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이슈]비음산터널 개통 '김해는 상생' vs '창원은 희생' 해결책은?

기사등록 2018/09/12 06:00:00
김해시 "창원터널 문제 해결 및 동부권 발전 위해 당장 추진해야"
창원시 "인구 유출 뻔해, 100만 인구 무너질수도"
경남도 "창원-김해, 모두가 상생하는 방향으로"
시민들 "시민의 입장에서 안전·편의 우선해야"

【창원=뉴시스】강경국 기자 = 가칭 비음산터널주식회사(대우건설)에서 경남도에 제안한 비음산터널(창원~김해 진례간) 대안노선 검토안. 2018.09.11. (사진=노창섭 창원시의원 제공)photo@newsis.com
【창원=뉴시스】강경국 기자 = 10년 넘게 표류하고 있는 경남 창원시 대방동~김해시 진례면 간 비음산터널 사업이 재추진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김해시는 창원터널 상습 정체 현상 문제 해결과 동부경남 발전을 위해 반드시 추진해야 하는 사업이라고 강조하는 반면, 창원시는 인구 유출문제 등을 이유로 10년 넘게 반대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최근 김경수 도지사가 "비음산터널이 경남의 발전을 위해 필요한 사업"이라고 언급하면서 이 문제가 다시 부상, 해결될 수 있을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김해시 "창원터널 만성 체증, 동부권 발전 위해 당장 추진해야"

당초 비음산터널 사업 계획은 2006년 대우건설 컨소시움이 김해시에 터널사업을 제안해 시작됐다.

대우건설은 창원시 토월IC~김해시 진례면(남해고속도로) 폭 2m, 길이 5.9㎞, 총 사업비 1461억원 규모의 비음산터널 사업을 제안했다.

제안한 사업은 BTO(수익형민자사업, 민간재원으로 건설하고 민간이 운영하는 민자사업) 방식으로 30년간 운영한 후 운영권을 넘기는 방식이다.

창원터널 만성 정체로 고민하던 김해시는 대우건설의 제안을 흔쾌히 받아 들이고, 창원시에 사업을 타진했다.

창원과 김해를 연결하는 창원터널은 만성적인 교통 체증과 잦은 사고가 발생하는 구간으로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김해는 창원에 이어 경남 제2의 도시이자 창원시와 이웃한 도시다. 김해의 중소기업에 생산한 제품을 창원에 위치한 대기업에 납품하고, 김해에서 많은 사람들이 창원으로 출·퇴근한다.
【창원=뉴시스】김상우 기자 = 4·27 재보선 김해을 투표율에 변수로 등장한 창원터널 장유에서 창원 방향 출근길은 평소와 달리 통행이 원활했다. 27일 경찰에 따르면 오전 7시께 잠깐 정체 현상을 빚다 출근시간이 끝나는 9시까지 원활했다. woo@newsis.com
올해 6월 말 현재 창원과 김해의 인구는 162만명으로 경남 전체 인구(345만명)의 47%를 차지한다. 동부권인 창원, 김해, 양산, 밀양의 인구를 합하면 208만명으로 경남도 전체 인구의 60%에 육박한다.

동부권 발전을 위해 도시 간의 교류와 협력이 중요하며 활발한 교류를 위해서는 도로망 확충이 진행돼 접근성을 높여야 한다는 논리다.

10년 넘게 고통을 감수해야 했던 도민들이 편리하고 안전한 도로를 이용할 수 있도록 행정의 도리를 다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당초 설계 당시 국토교통부의 4차선 기준 지방도의 터널 설계 용량이 하루 5만7400여 대를 3만대 초과한 8만8000여 대가 통행하면서 각종 사고가 유발된다는 지적을 받고 있어 필요성을 더욱 강조한다.

또 창원터널이 불모산 중턱에 개설돼 접속도로 양측의 경사도가 5도에 달해 차량에 가속이 생겨 속도위반 등의 문제가 발생하면서 안전한 이동권 보장을 위해서라도 사업 추진이 필요하다고 촉구한다.

