귀, 25일 오후 서울 광장동 예스24라이브홀에서 언론음감회를 열고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19.10.25.chocrystal@newsis.com
【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가수 MC몽이 정규 8집 '채널8(CHANNEL 8)'로 복귀, 25일 오후 서울 광장동 예스24라이브홀에서 언론음감회를 열고 질문에 답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인기'의 정서와 이를 담은 뮤직비디오는 MC몽이 전성기 시절인 2008년 발표한 정규 4집 '쇼즈 저스트 비건(Show's Just Begun)'의 타이틀곡 '서커스'를 많이 떠올리게 한다.

"'인기' 뮤직비디오 감독님이 MC몽의 '서커스' 때와 '인디언 보이' 때 모습을 담고 싶다고 하셨어요. 그러면서 자아성찰, 반성도 들어가 있으면 좋겠다고 하셨죠. 소(牛)가 출연하면 어떻겠냐고 제가 제안해 소도 출연합니다. 장르는 EDM, 팝적인데 한국의 멋을 담고 싶었어요. 배경에는 국악 소리가 깔리죠."
 
국악적인 것을 소화할 수 있는 가수가 피처링을 했으면 좋겠다고 판단, 송가인에게 음악을 먼저 전달한 뒤 피처링에 대한 응답을 기다렸다. "누군가가 저를 혼내는 내용의 가사에요. 굉장히 실력 있으면서도 인기가 많은 송가인씨에게 부탁한 이유죠. 정말 음악만으로 평가하고 참여해주셔 감사해요. (자신 때문에 악플로)그 분에게 피해가 가지 않기를 바랄 뿐입니다."

또 다른 타이틀곡 '샤넬'은 미디엄템포의 발라드로 그룹 '2NE1' 출신 박봄이 피처링했다. 각자에게 지옥이 존재하지만 그 안에서 소소한 행복을 찾아가며 늘 반짝이고 행복하기를 바라는 연인들을 노래했다.

그런데 송가인을 비롯해 이번 앨범에 피처링으로 참여한 가수들에게 이미 악플이 달리고 있다. MC몽과 작업했다는 이유 때문이다. "제 이야기에 풍성함을 위해 제가 부탁을 했어요.음악의 완성도와 그 분의 의견을 무조건 존중했습니다. 부탁을 했을 때 거절하시는 분들고 있고 흔쾌히 참여 하시는 분들도 계셨어요. 어느 분에게도 선물, (피처링) 비용을 드린 적이 없어요. 음악만 봐주시고 참여를 하셨죠. 가수들에게 감사드립니다."

'채널8'은 MC몽이 3년 만에 발표하는 앨범이다. 그간 쌓인 이야기를 '채널'이라는 통해 솔직하게 털어놓았다는 설명이다. 송가인과 챈슬러 외에 수란, 양다일, 쿠기, 문(MOON), 지젤 등이 앨범에 힘을 보탰다. "4년 동안 저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내다 보니 마치 제 전용채널이 생긴 것 같았어요. 그래서 채널이라는 타이틀을 달았죠."

【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가수 MC몽이 정규 8집 '채널8(CHANNEL 8)'로 복귀, 25일 오후 서울 광장동 예스24라이브홀에서 언론음감회를 하고 있다. 2019.10.25.chocrystal@newsis.com
【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가수 MC몽이 정규 8집 '채널8(CHANNEL 8)'로 복귀, 25일 오후 서울 광장동 예스24라이브홀에서 언론음감회를 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그간 세월동안 연예인 MC몽이 아닌 평범한 신동현으로서 살아왔다고 했다. 특히 문이 피처링한 '무인도'는 MC몽이 한달을 집밖으로 1초도 나가지 않은 경험에서 비롯된 곡이다. "집에 주로 가사만 쓰는 방이 있는데 그 때의 기분을 적은 노래"라고 소개했다.

이날 MC몽은 '연예인었다'는 표현을 많이 썼다. 앨범은 종종 냈지만 방송 활동 등을 하지 모하고 있기 때문에 스스로를 그렇게 정의했다. "연예인 때의 기억이 블랙아웃됐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TV를 보면 가끔 (MC몽이 출연한 예능 프로그램이 재방송할 때) 제가 나올 때가 있어요. '왜 나오지?'라는 생각을 해요. 프로그램을 봐도 그 때가 전혀 기억이 안 나지 않아요. 저를 평범히게 보는 것 같아요. 그 때랑 지금은 변했고 사람도 달라졌죠. 평범함 속에서 소소한 행복을 찾는 과정입니다."

병역기피 혐의는 벗었음에도 대중 사이에서는 여전히 그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다. MC몽은 그런 비판을 무조건 수용하겠다는 자세다. "저희 직업은 대중이 주는 임무를 수행하는 것이에요. 잘못된 상황에서 잘못된 판단을 하는 후배들이 음악으로 갚겠다고 하는 것에 대해 저도 불편하다고 느낀다"는 것이다.
 
"음악으로 갚겠다는 말이 아니에요. 모든 사람에게 이해를 받을 수 없고 모든 사람에게 용서를 받을 수 없다는 것을 알아요. 하지만, 누군가에게 용서를 받을 수 있고 누군가에게 이해를 받을 수 있다면 음악을 하겠다는 말이에요. 음악만이 저를 숨 쉬게 해줬고 솔직히 음악 말고 할 줄 아는 게 없거든요."

