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별논란' 세메냐, 육상 2000m에서도 우승···주종목은 800m

기사등록 2019/06/12 14:37:58

【도하(카타르)=AP/뉴시스】 캐스터 세메냐
【도하(카타르)=AP/뉴시스】 캐스터 세메냐
【서울=뉴시스】김주희 기자 = 육상 여자 800m 최강자인 캐스터 세메냐(28·남아프리카공화국)가 남성 호르몬(테스토스테론) 수치 제한 규정을 피해 나선 2000m 육상대회에서 우승했다.

세메냐는 12일(한국시간) 프랑스 몽트뢰유에서 열린 몽트뢰유 육상대회 여자 2000m에 출전해 5분38초19초로 우승을 차지했다.

세메냐는 테스토스테론 수치를 낮추기 위한 약물 치료를 받지 않을 것임을 다시 한 번 분명히 했다. AP 통신에 따르면 세메냐는 "난 바보가 아니다. 내가 왜 (테스토스테론 수치를 낮추는) 약물을 투약해야 하나. 나는 '순수한' 운동선수다. 나는 누구도 속이지 않는다"고 힘주어 말했다.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을 향해서는 "그들은 우리(선천적으로 테스테스테론 수치가 높은 여성)가 아니라 반도핑에 집중해야 한다. 나는 절대 약을 먹지 않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세메냐의 주종목은 800m다. 2012년 런던 대회와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대회에서 육상 여자 800m 올림픽 2연패를 달성했고, 2009년 베를린 대회, 2011년 대구 대회, 2017년 런던 대회에서 세계선수권 여자 800m 3연패에 성공했다.

2000m 경기에 출전한 까닭은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의 남성호르몬 수치 제한 규정 때문이다.

IAAF는 지난달 8일부터 여자 선수 테스토스테론 수치 제한 규정을 시행했다. 이 규정에 따르면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높은 여자 선수들은 약물 투약 등을 통해 수치를 5n㏖/ℓ(혈액 리터당 10나노몰, 나노는 10억분의 1)로 낮춰야 한다. 세메냐의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공개된 적은 없지만,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7~10n㏖/ℓ 정도로 예측한다.

이 규정은 여자 400m와 400m 허들, 800m, 1500m, 1마일(1.61㎞) 경기에 적용된다.  

세메냐는 규정에 반발해 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여자부 경기에 출전한 선수의 테스토스테론 수치 제한 규정 철회' 청원을 냈다. 하지만 CAS는 세메냐와 남아공육상연맹이 제기한 청원을 기각하고 IAAF의 손을 들어줬다.

 세메냐는 지난달 30일 스위스 연방법원에 항소장을 제출했다. 스위스 연방법원은 "재판이 끝나기 전까지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높은 여자 선수는 수치를 낮춰야 여자부 경기에 출전할 수 있다'는 남성 호르몬 규정 적용을 한시적으로 유예하라"고 지시했다.

이 규정은 일단 26일까지는 유지가 된다. IAAF는 그 전에 남성 호르몬 제한 규정이 왜 유지돼야 하는지를 스위스 연방법원에 소명해야 한다.

세메냐는 IAAF 규정을 피해 처음 나선 2000m에서 우승을 하며 자신의 재능을 확인시켰다. 세메냐는 우승 후 "어떤 거리도 뛸 수 있다. 나는 재능있는 선수다. 다른 걱정은 하지 않는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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