◇창원시 "김해 지역 신도시에 인구 유출, 100만 인구 무너질수도"

창원시는 비음산터널과 관련해 근본적으로 '반대' 입장이다. 허성무 창원시장은 창원시장 선거 후보 시절부터 비음산터널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허 시장은 터널 반대 이유로 인구 유출을 가장 고민한다.

비음산터널이 개통되면 현재의 인구인 105만명을 유지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심각하게는 인구 100만명이 무너질 수도 있다고 우려한다.

다만 만성 교통정체를 빚는 창원터널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데는 동의한다. 그러나 비음산터널이 아닌 다른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해 나가려고 장고 중이다.
허성무 창원시장
허 시장은 "지금까지 창원의 많은 인구들이 김해 장유, 율하, 진영신도시로 빠져나갔다"며 "그로 인해 김해 지역 신도시들이 성공할 수 있었다"며 반대 이유를 들었다.

그는 "주택 가격 등 여러가지 이유로 인구들이 옮겨가지만 창원의 입장에서 보면 위기감이 있다"며 "인구 100만명이 무너지면 특례시를 추진하기도 어렵다"며 배경을 설명했다.

실제로 창원시 인구 유출은 통계적으로 확인된다. 옛 마산, 창원, 진해 등 3개 시가 통합된 당시 창원의 인구는 2010년 12월 기준으로 109만181명이었다.

하지만 7년 8개월이 지난 2018년 8월 기준으로 인구는 105만4981명으로 집계되면서 3만5200명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년 5000명 가량 창원을 떠난 셈이다.

반면 김해는 2010년 50만3348명에서 2018년 53만2689명으로 2만9341명이 늘었다.

허 시장은 "비음산터널을 장기적으로 고려해 볼 수 있지만 그 이전에 유료도로인 불모산터널(일명 창원2터널)을 무료화한다면 교통량이 분산돼 창원터널의 원활한 소통이 이뤄질 수 있다"며 대안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는 것을 시사했다.

창원시는 시정발전연구원에서 타당성 용역 결과가 나오는 올해 말께 연구 결과를 토대로 입장을 정리할 계획이다.

◇경남도 "일방적인 희생 강요 못해, 상생하는 방향으로 주재해 나갈 것"

김경수 경남도지사
경남도는 비음산터널이 경남의 발전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사업인 만큼 일방적으로 한 지역의 희생을 강요하지 않고, 상생하는 방향으로 적극 중재해 나간다는 입장이다.

최근 김경수 지사가 지역언론과의 간담회에서 "비음산터널은 동부경남의 교통 상황이나 도로 상황을 보면 꼭 있어야 한다"며 터널 개설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사업 재개에 무게감이 실리고 있다.

 김 지사는 다만 "(인구 유출을 우려하는) 창원의 우려를 최소화해야 하고, 창원시민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다른 사업과 묶어서 풀어 나가야 한다"며 다소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시민들 "지자체간 입장 보다 시민들의 입장에서 접근해야"

부산에서 창원으로 출퇴근하는 시민들은 "매일 오전과 오후 출퇴근 이동 시간대 도로 정체로 1시간 넘게 도로에서 불편을 겪고 있다"며 "이로 인해 출퇴근 시간마다 스트레스를 받고 있어 대책이 필요하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창원공단의 관계자는 "경남 지역 기업들의 매출액 대비 물류비 비중은 9% 수준으로 물류비가 큰 비중을 차지한다"며 "창원터널의 만성적 정체로 과다 운송비 지출이 발생해 교통량을 분산시킬 수 있는 대안으로 비음산터널이 필요하다"며 찬성 입장을 보였다.

창원지역 회사에 근무하는 시민은 "사람들이 살기 좋은 환경이라면 굳이 창원을 떠날 이유가 없겠지만 갈수록 살기 힘들어지는 상황에 어쩔 수 없이 떠나는 사람들이 있다"며 "시민의 입장에서 시민들이 생활하기 좋은 도시 환경을 만들어 주기 바란다"고 제안했다.

이 처럼 오랜 기간 동안 비음산터널 개설에 대한 양 시간 입장이 팽팽히 맞서고, 공방이 치열해지면서 최근 복잡한 사회문제를 풀어나가는 한 방식인 공론화위원회를 통해 해결하는 것이 어떻겠느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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