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0원이 전재산" 주민센터 도움으로 새 삶 찾은 장애인

기사등록 2019/12/10 16:21:24

[울산=뉴시스]극심한 생활고에 시달리던 시각장애인과 상담하는 울산 남구 달동행정복지센터 맞춤형복지팀. 2019.12.10. (사진=울산 남구 제공)photo@newsis.com
[울산=뉴시스]극심한 생활고에 시달리던 시각장애인과 상담하는 울산 남구 달동행정복지센터 맞춤형복지팀. 2019.12.10. (사진=울산 남구 제공)[email protected]
[울산=뉴시스] 안정섭 기자 = 극심한 생활고에 시달리던 울산의 한 시각장애인이 주민센터의 도움으로 새 삶을 살고 있다는 소식이 뒤늦게 알려져 미담이 되고 있다.

10일 울산 남구에 따르면 올해 2월 울산 남구 달동행정복지센터 맞춤형복지팀 앞으로 편지 1통이 도착했다.

일을 하다가 화학물질이 얼굴에 튀어 실명 위기인데 상처와 통증으로 일을 할 수 없는데다 가진 돈도 없어 굶어 죽을 것 같다는 내용이었다.

안타까운 내용의 편지를 읽은 맞춤형복지팀은 곧바로 상담을 진행했다.

사연의 주인공은 시각장애 6급인 40대 남성 A씨로 여관에서 장기투숙하고 있었다.

상담 당시 A씨의 이마와 왼쪽 눈에는 아물지 않은 큰 상처가 있었고 많이 야윈 모습에 바지 주머니 속에는 현금 3000원이 전부였다.
 
A씨는 2010년 건설 일용직으로 일을 하다가 유리파편이 눈에 들어가 시각장애 6급 판정(시력 0.2 이하)을 받았으나 생계를 위해 계속 일했다.

그러다 올해 1월 작업 도중 유독성 화학물질인 무수프탈산이 얼굴에 튀어 이마와 왼쪽 눈에 화상을 입었다.

일용직이라는 이유로 업체 측으로부터 보상을 제대로 받지 못했고 병원비가 부족해 치료조차 제대로 받지 못했다.

계속 일하려고 해도 얼굴에 생긴 상처로 인해 용역업체에서 일자리를 연결해 주지 않자 이후 남들의 시선을 피하려 여관방에서 은둔 생활을 하면서 우울증까지 생겼다.

사연을 들은 맞춤형복지팀은 A씨를 사례관리대상자로 선정하고 근로활동을 할 수 있도록 재원의료봉사회를 통해 안과 검진을 우선적으로 지원했다.

왼쪽 눈은 치료시기를 놓쳐 실명 위기였으며 오른쪽 눈마저 녹내장 진단을 받아 꾸준한 치료와 관리가 필요한 상태였다.

재원의료봉사회는 A씨가 꾸준히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지원했고 남구정신건강복지센터가 정신건강 상담을 맡았다.

이어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긴급지원(생계비) 170만원, 대한적십자사의 긴급지원(생계비·주거비·이마 흉터 치료비) 150만원, 국민기초생활보장(주거급여) 신청 등 경제적 지원이 이뤄졌다.

아울러 남구자원봉사센터의 일상생활용품 후원, 세탁쿠폰, 무료식사쿠폰, 달동행정복지센터가 운영하는 행복나눔 냉장고 속 밑반찬 등을 지속적으로 지원했다.

지난 10월 초 A씨는 밝은 모습으로 주민센터를 방문해 사례관리사에게 월급명세서를 내밀며 "건설 일용직이지만 다시 일을 할 수 있게 됐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달동행정복지센터 관계자는 "우리 주변 도움이 필요한 복지 위기가구에 희망을 전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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