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아프리카돼지열병 피해 축소?…최대 2억마리 폐사 가능성

기사등록 2019/05/15 17:18:42

지방정부,피해신고 묵살도

【룽창=신화/뉴시스】'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중국을 강타한 가운데 지난 3월 22일 중국 충칭 룽창의 돼지 사육장에서 한 여성이 돼지를 돌보고 있다. 2019.05.15.
【룽창=신화/뉴시스】'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중국을 강타한 가운데 지난 3월 22일 중국 충칭 룽창의 돼지 사육장에서 한 여성이 돼지를 돌보고 있다. 2019.05.15.
【서울=뉴시스】남빛나라 기자 = 중국 내 아프리카돼지열병(ASF) 피해 관련 통계가 실제보다 축소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CNN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중국 돼지 3분의 1이 ASF로 죽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중국 허베이성의 돼지 농장주 쑨다우씨 등을 만난 CNN의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부터 지금까지 쑨씨의 돼지 2만마리가 전부 죽었다. 1만5000마리는 ASF가 발병해 죽었고 5000마리는 예방 차원에서 살처분됐다. 그는 "처음에는 하루에 돼지 몇 마리로 시작했다가 수백마리가 됐다"며 "나중에는 하루에 800마리가 죽었다"고 밝혔다.

네덜란드 은행인 라보뱅크는 올해 중국 돼지의 3분의 1 수준인 2억마리가 ASF로 인해 죽을 수 있다고 추정했다. 이는 미국과 유럽의 돼지를 다 합친 규모다.

국제연합(UN) 식량농업기구(FAO)는 중국당국이 바이러스를 통제하기 위해 올바른 조치를 하고 있으며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다 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일부 중국 농부들은 지방 공무원이 ASF 관련 피해를 묵살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공식 통계보다 피해 규모는 더 클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쑨씨에 따르면 허베이성 당국의 초기 검사 당시 '음성' 반응이 나왔다. 하지만 그가 죽은 돼지 사진을 온라인에 게시한 뒤 질병통제예방센터가 다시 검사해 바이러스가 퍼졌다는 진단을 받았다. 그는 동료 장하이샤가 돼지 600마리가 죽는 것을 지켜봤다고 전했다. 당국은 장하이샤에게 공식 사망 원인은 ASF가 아닌 일반적인 돼지 인플루엔자라고 통보했다.

쑨은 "지역 관리들은 자신이 책임지게 되는 상황을 두려워 한다"며 "그들은 이 지역이 ASF 건수가 많은 지역으로 분류되면 그에 상응하는 결과가 따를 것이라고 농장 주인들을 협박한다"고 주장했다. CNN은 허베이성 당국과 접촉했지만 아무 답변도 듣지 못했다.

ASF는 돼지 농가뿐 아니라 경제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중국은 세계 최대 돼지고기 소비국이다. 수요가 공급을 압도하면서 돼지고기 가격은 올 하반기 사상 최고 수준으로 치솟으리라는 전망이 나온다. 중국의 4월 돼지고기 가격은 전달 대비 1.6%, 전년 대비 14.4% 올랐다.

전문가들은 돼지고기 공급 부족에 따라 소비자들이 소고기 등 다른 고기로 눈을 돌리면서 고기류 품귀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라보뱅크는 세계 육류 시장에서 전례 없는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예측했다.

미중 무역전쟁으로 인해 중국이 미국산 돼지고기에 62%의 고율관세를 매기고 있지만 이미 유럽과 미국의 돼지고기 생산업자들은 대 중국 수출량을 늘리고 있다고 CNN은 전했다.

ASF는 지난해 8월 중국 북부 랴오닝성의 한 농가에서 처음 발병한 후 9개월도 못 돼 중국 내 31개 성·직할시·자치구로 모두 퍼졌다. ASF는 아직 치료제나 백신이 개발되지 않았으며 치사율 100%다. 사람에게는 전염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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