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최희정 기자 = 약국에서 일하는 직원이 매일 영업 시작 전 몰래 약을 훔치다 약사에게 덜미가 잡혔다.
지난 13일 JTBC '사건반장'에서는 서울 강남구에서 약국을 운영 중인 약사 A씨로부터 받은 제보를 공개했다.
약국 업무 경력자였던 보조직원 B씨는 재고 관리와 계산 등을 잘하고 근면 성실해 A씨가 믿는 직원이었다. A씨는 새로운 약사를 뽑을 때도 B씨 의견에 따를 정도로 B씨를 신뢰했다고 한다.
그러다 한 손님이 B씨와 실랑이를 벌여 CCTV를 확인하다가 B씨의 실체를 뒤늦게 알게 됐다.
A씨는 "오전 9시 출근인데 직원이 항상 20분 정도 일찍 왔더라"며 "일찍 와서 문 열 준비를 한 게 아니라 불 꺼진 약국을 돌면서 가방에 약을 마구 주워 담았다"고 말했다.
B씨는 매일 가게 불을 켜지 않은 상태에서 물건들을 훔치며 의사 처방 없이는 구매할 수 없는 전문의약품까지 무단으로 훔쳤고 비타민, 멜라토닌과 같은 고가영양제도 챙겼다.
직원의 범행은 약국 내 CCTV 영상에 모두 촬영됐다.
A씨는 "조제실에 보관하는 전문 의약품까지 자기 가방에 담았더라"며 "너무 충격받아서 과거 영상을 확인했더니 그 직원이 근무했던 모든 날에 (약을) 훔쳐 갔더라"고 토로했다.
A씨는 "직원 범행으로 지금까지 명확하게 확인된 피해액만 200만원 이상"이라며 "과거부터 이런 범행을 계속해왔으니 전체 피해액은 500만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이후 잠복하고 있다가 B씨의 범행 순간을 잡아냈다는 A씨는 "현장 발각되자 직원이 나중에 결제하려 했다고 변명하더라"고 전했다. A씨는 B씨를 해고했다.
A씨는 "직원이 해고된 후 사과 이메일을 보내왔다"며 "양극성 장애가 있어 (절도) 충동을 이기기 어려웠다고 주장했지만, 매일 아침 루틴처럼 일찍 온 것을 볼 때 계획적인 것 같다"고 밝혔다. A씨는 B씨를 업무상 횡령 혐의로 고소한 상태다.
아울러 A씨는 B씨가 약국 근무 경력이 많아 일을 잘하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에 또 다른 피해자가 발생할까 봐 우려돼 제보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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