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정말 잘났다, 정말 잘나간다, 그 이름 '동방신기'

기사등록 2013/08/19 13:21:42

최종수정 2016/12/28 07:55:40

【도쿄=뉴시스】이재훈 기자 = "(2005년) 일본에 넘어오기 전 회사 분들과 이야기를 했어요. 새로운 경험일 수 있고 힘들 수도 있다고요. 한국에서 '허그'로 좋은 성적을 낸 것을 기억하기보다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해야 한다고요. 실제 여기 왔을 때 좀 달랐어요. 그때 창민이랑 이야기했어요. 차근차근 올라가자고. 근데 현실이 됐으니 약속을 지킨 남자가 된 것 같아서 기분이 좋아요."(유노윤호)

 17일 오후 일본 요코하마 닛산 스타디움에서 5대 돔 투어의 피날레 '동방신기 라이브 투어 2013 타임'을 마친 후 만난 한류듀오 '동방신기'의 유노윤호(27)와 최강창민(25)은 들떠있었다.

 닛산 스타디움은 7만2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다. 동방신기는 18일에도 한 번 더 공연해 총 14만4000여명을 모았다. 2002 한일월드컵 결승 장소이기도 한 이곳에서는 'X재팬' '라르크앙시엘' 'SMAP' '에그자일' 등이 공연했다. 외국 가수 중에서는 동방신기가 처음이다. 돔 공연의 다음 단계라고 할 수 있다.

 동방신기는 앞서 5대 돔 투어를 펼쳤다. 4월27일 사이타마 아레나를 시작으로 삿포로돔, 나고야돔, 후쿠오카 야후오크돔, 오사카 교세라돔을 거쳐 지난 6월 15~17일 도쿄돔에서 총 16차례 공연으로 70만명을 모았다. 동방신기는 이번 시리즈 만으로 85만여명을 끌어들이는 기염을 토했다. 동방신기 단일 투어 사상 최대 규모이자 한국 가수의 최다 청중 기록이다.

 동방신기는 일본에서 길거리 공연부터 시작했다. 유노윤호는 "저희가 작은 공연장에서부터 올라왔잖아요. 오늘 공연하면서 여러 생각이 많이 들더라고요. 팬 여러분들과 같이 열심히 이뤄낸 것 같아 기뻐요. 진심으로 응원을 해주셔서 감사합니다"라며 즐거워했다. 최강창민은 "예전부터 꿈꿔 온 5대 돔 투어를 무사히 마치자마자, 예상치 못한 스타디움 라이브 공연을 실현하게 돼 기쁘죠. 저희 어느 공연보다도 규모가 큰 공연이라 떨릴 줄 알았는데 신나고 즐겁게 해서, 기분이 정말 좋아요"라며 역시 신나했다.

 "감회가 새로워요. 스태프들과 이야기를 하는데 눈물을 훔치는 분들도 많았어요. 10년 동안 막연하게 열심히 하기보다 차곡차곡 쌓아가면서 동방신기의 길을 만들어놓은 것 같아서 뿌듯해요. 새로운 도전의 계기가 된 것 같아요."(최강창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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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음에는 '돔만 해도 큰데'라는 생각에 스타디움에서 서는 것이 걱정이 됐다. 유노윤호는 "돔보다 1.5배 길기 때문에 무대를 달리면서 공연하는 것이 가능할까 생각했는데 응원을 해주시면, 저희들도 모르는 에너지가 나와요. 그래서 즐겁게 마무리했어요"라며 흡족해했다.

 스타디움 공연을 앞두고 스트레스도 받았다. 유노윤호는 "공연을 하면서 자신감을 찾았어요. (공연장 안에 있는) 많은 분들이 하나가 된다는 것이 쉽지가 않아요. 그런데 다 같이 뛰는데 희열을 느꼈어요"라고 전했다.

 폭 95m, 높이 22m 메인 무대와 세로로 플로어석 끝자락 같이 늘어진 길이 120m짜리 두 개의 무대를 3시간30분 동안 종횡무진했다. "머지 않아 30대예요. 새로운 세상이 열리려고 합니다. 하하하. 창민이에게 지기 싫고 늙었다는 소리도 듣기 싫어서 제가 할 수 있는 목표치를 찍어서 최선을 다해요. 체력보다는 최선을 다하려는 진심이 전달되도록 노력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유노윤호), "(출연 중인 KBS 2TV '우리동네 예체능'에서) 배드민턴을 해서 그런지 체력이 좋아졌어요. 돔 투어 때만 해도 중간에 힘들어서 눕고 싶었는데 배드민턴이 기가 막힌 운동이에요. 저를 환골탈태시켜줬어요. 하하하."(최강창민) 

 이날 공연은 규모뿐 아니라 '타임'이라는 주제에 맞춰 시계 또는 시간을 콘셉트로 삼은 점도 주효했다. "현재와 과거, 미래 콘셉트로 꾸몄어요. 저희 뿌리가 있고, 그래서 지금의 동방신기를 표현하고 싶었죠. 처음에는 멋있고, 현재는 유행하는 음악을 하고 나중에는 즐기는 콘셉트죠. 그것을 하나의 스토리처럼 보여주고 싶었어요."(유노윤호)

