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신영 前총리 별세…5공 요직 두루 역임·반기문 멘토(종합)

기사등록 2019/10/22 09:41:56

외무장관·안기부장·국무총리 등 5공 요직

전두환 후계자 내정, 군 출신들 반대로 무산

반기문 전 사무총장 멘토로도 잘 알려져

부인 김정숙 여사 10년 전 세상 떠나

【서울=뉴시스】임태훈 기자 = 이낙연 국무총리가 지난해 5월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총리 서울공관에서 열린 역대국무총리 만찬에 참석하는 노신영 전 국무총리의 손을 잡고 이동하고 있다. 2019.10.22  taehoonlim@newsis.com
【서울=뉴시스】임태훈 기자 = 이낙연 국무총리가 지난해 5월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총리 서울공관에서 열린 역대국무총리 만찬에 참석하는 노신영 전 국무총리의 손을 잡고 이동하고 있다. 2019.10.22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강수윤 기자 = 노신영 전 국무총리가 지난 21일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89세.

1930년 평안남도 강서에서 태어난 노 전 총리는 19세 때 단신으로 서울로 월남했으며 고구마를 팔며 고학 끝에 서울대 법대를 졸업했다.
 
1953년 제4회 고등고시에 합격해 1955년 외무부에서 공직 생활을 시작, 1980년 외무부 장관에 발탁돼 5공 전두환 정권시절 첫 외교사령탑이 됐다. 국가안전기획부장, 국무총리 등 요직을 잇달아 역임하며 승승장구했다.

노 전 총리는 외무부 장관 당시 김대중 내란음모 사건을 유연하게 처리해 국내외적으로 명성을 높였으며 1981년 안기부장으로 발탁돼 1985년 1월까지 역임했다.

27년의 외교관 생활을 한 노 전 총리는 자신의 회고록에서 '외무부는 나의 인생 그 자체였고 외무부 없이는 나의 젊은 시절을 이야기할 수가 없다. 그만큼 나는 외무부에 정열을 쏟았고 사랑했다'고 기록했다.

그는 제5공화국의 내각을 대표하는 인물로 전두환에게 크게 신임을 얻어 한때 전두환이 자신의 후계자로 내정하기도 했으나 군 출신들의 반대로 무산됐다.

노 전 총리는 1987년 1월14일 박종철 군 고문치사 사건이 발생하자 '정치적, 도의적 책임을 지겠다'며 같은 해 5월 32년간의 공직생활을 마감했다. 당시 전두환 대통령은 임기가 9개월밖에 남지 않아 그냥 유임할 것을 권고했으나 여론이 급속히 악화돼 결국 그의 사임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뉴시스】임태훈 기자 = 이낙연 국무총리가 지난해 5월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총리 서울공관에서 열린 역대국무총리 만찬에 참석하는 노신영 전 국무총리와 악수하고 있다. 2019.10.22  taehoonlim@newsis.com
【서울=뉴시스】임태훈 기자 = 이낙연 국무총리가 지난해 5월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총리 서울공관에서 열린 역대국무총리 만찬에 참석하는 노신영 전 국무총리와 악수하고 있다. 2019.10.22  [email protected]
노 전 총리는 총 2년3개월간 총리직을 수행해 이명박 정부의 김황식 국무총리(2년4개월) 이전까지 최장수 총리 기록을 보유하기도 했다. 이후 당시 여당이었던 민정당 고문을 역임했고 1994년~2012년까지 롯데복지재단 이사장을 지냈다.

노 전 총리는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대표적 멘토로 잘 알려졌다. 1970년 초대 주인도대사로 나갈 때 반 전 총장을 서기관으로 데려갔고 방글라데시와 수교할 때도 그를 동행시켰다. 1985년 총리로 취임했을 당시 반 전 총장을 초의전비서관으로 파격 승진한 일화는 유명하다.

노 전 총리는 반 전 총장이 2004년 외교통상부 차관 시절 '김선일 피살사건'에 대한 책임을 지게 돼 크게 낙심하자 멘토로서 많은 도움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반 전 총장은 노 전 총리를 모시면서 '사람의 마음을 사는 비결은 정성'이라는 철학을 배웠다고 한다.

서울대 법대 동기생이었던 부인 김정숙 여사는 2009년 4월 숙환으로 별세했다. 고(故) 김 여사와 슬하에 3남 2녀를 뒀다. 그는 정세영 현대산업개발 명예회장, 홍진기 전 중앙일보 회장과 사돈 관계를 맺었다. 

노 전 총리의 빈소는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발인은 25일로, 장지는 대전현충원이다.

[email protected]

관련기사

button by close ad
button by close ad

이시간 뉴스

많이 본 기사

기사등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