【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가수 MC몽이 정규 8집 '채널8(CHANNEL 8)'로 복귀, 25일 오후 서울 광장동 예스24라이브홀에서 언론음감회를 열고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19.10.25.chocrystal@newsis.com
【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가수 MC몽이 정규 8집 '채널8(CHANNEL 8)'로 복귀, 25일 오후 서울 광장동 예스24라이브홀에서 언론음감회를 열고 질문에 답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병역 기피 시비를 일으킨 것 자체에 대한 비판 역시 수용했다. "당연히 죄송스럽죠. 큰 사랑을 받은 한 사람으로서 논란거리를 만들어 놓은 것이 죄송하고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고 했다.

최근 연예계에 악플이 문제로 떠올랐는데 MC몽은 "악플에 대한 대응을 하겠다는 생각을 한번도 하지 않았다"고 했다. "사실 제게 가시가 되는 말도 있고 전혀 (사실과) 다른 이야기도 많아요. '거대 로펌을 이용했다' 등의 여러 말도 있는데 고소를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해 본적이 없어요"라고 전했다.

그것조차 자신이 감수해야 하는 부분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평생 제가 품고 살아야 하는 일이죠. '인기'의 가사에 그런 이야기들이 적혀 있어요." 그래서 대중의 따가운 시선에 억울함을 느낀 적도 없다고 강조했다. 억울해하고 살면 자신이 더 불행해지고 나약해질 것 같았다고 했다.

"'그래도 괜찮다'고 마음속으로 다독거리면서 스스로를 위로했어요. 저만 숨으면 되는데 가족들도 같이 숨는 것을 보면서 이러면 안 될 것 같아 제가 행복해야 할 이유, 방법에 대해서 생각을 해봤죠." 그 이유와 방법이 결국 음악으로 수렴됐다. "음악 때문에 한걸음 나아가게 된 것이고 음악 덕분에 용기를 내게 됐죠. 억울한 것은 사실 전혀 없어요. 그냥 그것 역시도 품고 살아야 하는 삶의 일부분이죠."
 
1998년 힙합그룹 '피플크루' 멤버로 데뷔한 MC몽은 2004년 솔로로 전향, '서커스' '너에게 쓰는 편지' '홈런' 등의 히트곡을 내면서 한 때 음원강자로 통했다.

한국대중문화 판에서는 가수도 예능 프로그램에서 신곡을 홍보해야 한다. MC몽이 가수로서 대중적인 인지도를 확보할 수 있었던 큰 이유 중 하나는, 그가 KBS 2TV 인기 예능프로그램 '1박 2일' 멤버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회적으로 용서를 받지 못한 지금은 방송 출연이 사실상 차단된 상황이다.

【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가수 MC몽이 정규 8집 '채널8(CHANNEL 8)'로 복귀, 25일 오후 서울 광장동 예스24라이브홀에서 언론음감회를 열고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19.10.25.chocrystal@newsis.com
【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가수 MC몽이 정규 8집 '채널8(CHANNEL 8)'로 복귀, 25일 오후 서울 광장동 예스24라이브홀에서 언론음감회를 열고 질문에 답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지난해 1월 방송된 종합편성채널 JTBC 오디션 프로그램 '믹스나인' 경연곡에 프로듀서로 참여 , 방송계 복귀를 시도하기도 했다. 하지만 부정적인 여론으로 모자이크가 돼 목소리만 등장했고 큰 관심을 받지 못했다.

논란 이후 상당히 시간이 흘렀음에도 여전히 홍보 채널이 모두 막히자 청음회를 자처하고 승부수를 던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MC몽은 세간의 예상에도 "방송의 복귀는 중요하지 않다"고 했다. "일상으로의 복귀가 우선"이라는 것이다.

"아직 일상의 복귀가 완벽하지 않아요. 제가 용기 내서 걷지 못하고 있죠. 이런 자리를 마련한 이유는 일상으로 복귀를 위해서예요. 첫 걸음이고 용기이죠."

굴곡이 진 삶을 살게 된 MC몽은 심리 치료를 받기도 했다. '트라우마 증후군'와 '우울증'을 진단 받았기 때문이다. 그는 "상담 내용 대부분이 '집안에만 숨지 말고 밖으로 나가라'였어요. 평범하게 식당에 가고 사람들과 소통도 하라는 거죠. 그런 과정에서 의외로 저를 알아봐 주시고, 반갑게 받아주시는 분들도 많았어요. 거기서 용기를 냈죠. 거듭 말씀 드리지만 그런 평점함 속에서 행복을 찾고 있어요."

지금은 몸, 정신 상태가 나이지고 있다고 했다. "트라우마 증후군, 우울증이라는 말들을 꺼내기가 정말 낯설었는데 지금은 건강해지고 있고 아침에 조깅도 하고 강아지랑 산책도 해요." 병역 기피 시비를 부른 치아 상태에 대해서는 "지금도 치료를 받고 있다. 완치할 수 없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라고 했다.

이날 MC몽은 초연해보였다. 본인도 모두에게 만족드릴 수 없고, 용서 받을 수 없다는 것을 잘 안다고 했다. 다만 "응원해주시는, 저의 팬클럽 친구들에게 이런 모습이 미안하고 감사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MC몽은 연예인 아닌 평범한 신동현으로 10년을 살다보니 자신이 몰랐던 것이 너무 많았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지금도 제가 혼자 운전하고 병원도 저 혼자 가요. 어느 순간 그게 더 편해졌어요. 이제 연예인이었던 것이 기억이 안 날 정도죠. 그런 부분이 장점이 돼 더 큰 힘이 됩니다. 과거 영광이 그립거나 옛날 큰 사랑을 받는 것에 대한 추억에 감사하죠. 지금은 일상에서 희망, 행복을 찾는 신동현이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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