 유노윤호가 자신이 빠져있는 애니메이션이라면서 '진격의 거인'의 거인을 흉내내는 등 멤버들은 공연에서 다양한 웃음을 선사하기도 했다. 한국에서는 동방신기 리더로 '카리스마'로 알려진 유노윤호는 일본에서는 다소 재미있는 캐릭터로 통한다. "창민이가 더 재미있는 이야기를 하니 제가 당하는 콘셉트가 됐어요. 성격적으로도 그렇게 됐죠. 저희 만의 색깔이 된 것 같아요."(유노윤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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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타디움에서 공연을 했다고 "대스타라는 생각을 하지는 않는다"(유노윤호)는 동방신기는 앞으로도 팬들을 만날 수 있는 장소면 어디든 오르겠다는 각오다. 최강창민은 "스타디움이 다양한 연출이 가능하지만, 어찌 보면 팬들 입장에서는 가수들과 거리가 멀죠. 큰 공연장도 좋지만 더 가깝게 호흡할 수 있는 공연도 하고 싶어요. 껍데기가 화려하기보다는 팬들과 끈끈한 관계를 형성해나가고 싶어요. 그렇게 롱런하는 것이 목표입니다"라고 말했다.

 수많은 팬들 앞에 서면 누구라도 뿌듯해질 수밖에 없다. 최강창민은 "우쭐한 마음이 아예 없다면 거짓말"이라며 쑥스럽게 웃었다. "다른 말로 하면 자신감을 가지고 무대로 관객들을 사로잡고 싶다는 욕심"이라고 설명했다. "그 맛에 중독돼 팬들을 쥐락펴락하고 싶은 것이 사실이에요. 저희를 열심히 할 수 있게 만드는 원동력이 되기도 해요."

 이날 공연장에는 동방신기의 팬이 된 지 2년 안팎 되는 청중도 많았다. 한류가 위축되고 있다지만, 동방신기에게는 꾸준히 새로운 팬들이 유입되고 있다. "제 입으로 말씀드리기 쑥스럽지만 남자 팬들의 반응이 뜨거워요. 혼자 공연장에 오셨다가, 친척들 데리고 오시고, 그 다음에는 친구들과 같이 오죠. 저희가 MC도 재미있게 하려고 하다 보니 데이트 코스로 즐기러 오는 분들도 많아요. '동방신기 쇼'를 보러 오시는 거죠. 즐길 수 있는 공연으로 준비를 해서 좋은 반응이 오는 것 같다고 조심히 입을 열어 봐요. 하하."(유노윤호)

 유노윤호는 지난해 말 타이틀곡 '캐치 미'를 앞세운 정규 6집의 한국 판매량이 35만장이 넘으면 '최강창민이 상의를 벗고 웨이크보드를 타겠다'고 약속했다. 판매량이 목표치에 육박하고 있다. 최강창민은 "말을 내뱉은 사람이 있으면 지켜야 하는 사람도 있어야 하죠. 어떤 루트가 되든 팬들을 실망시키지 않고 '발랑 까진' 모습을 보여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다시 약속했다.

 동방신기의 뒤를 이어 수많은 K팝 후배들이 배출되고 있다. 유노윤호는 "참 잘해요. 멋있는 팀도 많고요. 어느 나라에 가든 진심으로 하고 자기 무대도 공부를 하면, 훌륭한 아티스들이 많기 때문에 좋은 결과가 생길 겁니다"라고 봤다. 최강창민은 "후배들이 저희 기록을 넘어줬으면 하는 바람이 진짜 있어요"라면서 "가수들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의 많은 분들이 세계 곳곳에서 활동하면서 나라를 알릴 수 있으면 좋겠어요. 기록보다는 한국의 음악을 세계에 알려주는 밑거름이 됐으면 해요"라고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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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12월26일이면 2004년 '허그'로 데뷔한 지 10주년을 맞는다. 유노윤호는 "아직 구체적이고 정확한 부분은 말씀드리기 힘들지만, 앨범이든 콘서트든 이벤트든 어떤 형태든 무엇인가 있다"고 귀띔하면서 "동방신기의 새로운 모습을 어떻게 보여주느냐가 숙제에요. 같이 고민하고 있어요"라고 전했다.

 앞으로 큰 공연장에 오르는 것도 중요하지만, 다양한 콘셉트를 지닌 아티스트가 되고 싶다. 유노윤호는 "남성들만 또는 여성들만 초대하는 공연, 아니면 결혼한 분들도 초대하는 공연도 열어보고 싶다"며 눈을 빛냈다. 최강창민은 "앞으로 더 열심히 해서 더 많은 일본 분들, 해외 팬들에게 사랑을 받고 싶어요"라면서 "국가라는 벽을 뛰어넘을 수 있는 국제적인 가수가 돼야겠다는 마음을 다지고 있습니다"라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동방신기'는 25일 오사카 나가이 스타디움, 31일 도쿄 아지노모토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A네이션' 무대에도 오른다. 9월4일에는 이날 콘서트에서 공개한 새 싱글 '스크림'을 정식 발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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